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최대 순이익을 기록한 IBK기업은행(024110)이 하반기에도 중소기업대출을 적극 확대하면서 비이자이익 확대에 나선다. 금리 인하 기조에 이자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중소기업대출 부문의 시장 점유율과 대출 잔액을 적극 늘려가겠다는 전략이다. 이 같은 기조 하에 주주환원 정책도 적극 강화할 계획이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연결 기준 올해 상반기 누적 순이익은 1조 5086억 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1조 3942억 원) 대비 8.2% 증가한 규모다. 은행 별도 기준으로는 같은 기간 5.4% 증가한 1조 3272억 원으로 집계됐다. 증권가에서는 기업은행이 2분기 6700억 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했는데 6935억 원의 순이익을 올리면서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를 넘어섰다. 금리인하 기조에 따른 순이자마진 하락에도 불구하고 비이자이익 확대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이 같은 실적은 중소기업 대상 대출을 적극 확대한 결과로 분석된다. 기업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올해 상반기 말 258조 5320억 원으로 지난해 말(247조 1920억 원) 대비 11조 3400억 원(4.6%) 늘었다. 글로벌 관세 전쟁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내수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지속한 결과다. 6월 말 기준 기업은행의 국내 중소기업대출 시장점유율도 역대 최고치인 24.43%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비이자이익은 지난해 상반기 1591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4856억 원으로 205.2% 급증했다. 반면 올해 상반기 이자이익은 3조 8035억 원으로 지난해 상반기(3조 9529억 원) 대비 3.8% 줄었다. 기준 금리 하락으로 인해 은행의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감소했기 때문이다. 기업은행의 NIM은 지난해 2분기 1.71%에서 매분기 감소해 올해 2분기에는 1.55%까지 낮아졌다.
상반기 호실적을 거두면서 주요 재무지표도 개선됐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8.78%로 작년 말 대비 0.71%포인트 개선됐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말 14.69%에서 올해 상반기 14.94%로 늘었다.
기업은행은 어려운 경제상황에 대응해 면밀하고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고 이에 맞는 리스크 관리체계 및 모니터링 시스템의 고도화로 대손비용 감축에도 주력했다. 그 결과 자산 건전성 지표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했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37%로 소폭 상승했지만 대손비용률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낮아진 0.41%를 기록했다.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하고 리스크(위험) 관리에 집중한 결과로 분석된다.
기업은행은 하반기에도 경기 침체에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적극적으로 자금을 공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신산업 육성을 위한 2025 IBK혁신펀드 조성 △포용금융 확대 차원의 소상공인 구조조정 전담반 운용 △국가균형 발전 일환의 지방 산업단지 개발사업 지원 등을 통한 상생협력 전략을 실행해나갈 방침이다. 또 정부 기조에 발 맞춰 소상공인·자영업자 지원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비올 때 우산을 빼앗지 않는다'는 기업은행의 철학 아래 어려움에 봉착한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는 한편 첨단전략과 미래유망산업 등 중점 분야에 대한 자본 공급을 늘리며 미래성장 동력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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