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8월 대미 수출액이 고율 관세 여파로 4년래 최대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재무성이 17일 발표한 8월 무역통계에 따르면 일본의 대미 수출액은 1조3854억엔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8% 급감하며 5개월 연속 줄었다. 블룸버그통신은 8월 수출액 감소폭이 4년여 만에 최대라고 설명했다.
8월 대미 수출액 급감은 주력 품목인 자동차의 부진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그동안 일본산 자동차에 25% 추가 관세를 부과해 기존 2.5%와 합쳐 총 27.5%의 고율 관세를 적용해 왔다. 7월 미일 양국의 무역 합의로 자동차 관세를 12.5%(기존 2.5% 포함 15%)로 낮췄지만, 새 관세는 지난 16일에야 정식 발효됐다. 이런 배경에서 미국으로의 일본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28.4%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8월 전체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0.1% 감소한 8조4251억엔을 기록했다. 대미 수출이 급감했지만 유럽(EU)에 대한 수출이 5.5% 증가하고 대중국 수출 감소폭도 0.5%에 그치면서 전체적인 타격을 완화했다. 수입은 5.2% 감소한 8조6676억엔으로 수출액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8월 무역수지는 2425억엔 적자로 2개월 연속 적자를 나타냈다.
블룸버그는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일본의 경우 무역 타격으로 인해 여전히 취약한 성장세가 위험에 처해 있다”며 “점진적인 속도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기회를 계속 모색 중인 일본은행(BOJ)으로서는 기업 재정에 대한 타격이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