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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추앙받던 제품도 세월 지나면 구식…디자인은 세상과 소통해야"[CEO&스토리]

◆ '초콜릿폰 신화' 차 대표의 디자인 철학

대중에 받아들여지고 사용돼야 의미

심미적 형태 앞서 가치 창출부터 고민

문제 풀어가는 '엔지니어적 사고' 필요

차강희 서울디자인재단 대표. 권욱 기자




“디자이너는 오래 했다고 해서 전문가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한때 ‘최고의 디자인’이라고 추앙받던 제품도 세월이 지나면 구식이 되기 때문이죠. 세상과 소통하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람들만이 시대를 관통하는 ‘최적의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것입니다.”

차강희 서울디자인재단 대표의 지금까지 삶은 산업계의 최전선에서 30년간 잔뼈가 굵은 디자이너로서의 전반전과 디자이너들을 지원하는 역할을 도맡은 후반전으로 나뉜다. 그는 2006년 LG전자가 디자인 인재 육성을 위해 선발한 최초의 ‘슈퍼 디자이너’ 출신으로 20여 년간 LG전자 디자인연구소 소장으로 일하며 ‘초콜릿폰’ ‘프라다폰’과 같은 수많은 히트 디자인을 탄생시켰다. 이후 홍익대 산업미술대학원에서 산업디자인 교수로 재직하며 한국산업디자이너협회 대표를 지내는 등 후학 양성과 업계 발전을 위해 힘썼다.

오로지 디자인 외길을 걸었던 그에게 디자인이란 단순히 아름다운 형태를 넘어 사람들을 연결하고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도구에 가깝다. 디자이너로서의 힘도 반짝거리는 아이디어보다는 문제를 풀어가는 ‘엔지니어적 사고’에서 나온다고 믿는다. 실제 차 대표는 “어렵고 힘든 문제를 즐기는 편”이라고 했다. 또 “심미적인 형태를 고민하기 앞서 어떻게 다른 가치를 만들어낼 것인가를 먼저 풀어내야 하는데 깊은 고민 없이는 해답을 찾기 어렵다”며 “결국 좋은 디자인인지 나쁜 디자인인지는 얼마나 깊은 고민을 했느냐에서 갈리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좋은 디자인을 만들어내는 또 다른 핵심은 대중과의 소통이다. 차 대표는 “디자이너란 원래 사람들이 복잡하고 어렵게 여기는 문제를 단순하고 재미있게 즐기도록 만드는 사람들”이라고 짚었다.



“파인아트가 철저히 작가 자신의 작업이라면 디자인은 대중을 무시한 채 자신만의 것을 보이겠다고 고집을 부리는 순간 망하는 것입니다. 디자인은 대중에 받아들여지고 사용될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지는 법이죠.”

실제 차 대표는 매 주말이면 DDP는 물론 서울 코엑스와 일산 킨텍스 등 다양한 전시가 열리는 공간을 찾는다. 디자인이나 아트와 관련된 전시는 음식·환경·음악·기술 등 새로운 것이라면 무엇이든 눈으로 보고 귀로 듣는다. 그는 “디자이너의 역량으로 ‘T자형’이 돼야 한다고 종종 말하는데 두루 넓게 아는 동시에 일부에 대해서는 깊이를 가져야 한다는 의미”라며 “음식의 유행에서 전자제품 디자인에 대한 영감을 받는 일 등은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며 특히 그런 과정이 즐겁다”고 설명했다.

다만 좋은 디자인의 성패가 반드시 디자이너의 역량만으로 갈리지는 않는다. 차 대표는 “애플의 감각적인 제품을 디자인한 건 조너선 아이브지만 그 디자인의 가치를 알아봐준 것은 스티브 잡스”라며 “좋은 디자인을 창조하는 건 디자이너의 역할이지만 그걸 평가하는 것은 대중이고 그 이전에 디자인을 의뢰하고 수용해줄 좋은 파트너가 필요하다”고 했다.

차 대표는 청년 디자이너 육성에 박차를 가하려는 이때 서울시민을 비롯한 구성원들이 이들의 좋은 파트너가 돼줬으면 하는 바람도 전했다. 그는 “디자인은 문화 산업적 가치뿐 아니라 앞으로 우리 삶에 있어 하나의 중요한 축이 될 것”이라며 “DDP라는 공간을 통해 우리 청년 디자이너들이 커다란 꽃을 피울 수 있도록 응원해주셨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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