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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부품 '터줏대감'마저 美관세 쇼크…1년새 영업익 37% 줄어

■연매출 5000억 이상 상장사 10곳 실적 분석

2분기 합산 영업익 1000억 급감

관세인하 미룬탓 3분기도 빨간불

영업익 증가 서연이화 등 2곳뿐

중소 부품사는 적자전환 잇따라

지난달 전체 수출액 1년새 9%↓


국내 자동차 부품 업계에서 수십년간 입지를 다져온 중견기업들의 실적이 미국발 관세 쇼크 여파로 크게 고꾸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중견기업계는 그나마 매출은 어느 정도 보전하고 있는 형편이지만 중소 부품 회사들은 수출 물량마저 줄어드는 상황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미 양국의 상호 관세 및 자동차·부품 품목 관세 인하 합의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자동차·부품에 대해선 아직 관세 인하 시행을 미루고 있어 국내 부품 업계의 시름은 더욱 깊어지는 모습이다.

사진 설명




3일 서울경제신문이 반기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연 매출 5000억 원 이상을 기록한 자동차 부품 상장사(대기업 계열 제외) 10곳의 실적을 집계한 결과 이들 기업의 올해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총 2830억 원으로 전년 동기(3867억 원) 대비 36.6% 감소했다. 조사 대상 기업은 화신(010690)·피에이치에이(043370)·에스엘(005850)·세방전지(004490)·서연이화(200880)·삼보모터스(053700)·경창산업(024910)·명신산업(009900)·상신브레이크(041650)·화승알앤에이(378850)다.

이들 업체의 매출액은 지난해 2분기 총 4조8894억 원에서 올해 2분기 총 4조8852억 원으로 거의 같았다. 5월부터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가 발효되면서 관세 비용이 수익 악화로 이어진 셈이다. 영업이익이 늘어난 업체는 화신과 서연이화 등 2곳에 그쳤으며 상신브레이크의 경우 적자 전환했다. 최대 수출 시장인 미국에서 관세를 부과하는 탓에 매출은 유지되더라도 수익성이 크게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지난해 기준 국내 부품사들의 대미 수출 비중은 36.5%에 달했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이 지난 6월 24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완성차 기업의 1차 협력사 중 66.3%가 대미 관세를 부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법인이 직접 납부하는 비중이 37%로 가장 높았고 미국 법인이 관세를 납부하는 비중이 29.3%였다. 완성차 업체가 미국 현지에서 수입한 부품에 대한 관세를 대신 내는 비중은 33.7%에 그쳤다. 완성차 업체와의 관계를 고려하면 협력사가 관세율을 반영해 부품 단가를 올려달라고 요구하긴 어려운 실정이다.



업계에선 2~3차 협력사에 해당하는 중소 부품사 중 적자 전환한 기업들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좋은 중견 부품 상장사마저 영업이익률이 5~6% 수준으로 하락한 와중에 중소기업들은 매출 하락과 손실 확대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실제로 8월 전체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16억7000만 달러(약 2조3275억 원)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8.9% 감소했다.

문제는 자동차 부품 업계가 아직 한미 관세 인하 합의의 수혜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미 양국은 지난 7월 30일 상호 관세와 자동차·부품 관세를 각각 15%로 인하하기로 합의했지만 자동차·부품에는 여전히 25% 관세가 부과되고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아직 자동차 부품 관세 인하 적용 시점을 확정하지 않은 상태다. 이와 관련해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이 자동차 관세를 15%로 약속받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품목관세에 대해 일방적인 권한을 행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A부품사 대표는 “이대로면 3분기 실적이 2분기보다 나빠질 가능성이 상당하다”면서 “인하된 관세가 적용된다고 하더라도 자동차 업계의 낮은 마진률을 감안하면 부품을 수입하는 대신 현지에서 수급하려는 비중은 점차 높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품 업계에선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정부 지원책이 강화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 수출 물량이 줄어들더라도 이를 만회할 수 있는 국가에 진출할 필요성이 더욱 높아지면서다. 대표적인 지역으로는 인도나 중동 등이 거론된다. 일찍이 인도에 공장을 세운 서연이화는 전체 매출 중 약 15%를 인도에서 거둔다. 자동차 부품 업계 관계자는 “거대 시장인 미국으로 수출하는 데 불확실성이 너무 커졌고 중국에선 사업하기 어려워진 지 한참 됐다”면서 “신흥 시장 진출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자동차 외 다른 산업 분야로도 눈을 돌려야 할 시점”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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