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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망신 제대로"…수술복 입고 떡하니 '임산부석' 앉은 의사에 병원 홈피 '마비'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임산부의 대중교통 이용 편의를 위해 지하철 칸마다 '임산부 배려석'이 마련돼 있지만 여전히 비임산부 착석 등으로 인한 불편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비워두기를 권장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강제적인 규정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전문가들은 시민 인식 개선을 위한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5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접수된 임산부 배려석 관련 불편 민원은 총 6286건이다. 일 평균 17.2건이 접수된 셈이다. 민원은 비임산부가 착석해 자리를 비켜주지 않는다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이는 2021년 7434건, 2022년 7334건, 2023년 7086건 등에 비해 소폭 줄어든 수치지만, 여전히 6000여건을 웃돌고 있어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은 지난 2013년 서울시 여성 정책의 일환으로 서울교통공사가 일부 좌석을 임산부용으로 지정하며 도입됐고 이후 전국으로 확대됐다. 서울교통공사는 임산부가 좌석에 언제든지 앉을 수 있도록 '임산부 배려석 비워두기'를 권장하고 있으나, 도입 이후 10년이 넘게 흐른 지금도 여전히 불편함을 호소하는 임산부들의 목소리는 줄지 않고 있다.

임산부 배려석에 대한 민원이 계속 되는 가운데 의사로 추정되는 남성이 수술복을 입은 채 지하철 임산부 배려석에 앉은 모습이 논란을 사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하철 임산부석에 앉아 스마트폰을 보고 있는 의사의 사진이 올라왔다. 사진 속 남성의 옆 빈 자리에는 남성의 것으로 보이는 짐도 놓여져있다.



의사면허증 등으로 인증을 거쳐야 가입이 가능한 의사 커뮤니티에서 이를 본 의사들은 “멀쩡한 남성이 임산부석에 앉는 것은 의사 망신” “의사로서 부끄럽다”라는 반응을 보였다. 게시글이 올라온 후 해당 의사가 경기도의 한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병원 홈페이지가 한 때 마비되기도 했다.

서울교통공사 역시 이같은 상황이 반복되자 시민 인식의 개선 필요성을 인식하고 역사 내부와 운행 중인 열차에서 수시로 안내 방송을 실시하거나 관련 영상을 송출하고 있다. 청년층을 대상으로는 '임산부 배려석 비워두기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챌린지 이벤트' 등을 실시해 홍보하거나, 중년층을 대상으로는 오프라인 홍보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즉각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자, 일각에서는 강제성 부여를 위해 임산부 착석 여부를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부착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실제로 광주 등 일부 지역 도시철도에서는 유사한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임산부 배려석에 음성 안내 기기가 부착돼 적외선 센서로 승객이 앉는 것을 감지한 뒤 스피커에서 안내가 나오는 식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강제적 규정이 우선될 경우 불필요한 예산이 소요되고 갈등을 조장할 수 있다며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자리 양보 문화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하는 시민 인식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사 망신 제대로"…수술복 입고 떡하니 '임산부석' 앉은 의사에 병원 홈피 '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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