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이재명 정부 100일을 평가하며 “여론관리에 치중하느라 숙제를 하지 않는 모습”이라고 맹비난했다.
이 대표는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고 “90분 경기는 엉망인데 하이라이트 영상만 멋있게 편집하는 축구팀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표는 특히 이재명 정부의 외교를 꼬집어 “합의문이 필요없을 정도로 잘된 협상이라느니 할 때부터 낌새가 보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무총리의 형은 노골적인 반미 인사를 자처하고, 여당의 대표는 과거 미 대사관저 습격 사건의 당사자인 것이 우리 현실”이라며 “미국이 우리 정부를 불신할 수밖에 없는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본과 EU는 이미 17% 관세 인하 헤택을 받았는데, 훨씬 큰 투자를 약속한 우리 기업들만 부담을 떠안고 있다”며 “대미외교는 신뢰가 무너져 신용거래가 끊긴 상태, 딱 그 상황”이라고 짚었다. 이어 “더구나 정부는 이제 미국과의 투자액을 전액 통화스와프로 해결하겠다는 협상을 시도 중이라고 한다”며 “이는 곧 외환 여건도 고려하지 않은 채 트럼프 대통령에게 칭신해 국내 여론 관리에만 매진하겠다는 방증"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표는 또 “일본의 협상 결과를 보고 뒤늦게 뛰어든 대미투자 경쟁에서 우리 정부는 외한조달 계획조차 마련하지 못했다”며 “그 결과 대선 때 국민들이 개탄했던 ‘호텔경제학’이 이제는 ‘호텔외교론’으로 되살아났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실리를 위한 선택 자체는 나쁘지 않지만 성과가 없다면 자존심과 실리 모두를 잃게 된다”며 “지금이라도 미국과의 협상이 어떻게 진행됐는지 국민과 야당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이날 여당의 내란특별재판부 추진과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와 관련해 강한 비판의 메시지도 쏟아냈다. 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난 이 대표는 “이재명 정부가 드디어 내분을 일으키더니 삼권분립도 부정하고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를 두자고 하고, 그것을 대법원장을 내쫓으려는 방식으로 압박하는 것은 현대 정치에서 보기 어려운 무식한 정치”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또 “지귀연 판사가 윤석열 대통령을 한 차례 석방하는 상황에 저도, 국민도 당황했지만 그 이후 내란 재판에 특별한 문제점을 발견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민주당이 평상심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의 사법부 압박과 관련해 김정철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특정인과 특정 사건에 대한 별도의 법관 구성을 통해 특별재판부를 설치하는 것은 헌법 위반”이라며 “이는 명백히 법치주의를 파괴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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