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에서 여당 대변인이 바지를 입지 않고 TV 토론에 출연해 법정 공방까지 이어졌다.
24일(현지시간) 힌두스탄타임스, 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집권 인도국민당(BJP) 대변인 가우라브 바티아는 자신을 조롱하는 게시물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확산되자 이를 삭제해 달라며 델리 고등법원에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앞서 바티아는 지난 12일(현지시간) 인도 전국 TV 토론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그는 전통 의상인 쿠르타를 입고 등장했지만 바지를 입지 않은 모습처럼 화면에 잡히면서 누리꾼들의 조롱 대상이 됐다. 야당인 사마지와디당은 “여당 대변인이 파자마도 입지 않은 채 토론에 앉아 있다”며 “부끄러움조차 모른다”고 비꼬았다. 영상은 빠르게 퍼져 각종 패러디와 조롱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바티아는 “쿠르타(무릎 기장의 인도 전통 상의)와 반바지를 착용했지만 카메라 촬영 실수 때문에 그렇게 보인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는 소장에서 “수십 년 쌓아온 명성이 한순간에 훼손되고 있다”며 정치인과 언론인, 야당 측 계정에 올라온 게시물 삭제를 요구했다. 특히 “남성의 특정 부위를 언급하거나 욕설이 포함된 글은 삭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을 맡은 아미트 반살 판사는 “정치인이라면 비판과 풍자를 감당할 수 있는 두꺼운 피부가 필요하다”며 일부 요청만 받아들였다. 판사는 바티아의 신체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노골적 명예훼손성 표현은 삭제하되, 풍자와 패러디는 허용하겠다고 판단했다.
이번 소송은 오히려 온라인상에서 또 다른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일부 이용자들은 “결국 자책골을 넣은 셈”이라며 바티아를 다시 조롱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25일 추가 심리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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