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북 지역의 주요 교통 중심지인 지하철 1호선 청량리역 일대가 정비사업으로 1만 가구 이상의 아파트가 공급되면서 새로운 주거지로서의 변신을 시도한다. 특히 16개 구역 중 4곳이 관리처분인가를 마친 데다 4곳이 사업시행인가를 받아 청량리역 일대의 정비사업이 한층 속도를 낼 전망이다.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청량리역 주변 정비사업장 16곳에서 총 1만 1000여 가구 규모의 아파트 공급이 이뤄질 예정이다.
16개 구역 중 청량리7을 비롯해 제기1·제기6·제기4 구역 등이 관리처분인가까지 마친 상태다. 또 전농구역과 용두1-2·청량리6·청량리8구역 등은 사업시행인가를 받았다. 나머지 8개 구역 등도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거나 조합 설립을 마쳐 본격적인 정비사업 추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청량리역 일대의 정비사업의 가장 큰 변화는 초고층 개발이다. 2023년 지상 65층 주상복합 롯데캐슬 SKY-L65(청량리4구역), 40층 청량리역해링턴플레이스(청량리3구역) 등의 준공으로 스카이라인이 달라졌다. 여기에 용두1구역 6지구는 공공 재개발 사업을 통해 지상 61층 주상복합 958가구와 오피스텔 138실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6지구의 6월 서울시 정비사업 통합 심의 통과에 이어 2지구도 37층 243가구의 단지를 조성하는 계획이 이달 4일 심의를 통과해 사업시행인가를 앞두고 있다.
청량리 재정비촉진지구 남쪽의 용두동 39-361번지 일대는 42층 695가구 내외 규모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는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이 8월 확정돼 정비계획 입안 절차가 추진된다.
다만 그 외 지역은 35층 이하 아파트 단지가 조성된다. 청량리역 동쪽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하는 전농9구역 공공재개발 사업을 통해 35층 1159가구가 예정돼 있다. LH는 올해 5월 현대엔지니어링과 협약을 맺고 공동 사업 시행에 나설 계획이다.
청량리역 북쪽은 미주아파트, 청량리6~9구역, 제기4·6구역의 7곳에서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다. 청량리7구역은 18층 761가구의 롯데캐슬하이루체로 내년 4월 입주 예정이다. 제기4구역은 25층 909가구 힐스테이트 라센트로 올 하반기 착공에 이어 내년 일반분양이 이뤄질 예정이다.
청량리8구역은 24층 610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를 짓는다. 6월 관할 동대문구청에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해 이달 중 인가를 앞둔 상태다. 청량리6구역은 2024년 11월 사업시행인가를 받았고 22층 1493가구의 자이더로얄포레로 지어질 예정이다. 청량리9구역은 35층 843가구를 조성하는 정비계획·정비구역 지정이 6월 동대문구청의 고시를 통해 확정됐다.
1978년 15층 1089가구 규모로 준공된 미주아파트는 35층 1370가구 규모로 재건축 사업이 추진 중이다. 2022년 정비계획 결정·정비구역 지정에 이어 2024년 말 재건축 추진위원회가 설립돼 조합 설립을 앞두고 있다.
청량리역 서쪽은 제기동역 근처의 제기1구역 재개발 사업으로 조성되는 32층 351가구의 제기동역 아이파크가 8월 초 일반분양을 마친 데 이어 2028년 9월 입주 예정이다.
이 같은 정비사업 추진으로 청량리역 일대는 주변 전농·답십리 재정비촉진지구와 함께 동북권을 대표하는 대규모 주거지로의 변신이 빠른 속도로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남혁우 우리은행 WM영업전략부 부동산 연구원은 “청량리 일대의 정비사업은 교통 여건 개선도 이뤄지면서 가격이 상승 흐름을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면서 “특히 서울 동북권을 대표하는 주거단지로 탈바꿈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현재의 시세 상승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청량리역 일대는 이 같은 교통 여건과 대규모 주거지 조성에 대한 기대로 정비사업 매물의 시세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미주아파트 전용면적 101~102㎡는 6·27 대출 규제 시행 후인 7월 17일 12억 원, 8월 16일 13억 원에 각각 매매 거래가 이뤄졌다. 올해 들어 6월까지 10억~11억 원대에 손바뀜이 이뤄진 뒤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청량리6구역은 올해 초 3.3㎡당 3500~3600만 원에 불과했지만 최근 4300만 원 선까지 상승했다.
청량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규제 시행 후 미주아파트 매수자 중에는 전세를 놓기 위해 전세 가격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전부 현금으로 치르는 사람들이 있다”며 “미주아파트 외에도 이 지역에서 정비사업이 추진 중인 매물은 시세가 꾸준히 오르는 추세”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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