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대표가 잘하리라 믿습니다. 그의 경험과 아이디어는 여전히 좋은 게 많으니까요.”
이충우 여주시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더본코리아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협업을 중단 없이 진행함으로써 내년 말경에는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백종원 매직’에 이끌려 더본코리아와 협력 관계를 유지했으나, 백 대표가 각종 구설수를 타자 관계 정리에 나선 다른 지자체와는 대조적인 행보다.
여주시는 2023년 경기도 더 드림 도시재생 공모사업에 선정된 뒤 지난해 더본코리아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한 지역경제 및 관광 산업 경쟁력 강화 등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더본코리아와 협력을 통해 경기실크 부지와 남한강 테라스, 남한강 출렁다리를 연계한 원도심 활성화를 추진한다는 게 시의 계획이다.
이 시장은 “원도심인 하동에 자리한 경기실크는 1960년대만 해도 여주의 산업 중심인 ‘잠업의 요람’이었으나 산업 현대화에 밀려 1993년 공장이 멈춘 뒤 방치돼왔다”며 “도의 공모사업에 선정되면서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키우기 위한 재원 마련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9월 더본코리아와 업무협약을 맺을 때만 해도 지역 농특산물 활용 메뉴 개발, 창업·인력 양성, 외식산업 및 문화·관광자원 여계 지역 특화 가치 발굴이라는 구상이 실현되는 듯했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백 대표를 둘러싼 구설수가 퍼지면서 시의 사업 추진에도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늘었다. 선출직 공무원으로서 비판 여론에 민감할 수 있지만, 이 시장은 약속과 신의를 중요하게 생각했다. 무엇보다 백 대표의 실력과 아이디어를 믿었다.
“백 대표가 한창 어려운 시기였던 6월경 ‘식사라도 하자’며 그를 만나 몇 시간 동안 여러 얘기를 나눴어요. 본인도 ‘잘못한 게 있다’고는 했지만, 그가 하지 않은 것까지 뒤집어씌워 공격하니까 백 대표도 엄청 힘든 상태였더군요.”
이 시장은 “‘협업을 잘 이어가자’는 제 말에 백 대표는 다소 망설였지만 결국은 ‘저를 믿어주고 힘을 줘서 고맙다’고 했다”며 “함께 의기투합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며칠 뒤 경기실크로 현장 조사를 나온 백 대표는 이 시장에게 투자 의향까지 내보이는 등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했다. 이 시장은 “더본코리아와의 협업이 더 활발히 진행되는 만큼 내년 말쯤이면 가시적인 결과물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더본코리아가 이전에 했던 다른 지역의 전통시장 프로젝트와는 분명히 다를 것”이라고 자신했다.
여주시는 관광도시 여주의 르네상스를 위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5월 개통한 남한강 출렁다리는 개통 한 달 반 만에 누적 방문객 100만 명을 넘어섰다. 개통식과 함께 열린 ‘제37회 여주도자기축제’에는 116만 8000명이 방문했다. 여주시는 이에 따른 직간접적 경제효과가 1900억 원에 이른다고 보고 있다. 이는 지난해 여주시 예산 1조 1000억 원의 17%에 해당한다. 축제에 참여한 도자기 판매업체 매출도 작년 대비 86%가량 늘었다.
여주시는 올해를 ‘여주 관광 원년의 해’로 선포하고 문화와 관광이 어우러진 통합 콘텐츠로 관광객을 유치한다는 장기적인 계획 마련에 나서고 있다. 이 시장은 “지속가능한 관광은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필수 전략”이라며 “관광이 지역 경제에 실질적 도움을 주려면 체류형 관광이 돼야 한다는 목표로 관광객을 위한 관광 인프라를 재정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 일환으로 신륵사 관광단지에는 여주 여행자센터를 새롭게 열고, 금은모래공원 인근에는 민간 자본을 유치해 콘도미니엄과 문화공간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이 시장은 “관광 인프라가 모두 갖춰지면 여주는 새로운 관광도시로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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