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과학기술대(USTC) 소속 쑨솨이솨이 교수 연구팀은 최근 로봇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인 ‘IEEE 트랜잭션즈 온 로보틱스’에 게재한 논문을 통해 이 같은 성능의 손 외골격 장치를 공개했다. 이 장치는 자기유변학적(magnetorheological·자기장에 의해 특성 변화) 구동기를 활용해 종전 모터 구동식 장치보다 물건을 잡는 힘을 대폭 향상시켰다. 논문에 따르면 이 장치는 5와트(W)의 전력만 투입해도 최대 1046뉴턴(N)의 잡는 힘을 낼 수 있는데 이는 모터 등 다른 방식으로 동일한 힘을 낼 때보다 에너지 소모량을 무려 97.7% 줄일 수 있다. 또 착용자는 외부 전력 공급 없이도 악력이 41.8% 강해졌고 200㎏이 넘는 슬레이트 판도 손쉽게 들어올렸다.
연구팀은 이 장치가 자연재해 피해자 구조 등 강도 높은 노동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연구팀이 지진 발생 상황을 가정해 모의실험을 한 결과 장비를 착용한 실험자가 매몰된 사람을 구조하거나 부상자를 이송하는 과정에서 손가락의 근육 활동이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또 부상자 운반 시 장치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보다 호흡수는 평균 20% 줄고 이송 거리는 최대 110% 늘었다. 쑨 교수는 향후 연구 결과를 팔 외골격 장치까지 확대해 우주 탐사용 원격 로봇 팔과 조작기 개발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비테크·유니트리 등 선두 기업들을 앞세워 ‘로봇 굴기’에 속도를 내고 있는 중국은 로봇 연구개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구조가 복잡하고 동작이 섬세해 인간 신체 중 로봇으로 구현하기 어렵다고 평가받는 손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올 2월 중국 상하이교통대 연구팀은 카드 집기, 차 따르기 등 정교한 동작을 수행하고 손바닥 센서를 활용해 다양한 물체를 구별하는 능력을 갖춘 로봇 손을 발명해 ‘네이처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 6월에는 베이징대와 베이징범용인공지능연구원(BIGAI) 등으로 구성된 연구팀이 인간처럼 물건을 움켜쥐는 능력을 갖춘 로봇 손을 개발해 ‘네이처인텔리전스’에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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