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추석 연휴가 반가운 한편 안전사고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다. 벌초와 성묘 때 발생하는 벌쏘임·뱀물림·예초기 사고는 물론 장거리 귀성길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4일 소방청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추석 연휴에 벌에 쏘여 이송된 환자는 총 1474명으로 집계됐다. 하루 평균 59명꼴이다. 이 중 3명은 심정지 상태였다. 벌에 쏘여 발생하는 아나필락시스(급성 알레르기 반응)가 주요 원인으로 풀이된다.
뱀 물림도 늘고 있다. 2020년 추석 연휴 25건이던 이송 사례는 지난해 52건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벌초나 산행 등 야외활동이 많아지면서 위험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예초기 사고도 꾸준히 발생한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예초기 사용 중 발생한 안전사고는 1295건에 달했다. 날에 팔다리가 베이거나 돌·나무 조각이 튀어 눈을 다치는 경우, 오일에 의한 화상 사례까지 보고됐다.
교통사고 위험은 가장 크다. 최근 5년간 추석 연휴 교통사고로 구급 이송된 인원은 총 1만2038명이다. 일평균 482명 수준의 규모다. 졸음운전과 과속, 음주가 교통사고를 발생시키는 핵심 원인으로 꼽힌다.
벌초·성묘 시 벌을 피하려면 향수나 진한 화장품 사용을 삼가고 밝은 옷을 입는 편이 좋다. 쏘인 뒤 호흡곤란·구토·어지럼증이 나타날 경우 알레르기성 쇼크일 수 있어 즉시 응급조치가 필요하다.
뱀이나 진드기 물림을 막기 위해선 긴팔·장화 등 보호 장비를 착용하고, 예초기 작업은 두 명 이상이 함께해야 한다. 사고 발생 시에는 지체 없이 119에 신고하고 의료기관의 전문 치료를 받아야 안전하다.
유병욱 소방청 119구급과장은 “예년보다 긴 연휴 동안 각종 안전사고가 늘 수 있는 만큼 소방도 비상 대응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며 “국민 모두가 안전수칙을 지켜 건강한 명절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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