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절정과 함께 찾아온 추석 연휴. 높아진 하늘과 선선한 바람이 어우러진 강화군은 어디를 가더라도 아름다운 풍경과 깊은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다. 가족과 함께, 혹은 연인, 친구와 함께 걸어도 좋은 길들이 강화 곳곳에 펼쳐져 있다.
■ 역사를 따라 걷는 길
고려궁지는 강화가 고려의 수도였던 시절, 왕이 머물던 궁터다. 지금은 터만 남아 있지만, 곳곳에 남은 흔적과 안내판을 따라 걸으면 몽골 침입 속에서도 나라를 지키려 했던 고려 왕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가을 햇살이 내려앉은 궁터는 고즈넉하면서도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전등사는 삼랑산 자락에 자리한 한국 불교의 역사를 간직한 사찰이다. 가을이면 경내로 들어서는 길목마다 단풍이 물들어, 마치 붉은 비단길을 걷는 듯하다. 천년 고찰의 고요한 정취 속에서 산사의 풍경과 은은한 풍경 소리가 어우러져, 바쁜 일상을 내려놓고 머무르기에 더없이 좋다.
서해를 바라보는 낙가산 기슭에 자리한 보문사는 바다와 산이 어우러진 절경으로 유명하다. 특히 절 마당에 솟아 있는 거대한 마애석불좌상은 국내에서도 손꼽히는 불교 유적이다. 가을바람이 잔잔하게 불어오는 날, 절 마당에 서면 석불상 뒤로 바다가 펼쳐져 장엄하면서도 신비로운 풍경을 마주할 수 있다. 일몰 무렵 보문사에서 바라보는 낙조는 강화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이다.
■ 전통시장에서 만나는 인심과 맛
가을 추석 나들이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은 바로 시장 구경이다. 강화의 전통시장은 먹거리와 볼거리, 그리고 사람 냄새나는 따뜻한 정취가 살아 있다. 강화풍물시장은 강화 특산물인 새우젓, 강화 인삼, 순무김치, 전통 한과는 물론 제철 과일과 햇곡식이 한가득 쌓여 있다. 시장 안에서는 꽈배기, 밴댕이 회, 칼국수 등 먹거리도 인기다. 구수한 사투리와 정겨운 상인들의 인심이 더해져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10월 7일은 오일장이기 때문에 장터가 더욱 활기를 띠고, 평소보다 풍성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가득해 명절 장보기와 나들이에 제격이다.
교동도에 있는 대룡시장은 1960~70년대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다. 오래된 간판과 좁은 골목, 낡은 건물들이 마치 시간 여행을 하는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시장 안에서는 강화에서만 맛볼 수 있는 토속 음식과 제철 농산물, 그리고 직접 담근 장류와 반찬들을 만날 수 있다. 대룡시장은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을 넘어, 옛 시절의 장터 풍경을 고스란히 간직한 장소이다.
■ 전통과 자연, 그리고 별빛이 함께하는 가을 강화 여행
강화의 가을은 단순히 단풍 구경에 그치지 않는다. 이 계절에만 즐길 수 있는 특별한 체험과 풍경이 어우러져, 추석 연휴 나들이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 고즈넉한 한옥과 단풍이 물든 마당에서 한복을 입고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소창체험관은 전통의 멋과 가을 감성이 동시에 살아 있는 공간이다. 강화에서 이어져 내려온 소창 직물의 역사도 배울 수 있어, 보는 즐거움도 함께 한다. 추석 보름달이 떠오르는 시기에 맞춰 강화천문과학관에서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열린다. 개천절에는 ‘LED 고인돌 성혈 만들기’, 이어지는 연휴 기간에는 ‘입체 달 만들기’ 특강이 준비되어 있다. 한글날에는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문해력 과학 퀴즈쇼’가 마련돼 가족 모두가 함께하는 체험형 여행지로 제격이다.
천체망원경으로 달을 관측하거나 소원지를 붙이는 등 풍성한 부대 프로그램이 마련돼 추석의 의미를 더욱 특별하게 한다.
강화의 대표 정원 관광지인 화개정원은 가을의 정취가 가득 묻어난다.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다양한 테마정원이 이어지고, 곳곳에 마련된 포토존은 가을 감성을 사진으로 담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번 가을 강화에서만 만날 수 있는 전통과 자연, 그리고 별빛이 함께하는 특별한 시간을 누려보자. 가을빛으로 물든 섬이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할 것이다. <출처 : 강화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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