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전쟁의 휴전 효과가 사라지면서 중국의 지난달 수출 실적이 최근 6개월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입도 소비 위축 현상이 좀처럼 해소되지 않으면서 예상치를 밑돌았다.
8일 중국 해관총서에 따르면 중국의 8월 수출액(달러 기준)은 3218억1020만달러(약 447조6000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4.4% 증가했다. 이는 7월 수출 증가율(7.2%)은 물론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문가들의 예상치(5.0%)를 모두 하회한 수치다.
중국의 8월 수입액은 2194억8140만달러(약 305조2000억원)로 작년 8월에 비해 1.3% 늘었다. 수입 증가율 또한 7월 증가율(4.1%)과 시장 전망치(3.0%)에 모두 못 미쳤다.
중국의 올해 8월 전체 무역 규모는 총 5412억9150만달러(약 752조9000억원)로 전년 동월 대비 3.1% 늘었다. 8월 무역 흑자는 1023억2880만달러(약 142조4000억원)로 집계됐다.
올해 1∼8월 누적으론 수출액은 5.9% 증가했고, 수입액은 2.2% 감소했다. 1∼8월 전체 무역 규모는 작년보다 2.5% 늘었다.
국가별로 보면 미국과의 교역 감소가 두드러졌다.
올해 1∼8월 중국의 대미 수출액은 지난해 대비 15.5% 줄었다. 수입액도 11.0% 감소했다. 전체 무역 규모는 14.4% 줄었다. 이는 7월까지 감소율보다 폭을 더 키운 것이다. 유럽연합(EU)과는 올해 1∼8월 중국의 수출액이 7.5% 증가했으나 수입액은 4.8% 줄었다. 중국과 EU의 전체 무역 규모는 지난해보다 3.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한국으로의 수출액은 1.2% 감소했고, 수입액은 0.7% 증가했다. 일본으로의 수출액과 수입액은 각각 4.7%, 3.6% 늘어났다.
중국의 대러시아 무역 규모는 작년 대비 9.4% 감소했다. 수출과 수입이 각각 9.7%, 9.1% 줄었다.
품목별로 보면 중국의 1∼8월 무역 규모에서 집적회로가 22.1% 증가했고, 자동차도 10.8% 늘어나며 전통적으로 수출 강세 분야가 전체 수출을 이끌었다. 최근 중국이 수출 통제 조치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희토류는 올해 1∼8월 수출량이 14.5% 늘었다. 하지만 중국이 본격적으로 희토류 '무기화'에 나선 6월 이후로는 수출량이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로이터는 “중국의 지난달 수출 실적 둔화가 미중 관세 전쟁 국면에 수출 선적 물량을 앞당겼던 지난달의 일시적인 효과가 사라진 영향”이라며 “4분기 추가 부양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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