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전라남도 영암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 5.615km)에서 전남 GT와 함께 2025 오네 슈퍼레이스 챔피언십 7라운드가 개최됐다.
이번 7라운드에서는 오프닝 랩에서의 큰 사고로 혼란스러웠다. 하지만 그 내용에서는 모두의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실제 11 그리드에서 결승 레이스를 시작했던 이창욱(금호 SLM)이 강력한 퍼포먼스를 앞세워 승리를 거머쥐었을 뿐 아니라 김중군의 두 경기 연속 2위, 그리고 원레이싱의 최광빈이 3위에 오르며 이목을 끌었다.
토요타 가주 레이싱 6000 클래스 7라운드에서 3위에 오른 최광빈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Q 무척 오랜만에 포디움에 올랐는데 소감은?
최광빈(이하 최): 우리 원레이싱 팀이 정말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저를 믿어주고, 퍼스트 드라이버로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물심양면 지원해주신 점에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넥센타이어 연구원분들과 S-OIL 세븐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셨다. 올해 첫 포디움이 다소 늦은 편인데, 과정들이 참 어려웠다. 다들 아시다시피 쉽지 않은 상황들이 있었지만, 남은 두 경기에서는 지금보다 더 단단해진 과정을 바탕으로 결과를 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Q 시즌 초반 사고가 많았는데 오늘은 초반 위험을 어떻게 풀어나갔나?
최: 사실 올 시즌 중요한 사고에 자꾸 얽히면서 스트레스가 많았다. 그리드 자체도 애매하게 위험한 상황이 많았고, 영암은 긴 직선주로가 있어서 초반 스타트 자리 싸움이 치열하다. 그래서 이번에는 욕심을 줄이고 조금 더 여유 있게 풀어갔다.
이번엔 운도 잘 따랐다. 경기 초반, 앞에서 노동기 선수의 스톡카가 3번 코너 탈출 부분에서 가로로 서 있는 장면을 눈 앞에서 보았는데 그 때 어디로 피할지 엄청 고민했다. 다행히 선택한 방향이 좋았고, 이후 레이스 운영은 준비한 대로 흘러갔다.
김무진 선수와도 “우리 페이스 나쁘지 않으니 천천히 올라가 보자”는 이야기를 나눴고, 실제로 무진이가 5등까지 잘 올라갔다.
Q 피트스탑 전략은 어떻게 가져갔나?
최: 랩타임이 전체적으로 안정적으로 나왔고, 그와 함께 레이스 후반에도 페이스가 떨어지지 않을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 감독님과 저, 생각이 일치해서 전략을 그대로 밀고 갔다.
피트스탑 시점은 전적으로 팀에 맡겼고, 앞뒤 간격을 고려해 결정했다. 결승 후반부까지 랩타임이 꾸준히 나와서 전략적으로 잘 맞아떨어졌다. 솔직히 스타트 때 조금만 더 올라갔더라면 2위까지도 노려볼 수 있었을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
Q 타이어 전략은 어떤 방향으로 준비했는지?
최: 금요일 데이터 수집 때 공기압에 따른 마모도의 차이가 확실히 있다는 걸 확인했다. 압을 높이면 마모가 적었지만 예선에서는 속도가 느려지고, 반대로 압을 낮추면 예선에서는 빨라졌지만 마모가 빨리 왔다. 다른 팀도 인지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기록적인 부분에서 풀 포지션을 노리기 어려울 거라 판단해서, 예선보다는 결승에 맞춰 셋업을 했다. 그래서 교체 없이 완주할 수 있도록 타이어를 잘 만들어 놓았다. 이번 금·토·일 모두 일관성 있는 운영에 집중했고 3위에 오를 수 있었다.
Q 오늘 레이스는 어택보다 매니지먼트에 집중한 모습이었는데?
최: 원래는 짧고 굵게 타이어를 써서 공격적으로 치고 나가는 스타일을 좋아한다. 예전 작은 사이즈 타이어를 쓸 때는 교체하고 또 어택하는 레이스에 더 적합하다고 생각해왔다.
그런데 오늘은 진짜 배움이 많았다. 랩타임이 압도적이지 않아도 꾸준히 상위권에서 버티고, 운이 따라주면 결과가 나온다는 걸 알게 됐다. 타이어 매니지먼트가 생각보다 큰 무기라는 걸 체감했다. 그래서 앞으로는 이런 레이스도 충분히 잘 할 수 있을 것 같다.
Q 루키 김무진 선수와의 호흡은 어땠나?
최: 팀의 막내, 김무진 선수는 먼저 ‘팀원’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선수 스스로도 배우고 나아지려고 정말 많이 노력한다. 팀워크 면에서 잘 융화되고 있고, 나도 선배로서 알려주려고 한다. 예선 때는 서로 끌어주기도 한다.
지금은 내가 선배된 입장에서 김무진 선수에게 많은 데이터나 경험을 제공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오늘 레이스처럼 무진이가 성장하는 속도를 보면 곧 내가 도움을 받을 날도 곧 다가올 것이라는 기대감 역시 더해지고 있다.
Q 시즌 챔피언십은 멀어진 상황에서 남은 두 라운드 목표는?
최: 맞다. 시즌 종합 챔피언십은 조금 멀어졌다. 이제는 넥센 타이어 챔피언십 우승 확정에 보탬이 되는 것, 그리고 포디움에 다시 오르는 식의 스팟 이벤트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더블 라운드로 치러지는 만큼 토요일에 상황이 덜 치열하다면 그때 승부를 보고 싶다. 물론 마음대로 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올해는 아직 우승이 없다. 마지막 라운드에서는 꼭 우승을 노리고 달려보고 싶다.
Q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최: 작년 복귀 이후 국내 모터스포츠 팬들의 열정을 몸소 체감하고 있다. ‘꿀벌 대장’이라는 타이틀, 노란 차를 이끄는 책임감 덕분에 팬 분들이 레이스를 더 재미있게 봐주신다. 올해는 그런 모습들을 충분히 보여드리지 못했지만, 마지막 더블 라운드에서는 작년처럼 꿀벌 대장의 기세를 보여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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