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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中기업 성장속도 韓 6배…기업 옥죄기 땐 더 벌어질 것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이 지난 4일 기업성장포럼 출범식에서 계단식 규제 사례를 설명하고 있다.조태형 기자




지난 10년간 글로벌 2000대 기업에 속하는 중국 기업은 180개에서 275개로 52.7%나 급증한 반면 한국 기업은 66개에서 62개로 6.1%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기간 글로벌 2000대 한국 기업의 합산 매출액은 15% 수준 정도만 늘어난 데 반해 중국 기업은 95%나 증가해 성장 속도가 6.3배가량 빠른 것으로 대한상공회의소가 23일 미국 경제지 포브스 통계를 활용해 분석했다. 미국의 경우 글로벌 2000대 기업이 6.5% 증가했고 합산 매출액 증가율은 63%로 성장 속도가 한국에 비해 4.2배 빠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0년간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과 성장이 정체된 데는 전통 제조업의 쇠퇴와 신산업을 가로막는 규제 탓이 크다고 할 수 있다. 글로벌 2000대 기업에 새로 진입한 기업의 면면을 보면 미국은 엔비디아·우버 등 혁신기업, 중국은 파워차이나·샤오미·디디글로벌 등 다양한 산업군이 포함됐지만 한국은 삼성증권·카카오뱅크·키움증권 등 금융업이 대부분이다.



중국은 국가 주도의 기업 생태계로 신흥 강자를 배출하고 미국은 인공지능(AI) 등 첨단 정보기술(IT)을 활용해 산업구조를 재편했다. 반면 한국은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규제가 늘어나는 ‘역진적 구조’로 스스로 발목을 잡았다. 한국경제인협회와 세계은행(WB)이 공동 개발한 기업가정신지수(GEI)에서 한국은 종합지수는 세계 5위였지만 성과지수는 10위에 그쳤다. 규제(13위), 인력(20위) 등의 병목 요인이 성과를 갉아먹은 셈이다.

기업 옥죄기 규제가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한국과 중국 기업 간 성장 속도 격차는 더 커질 수 있다. 기업이 커질수록 지원은 줄고 규제만 늘어나는 구조라면 누가 위험을 감수하며 성장하려 하겠나. 실제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는 비중은 연간 0.04%에 불과하고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비중도 1~2% 수준이다. 저성장 고착화의 반전을 위해 규제 혁파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규제 메가샌드박스를 통해 지역·업종 규제를 풀고 첨단산업과 기술에 규제 예외를 두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기업 지원도 균등 배분이 아니라 성장 기업에 집중하는 정책의 대전환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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