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한 길고양이 급식소에서 쥐약이 검출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4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6일께 제주시 삼양동 노상에 설치된 길고양이 급식소에 누군가 쥐약을 뿌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이 현장에서 수거한 사료 그릇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결과, 파란색 가루 형태의 살서제(쥐약) 성분이 검출됐다.
앞서 사건 발생 약 2주 전에는 해당 급식소에서 사료를 먹은 것으로 추정되는 고양이 2마리가 잇따라 사체로 발견돼 주민들의 공분을 샀다.
경찰은 수사 끝에 유력 용의자 A씨를 붙잡고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물만 줬을 뿐"이라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건 경위와 고양이 폐사와의 연관성을 확인하고 있다.
최근 길고양이 학대 사건은 잇따르고 있다. 이달 8일에는 농장 모종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길고양이에게 활을 쏴 몸통을 관통시킨 20대 남성이 적발됐고, 5일에는 서울 송파구에서 오토바이 헬멧을 쓴 남성이 고양이를 잡아 종이상자에 집어넣는 학대 장면이 포착돼 논란이 일었다.
현행 동물보호법은 잔인한 방법으로 동물을 죽이거나 학대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 독극물 등 유해물질을 이용해 동물을 살해하거나 다치게 하는 행위 역시 동물학대에 해당한다.
경찰은 추가 소환 조사를 하는 등 수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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