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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송현] 해군 창설 80주년… ‘대양 강군’의 길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

국격 맞는 작전수행능력 갖추려면

경항모·핵잠수함 도입 등 필수적

국방 개혁 위해 초당적 협력해야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




대한민국 해군의 대항행이 시작됐다. 해군 창설 80주년 기념 관함식이 9월 25일부터 이틀간 ‘해양 수도’ 부산에서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관함식은 국가 통치권자가 군함의 전투태세와 장병 군기를 검열하는 해상 사열 의식이다. 우리 해군 역사상 첫 번째 관함식은 정부 수립 1주년을 기념해 1949년 8월 16일 인천 앞바다에서 열렸다.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탑승한 ‘가평함’은 미국으로부터 인수한 전투함이었다. 동원된 함정 8척 중 상당수는 퇴역을 앞둔 미 해군 소해정이었다.

그로부터 76년 뒤 해군 사상 여섯 번째로 열린 이번 관함식에서 대한민국은 ‘해양 강국’ 반열에 올라섰음을 증명했다. 해군은 31척의 함정과 18대의 항공 전력을 동원해 강력한 전투태세를 과시했다. 특히 한국 독자 기술로 건조한 최신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과 잠수함 ‘신채호함’ 등 국가 첨단 전략자산은 ‘K해양방산’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신형 상륙함 ‘노적봉함’에서 수직 이륙한 무인 항공 시스템 ‘V-BAT’는 인공지능(AI) 기반의 해양 유·무인 복합 전투 체계 ‘네이비 시 고스트’를 통해 표적을 공유하며 전장을 실시간으로 보여줬다. 무인수상정 ‘해검’이 1파 공격에 나선 뒤 구축함 ‘강감찬함’, 호위함 ‘경남함’ 등의 전투전대는 동시 사격으로 목표를 격멸했다.



해군은 이번 해상 화력 시범을 통해 한국형 전투 수행 혁신의 서막을 알렸다. 당초 국방 당국은 이번 관함식을 동맹 등의 해상 전력이 대거 참여하는 사상 최대 규모로 준비했으나 계엄·탄핵 사태 여파로 인해 국내 행사로 축소했다. 대신 해군은 지난 80년간의 발전상을 주권자인 국민에게 보고하는 데 집중했다. 해군 창설 원로와 보훈·광복 단체는 물론 국민참여단이 신형 상륙함 ‘일출봉함’과 대형 수송함 ‘마라도함’ 등에 승선해 해양 강군의 비약적 발전상을 확인했다. 특히 해군은 부산국제영화제와 연계해 민군 화합의 축제로 발전시켰다.

무역의 99.7%를 바다를 통해 실행하는 한국의 지경학적 특성상 해양 안보는 국가 생존과 직결된다. 기후변화로 2035년이면 북극 항로의 상당 지역이 개방될 것으로 관측된다. 해군이 국가정책을 바다에서 뒷받침하려면 국격과 안보 환경에 부합하는 작전 수행 능력을 확충해야 한다. 지난해 기동함대사령부가 창설된 만큼 한반도는 물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작전 즉응성 개선이 예상된다. 해군이 한층 더 도약하려면 유·무인 복합 전투 체계를 탑재한 경항모, 한국형 3축 체계 중 ‘킬 체인’의 핵심 전략자산인 핵추진공격잠수함(SSN) 도입이 필수적이다.

이재명 정부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동맹 현대화 정책과 북한 해군력 강화 등 급변하는 안보 환경에 대응해 일관성 있는 국방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해상 교통로 안정성 유지 등 한국의 사활적 이익 실현을 위한 정치권의 초당적 협력도 필수적이다. 최근 오성홍기를 달고 중국 선박으로 위장한 상선이 북방한계선(NLL) 이남 5㎞ 지점까지 침범하는 등 북한의 회색 지대 전술이 예사롭지 않다. 해군은 국가를 위한 헌신과 불굴의 의지 등 이순신 충무공의 ‘혼’을 계승해 어떠한 상황에서도 해양 주권을 수호해야 한다. 창설 80주년을 맞은 대양 해군이 ‘응변창신(應變創新·변화에 한발 앞서 대응하고 새로운 기회를 주도적으로 창출한다)’의 능동적 기세로 힘차게 항행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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