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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도 세계 1등이 되자[로터리]

성창훈 한국조폐공사 사장





지금 한국 경제는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잠재성장률을 크게 밑도는 0%대가 전망된다. 내수 침체, 미국의 관세 전쟁 등 어려운 대내외 여건뿐 아니라 저출산·고령화 같은 구조적 문제까지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지금이 정점이고 앞으로는 꺾일 일만 남았다는 ‘피크 코리아’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런 어려움의 근본적인 원인은 새로운 세계 1등 산업과 기업이 생겨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지난 20년간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기존 10대 주력 산업은 그대로 머물러 있는 반면 새로운 1등 산업은 육성하지 못했다. 반면 미국은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혁신 생태계를 구축해 인공지능(AI)·로봇·바이오·우주항공 같은 새로운 산업을 키워냈다. 이들 기업은 현재 글로벌 경제를 견인하고 있다. 우리도 그런 혁신 1등을 육성하지 못한다면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우리 경제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공기업도 세계 1등을 목표로 혁신해야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31개의 공기업이 있으며 2024년 기준으로 약 15만 명의 임직원과 751조 원 규모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규모의 공기업이 AI 대전환을 통해 각자의 분야에서 세계 1등 수준으로 경쟁력을 강화한다면 국가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AI와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에너지가 중요한 만큼 한국전력과 한국수력원자력 등 에너지 공기업은 세계 최고 수준의 고품질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해 국내 산업 발전을 뒷받침해야 한다. 또 탄소 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신재생에너지로의 전환에서도 에너지 공기업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둘째, 도로·항만·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분야의 공기업들도 세계 최고 수준의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우리 산업의 수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셋째, 그랜드코리아레저(GKL) 같은 관광 공기업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힘써야 한다. 한류와 맞물린 관광 산업은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내수 활성화와 지역 경제 발전에 큰 기여를 할 수 있다.

한국조폐공사 역시 세계 1등을 향해 도전하고 있다. 조폐공사는 해외 조폐기관과 같이 가짜 없는 화폐의 안정적 공급을 기본 임무로 삼고 있다. 다만 감소하는 화폐 수요에 대응해 위·변조 방지 기술과 세공 기술을 활용한 사업 전환을 서두르는 중이다. 정보통신기술(CT)을 바탕으로 한 핀테크 기업(지역화폐, 온누리상품권, 디지털 신분증), 수출 기업(면 펄프, 보안 잉크), 문화 기업(화폐 굿즈, 기념 메달)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는 해외 조폐기관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사례로 국내외에서 새로운 시장을 도전적으로 개척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 경제가 정체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는 이제 공기업도 나서야 한다. 공기업이 세계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국내외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면 한국 경제의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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