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져서 급처분해요", "기프티콘 싸게 넘겨요" 등 달콤한 말로 접근한 뒤 잠적하는 중고 사기가 AI 앞에서는 통하지 않게 됐다.
지역 기반 생활 커뮤니티 당근은 9일 인공지능(AI) 에이전트를 도입해 사기 패턴을 사전에 탐지하고 신속히 차단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중고거래 안전망을 한층 두텁게 만들고 이용자 피해를 줄이기 위한 조치다.
당근이 선보인 AI 에이전트는 게시글, 채팅 기록, 동네인증 여부, 접속 기기 정보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수상한 정황을 실시간으로 식별한다. 위험 신호가 잡히면 AI가 우선 위험도를 평가하고 이후 전문 인력이 결과를 검증해 계정 제한이나 신고 조치까지 이어진다.
이 같은 자동 탐지 시스템 도입으로 그동안 사람이 일일이 확인하던 모니터링 절차가 대폭 단축됐다. 사기 패턴을 조기에 잡아내고 대응 속도를 높여 거래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채팅 보안 기능도 강화됐다. 과거 사기 행위에 쓰인 계좌번호나 전화번호가 채팅창에 입력될 경우 자동으로 가려지며, 상대방에게는 '위험 번호'라는 경고와 함께 거래 중단 권고 메시지가 전달된다. 단순히 알림에 그치지 않고 아예 번호 노출을 차단해 외부 채널로 유도되는 피해 가능성까지 줄였다.
계정 보안도 강화됐다. 새로운 기기에서 계정 로그인 시 즉시 문자, 알림톡, 이메일로 '계정 대여 시 사기 범죄 연루 및 법적 처벌 가능성'을 알리는 경고 문구가 발송된다. 계정 빌려주기를 통한 범죄 악용을 미리 막겠다는 취지다.
당근마켓 관계자는 "이용자 보호를 위해 중고 거래 사기 방지 시스템을 강화했다"며 "시스템을 지속해서 고도화해 이용자가 신뢰할 수 있는 안전한 거래 환경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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