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대선 참패 이후 외부 활동을 자제해온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가 다음 달 전국 민생 행보를 시작으로 정계 복귀 시점을 저울질 하고 있다.
5일 복수의 정치권 관계자 발언을 종합하면 한 전 대표는 추석 전후로 영호남을 포함한 전국을 두루 방문해 민심 청취에 나서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단순히 지역을 옮겨 다니며 시민·당원들과 접촉하는 통상적인 민생 투어가 아닌 거점 지역별로 바닥 민심을 훑을 계획으로 알려졌다. 최대 2주간 지역에 머물며 당원 확보에도 힘을 보태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현재 구체적인 일정과 첫 방문지로 삼을 지역을 최종적으로 검토하는 단계다. 한 친한계 인사는 “국민의 삶으로 들어가 민심에 한 걸음 더 가까이 다가가는 일정으로 채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한 전 대표의 민생 행보는 짧게는 연말까지, 길게는 내년 지방선거 국면 이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해졌다. 친한계 내에서는 한 전 대표가 현장 탐방으로 정계 복귀 몸풀기에 나선 뒤 내년 재보궐선거를 통해 국회에 입성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 경우 더불어민주당이 당선된 수도권 지역을 탈환해야 한다는 ‘험지 출마론’과 영남권에 출마해 전국을 돌며 지방선거를 지원해야 한다는 ‘선거 역할론’으로 의견이 갈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변수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공천권을 쥐고 있는 점이다. 장 대표가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한 전 대표가 재등판할 수 있도록 레드카펫을 깔아줄 이유가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은 수준에서 장 대표로서도 지방선거 선전을 위해 ‘한동훈 카드’를 고려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국민의힘의 한 의원은 “수도권과 중도층의 지지를 되찾으려면 한 전 대표가 지닌 쇄신 이미지를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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