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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크는 주사, 잘못 맞으면 독”…30년 외길 성장의학 권위자의 일침

■ 황진순 닥터황성장클리닉 원장

소아내분비 진료·연구 매진 ‘성장의학’ 전문가

사춘기 전후 2년 남짓이 키 성장 골든타임

과도한 영양제 의존·성장호르몬 남용은 금물

성장판 검사 통해 골연령 정확히 판독·치료해야

황진순 닥터황성장클리닉 원장이 올바른 성장호르몬제 사용의 중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안경진기자




"성장호르몬 주사가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성장호르몬 결핍, 터너증후군, 부당경량아와 같이 저신장증 유발 요인이 명확하다면 반드시 필요한 치료법이죠. 다만 무분별한 성장호르몬 치료는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합니다. "

황진순 닥터황성장클리닉 원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성장의 결과는 평균적으로 2년 남짓에 불과한 사춘기를 어떻게 보내느냐에 달려있다"며 이 같이 말했다. 전문가가 골 연령과 성장판을 정확하게 판독한 다음, 꼭 필요한 치료를 제때 받아야 최종 신장이 커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황 원장은 30여 년간 소아 내분비 분야 진료와 연구에 매진한 성장의학 전문가다.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서울대병원 전공의, 전임의를 거쳐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학교실 소아청소년성장비만센터장을 역임했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 13·14대 회장을 지냈고, 소아 내분비 분야 SCIE 논문을 100편 이상 게재한 바 있다.



아주대병원 재직 당시 하루 150~170명의 외래 환자를 진료했던 황 원장은 올해 초 개인병원을 열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소아청소년 시기 성장 관련 문제에 특화된 의료기관이다. 돌연 교수직을 내려놓은 이유에 대해 그는 "환자 보호자들 사이에서 ‘1분컷’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걸 알고는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맘카페 등의 입소문을 타고 환자들이 몰리다 보니 진료 받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고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황 원장은 “보호자들의 궁금증을 충분히 해소하지 못한 채 보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다 보니 늘 미안한 마음이 있었다"며 “환자 한 명 한 명과 충분히 소통하며 실질적인 도움이 되고자 개원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대학병원을 나온 지금은 시간당 진료 환자 수를 재량껏 조절할 수 있어, ‘의사로서의 보람’을 되찾았다고 한다.

내분비계 문제가 없는 데도 이른바 '키 크는 주사'로 불리는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는 이들이 늘면서 관련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19세 이하 성장호르몬제 처방 인원은 2020년 1만2507명에서 2024년 3만4811명으로 5년새 3배 가까이 뛰었다. 비급여 처방까지 포함하면 시장 규모가 훨씬 커질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황 원장은 “자녀를 크게 키우고 싶은 부모 세대의 열망이 성장호르몬 주사와 영양제를 찾게 한다"며 “성장호르몬제가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지는 걸 경계해야 한다"고 안타까워 했다. 더욱이 성장호르몬제가 아닌 보조제가 키 성장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근거는 없다"고도 잘라 말했다. 만약 저신장증이 염려된다면 늦어도 초등학교 입학하기 전에 소아 내분비 전문가에게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검사는 왼손 엑스레이 촬영만으로도 충분하다. 황 원장은 "성장기에는 골 연령이 끊임없이 변화한다"며 "6개월에 한 번 꼴로 성장판 검사를 하면서 골 연령에 맞춰 치료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가슴에 몽우리가 잡히고 고환이 커지는 등 이차성징의 징후가 나타났더라도 적절히 대처하면 한해 2~3cm 이상 더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칼슘, 비타민D 등의 영양소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성조숙증을 유발해 오히려 키 성장에 악영향을 주거나 통풍, 결석 등의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며 "그보다는 충분한 수면과 규칙적인 운동, 식습관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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