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이 성수역 혼잡 완화와 안전 강화를 위해 서울교통공사에 요구했던 출입 계단 신설과 냉방보조기기 추가 배치가 모두 이행되지 않았다며 공사 측에 강하게 항의했다.
정 구청장은 9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지난해 성수역 인파 혼잡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서울교통공사는 2·3번 출입구에 계단을 신설하겠다고 약속했지만, 2025년 9월 변한 건 없다"며 “오세훈 서울시장까지 나서 조속한 완공을 지시했는데,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이제라도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성동구청은 서울교통공사의 계획에 맞춰 성수역 2·3번 출구 앞 거리가게(가로판매점) 4곳을 이전하고, 안전요원 추가 배치와 횡단보도 이전 등 혼잡 완화 대책을 시행했지만 정작 공사 측의 실행은 없었다.
정 구청장은 “공사는 ‘성동구의 임시조치로 혼잡이 줄었으니 출구 신설은 안 하겠다’는 식으로 답했다”며 “임시방편을 근본 대책으로 둔갑시키고 시민들을 여전히 비좁은 출구 앞에서 위험에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제 와서 ‘돈이 없다’며 발뺌한다면 무능이고, 알고도 방치했다면 태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교통공사는 지난해 8월 성수역 혼잡도를 낮추겠다며 70억 원을 들여 2·3번 출입구 후면에 계단을 추가 조성하겠다고 발표했으나 예산 미확보로 착공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안에 반영하는 것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서울시 지원이 있으면 더 빨리 진행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정 구청장은 성수역 내 냉방보조기기 추가 배치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성수역을 찾는 관광객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근로자 피로도 등을 고려해 냉장보조기 추가 설치를 건의했지만 다른 역과 형평성 문제 등을 거론하며 진행되지 않았다"고 했다. 성동구청에 따르면 성수역의 지난해 연간 승하차 인원은 3222여만명에 달한다.
김지향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이 서울교통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해 7월 성수역 온도는 오후 3시 39도, 오후 6시에도 38.3도를 기록할 정도로 극심한 더위가 관측됐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폭염 대응을 위해 20개 지상역사에 냉방보조기 60대를 임차해 배치했으며 역사별로 1~4대씩 설치했다. 성수역을 비롯해 구로디지털단지역·대림역·당산역·불암산역·상계역·노원역·창동역·도봉산역에는 4대가 배치됐고, 구의역·강변역·경복궁역 등에는 2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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