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프랜차이즈 김밥집에서 지난 7월 발생한 집단 식중독 사건이 김밥 재료 문제 때문이라는 역학조사 결과가 나왔다. 피해자는 200명이 넘었으며, 김밥 재료와 환자 검체에서 동일한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다.
17일 서초구청은 서초구 방배동의 A 김밥집에서 김밥을 먹은 200명 이상이 식중독 증상을 보여 역학조사를 진행한 결과 사용한 재료에서 문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구청은 식중독 증상을 호소한 다수의 환자에게서 살모넬라균이 검출됐으며, 이 균이 해당 김밥집에서 사용된 재료에서 나온 균과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서초구청은 식중독 원인이 명확히 규명된 만큼 식품위생법에 따라 A 김밥집에 대한 행정처분을 내릴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지난 7월 9일부터 서초구청에 A 김밥집에서 식사 후 복통과 고열 증세가 나타났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되면서 알려졌다. 특히 교회를 포함한 여러 단체가 김밥을 구매한 뒤 같은 증상을 보였고, 확인된 단체만 6곳에 달한다. 일부 환자는 단순 장염에 시달리다 간 수치와 췌장 수치까지 상승하는 등 중증 장염으로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업주 “조리 과정 문제 없다” 주장했지만
사건이 알려진 직후 업주는 “김밥을 주문 즉시 조리하고 1시간 안에 포장 판매하거나 배달했다"며 "김밥을 오래 방치한 적 없다”고 조리 과정의 책임을 부인했다. 다만 서초구청은 김밥집에서 제출할 수 있었던 의견서가 마감된 전날까지 별도의 입장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해당 김밥집은 지난 7월 8일부터 자체 휴업 중이며 한때 ‘폐업 예정’ 안내문을 내걸었으나 현재는 내린 상태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아직 영업 중인 업체로 확인된다”며 “이번주 중으로 행정처분 결과를 공지할 예정이다. 폐업했더라도 위반 사항에 대한 행정처분은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브랜드, 과거에도 '집단 식중독' 발생
문제가 된 김밥집은 프랜차이즈 가맹점으로, 해당 프랜차이즈는 과거에도 대규모 식중독 사고가 있었다. 2021년 경기 성남시 분당의 두 지점에서는 270여 명이 김밥을 먹고 집단 식중독 증세를 보였고, 환자와 김밥 재료에서 동일하게 살모넬라균이 검출됐다.
당시 피해자들 가운데 일부는 4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입원 환자에게 200만 원, 통원 환자에게 100만 원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본사는 “김밥으로 인해 치료 중인 환자들과 예기치 않은 생활의 피해를 겪은 소비자들에게 사죄드린다. 처분을 달게 받겠다”고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었다.
프랜차이즈 본사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논란이 된 지점은 직영점이 아닌 가맹점으로 현재 영업을 중단한 상태”라며 “폐업 안내문은 점주가 ‘폐업 예정’이라는 의미로 붙였다 바로 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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