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콜라’에 들어 있는 인공 감미료가 뇌 노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브라질 상파울루대 의과대학 클라우디아 키미 수에모토 교수 연구팀은 4일(현지시간) 미국 신경학회 의학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인공 감미료를 많이 섭취한 사람들이 적게 섭취한 사람보다 기억력 저하 속도가 훨씬 빨랐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35세~75세 사이 성인 1만 3000여 명을 평균 8년간 추적 관찰했다. 참가자들은 세 차례에 걸쳐 언어 유창성, 단어 기억력, 처리 속도 등 인지 검사를 받았고 최근 1년간의 식습관과 음료 섭취량도 기록해 제출했다.
분석 결과, 아스파탐·사카린·에리스리톨·자일리톨·소르비톨·타가토스·아세설팜칼륨 등 인공 감미료 7종 섭취량이 높을수록 인지 저하 속도가 빨라졌다.
하루에 인공 감미료를 약 191㎎ 섭취한 사람들은 20㎎ 이하로 섭취한 사람들보다 인지 기능 저하 속도가 62%나 빨랐다. 이는 뇌가 평균적으로 약 1년 반가량 더 빨리 늙는 것과 비슷한 결과다. 또 하루에 평균 66㎎을 섭취한 사람들도 가장 적게 섭취한 그룹보다 인지 저하 속도가 35% 빨랐으며 뇌 노화가 1년 남짓 앞당겨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세 미만 성인과 당뇨 환자에게서 인지 저하가 더 뚜렷했다. 제로 음료에는 대표적으로 아스파탐과 아세설팜칼륨이 들어 있는데, ‘코카콜라 제로’ 300㎖ 한 캔에는 아스파탐 약 85㎎이 함유돼 있다.
수에모토 교수는 “인공 감미료가 직접적으로 인지 기능 저하를 유발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관련성은 분명히 확인됐다”며 “사과 소스, 꿀, 메이플 시럽 같은 대체재에 대한 연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제로 열풍’이 이어지면서 인공 감미료 소비가 급증하고 있지만 안전성 논란은 끊이지 않는다. 세계보건기구(WHO)는 2023년 인공 감미료를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해야 한다고 권고했지만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여전히 안전하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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