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과잉 경호 문제로 홍역을 치러온 인천국제공항이 연예인 출국 시 발생하는 혼잡을 줄이기 위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달 24일 한국공항공사 6층 회의실에서 경비업체 관계자들과 안전한 출입국 환경 조성을 위한 간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최근 연예인 출국 과정에서 인파가 몰려 일반 여객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 발생함에 따라 관계 기관 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인천공항경찰단, 한국공항공사, 사설 경비업체 관계자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공사는 △공항 이용 전 '공항이용계획서' 제출 의무 △연예인 신변보호 시 공항 규정·안전 질서 준수 원칙 등을 안내해 돌발 상황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간담회에서 논의된 대응방안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공항 내 ‘연예인 황제 경호’ 논란은 지난해 7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인천국제공항에 배우 변우석씨를 보려는 팬들이 몰려들자, 변씨 측 사설 경호원들이 게이트를 통제하면서 과잉 경호 논란이 일었다. 경호원들은 라운지 인근 탑승객에게 플래시를 쏘고 항공권을 검사하는 등 경비업무의 범위를 벗어난 행위를 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이후 인천공항공사는 연예인 등 유명인 전용 출입문 계획을 발표해 논란을 키웠다. 일반 이용객들의 상대적 박탈감뿐 아니라 전용 출입문을 이용할 수 있는 연예인의 기준도 모호하다는 지적이 나오자 공사 측은 해당 계획을 철회했다.
올 6월에도 비슷한 논란이 일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출국하던 걸그룹 하츠투하츠의 경호원이 한 여성을 가격한 장면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퍼지면서다. 지난 6월 10일 JTBC '사건반장'을 통해 공개된 영상에 따르면 하츠투하츠 경호원은 멤버 주변으로 인파가 몰리자 "같이 타지 말아 달라", "나와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다 한 여성이 셔틀기차 주변에서 하츠투하츠 멤버와 살짝 부딪히자 경호원은 팔로 여성의 목을 붙잡고 강하게 끌어당겼다. 경호원은 "왜 멤버를 치느냐"고 따졌고 여성은 탑승권이 있다고 반박하며 실랑이가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누리꾼들은 "연예인이 벼슬이냐", "일반 승객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서라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냈다.
이처럼 연예인 출입국 과정에서 발생하는 안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첫 발을 뗀 공사 관계자는 "공항 이용객들의 안전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할 것이다"라며 "관계기관들과 협력해 여객들의 불편사항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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