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기 위해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들의 데이터센터를 공략하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을 장악한 엔비디아의 ‘파이’를 빼앗겠다는 전략이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 매체인 디인포메이션은 3일(현지 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구글이 엔비디아 반도체로 데이터센터를 운영 중인 소규모 클라우드 서비스 기업들과 접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구글은 클라우드 업체들에 구글의 AI 반도체도 함께 써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이런 노력 덕에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스타트업 플루이드스택의 뉴욕 데이터센터에서 구글 반도체를 사용하기로 하는 합의가 거의 성사됐다. 개발자들은 여전히 엔비디아 칩을 선호하지만 데이터센터 임대차 문제를 구글이 지원하는 방식으로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엔비디아 반도체 의존도가 높은 크루소와 코어위브와도 협상이 진행 중이다. 크루소와 코어위브는 각각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MS)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들은 엔비디아 반도체 값이 비싸 어려움을 겪는 고객사들을 위해 서버를 빌려주는 방식으로 클라우드 대여 서비스를 운영한다.
구글은 AI 특화 맞춤형 반도체인 TPU(Tensor Processing Unit·텐서 처리 장치)를 자체 개발해 클라우드 서비스에 적용하고 있다. 구글은 자사 생성형 AI인 제미나이 학습 훈련에도 TPU를 활용한다. 경쟁사인 애플도 AI 서비스 개발 과정에서 사양은 높지만 비용 부담이 큰 엔비디아 반도체 대체 수단으로 TPU를 찾고 있다.
엔비디아가 장악한 데이터센터에서 구글 영향력이 커질수록 빅테크(거대기술기업) 간 경쟁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TPU 납품이 늘어나면 그만큼 엔비디아 그래픽처리장치(GPU) 사용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클라우드 서비스사 입장에서도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출 수 있다. 미국 투자기관 DA데이비슨의 애널리스트 질 루리아는 “클라우드사와 주요 AI 개발기업 사이에서 이용 대상을 엔비디아에서 TPU로 넓히는 방안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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