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음식점에 침입해 현금을 훔친 카자흐스탄 국적의 20대 외국인 A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1일 안산단원경찰서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0일 오전 9시 10분쯤 경기도 안산시 단원구의 한 고깃집에 몰래 침입했다. 잠겨 있지 않은 창문을 조심스레 열고 내부로 들어간 그는 아무도 없는 가게를 살피더니 카운터 금고를 열어 현금 42만 원을 꺼내 주머니에 넣었다.
욕심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불우이웃돕기용으로 비치된 성금함까지 손에 쥔 순간 영업 준비를 위해 출근한 업주 B씨와 마주쳤다. "너 뭐야!"라며 소리친 B씨의 목소리에 놀란 A씨는 그대로 뛰쳐나가 도망쳤다.
당황한 B씨는 마침 112 신고를 처리하고 복귀 중이던 안산단원경찰서 원곡파출소 소속 안아람 경사와 박광민 경장이 탄 순찰차를 발견하고 "도둑이야! 제발 좀 잡아주세요!"라고 외쳤다.
두 경찰관은 곧장 B씨를 태우고 수색에 나섰고 얼마 지나지 않아 차량이 진입할 수 없는 완충녹지로 몸을 숨긴 A씨를 발견했다.
추격전은 오래가지 않았다. 골목으로 빠져나오던 A씨는 앞쪽에서 박 경장의 순찰차에 길이 막히고 뒤쪽에서는 안 경사가 뒤쫓아오면서 꼼짝없이 포위됐다. 결국 그는 범행 10분 만에 체포됐다.
A씨는 지난해 취업 목적으로 한국에 들어와 공사 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다가 최근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숙소도 잃어 목욕탕 등을 전전하던 그는 "고향 카자흐스탄으로 돌아갈 비행기표를 마련하려고 훔쳤다"고 범행 이유를 털어놨다.
경찰은 절도 혐의로 A씨를 불구속 입건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일 밝혔다. 경찰 측은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법원은 "초범이며 범행을 인정하고 피해액이 크지 않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경기남부경찰청은 다가오는 추석 연휴를 앞두고 관할과 기능을 초월한 총력 대응으로 주민들이 평온한 명절을 보낼 수 있도록 이달 12일까지 '추석 명절 종합 치안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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