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부부가 출연한 예능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추석 특집 영상이 6일 오후 10시 공개된다. 앞서 대통령실에 따르면 대전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인한 국가전산망 장애 사태 중 숨진 행정안전부 공무원을 추모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며, 방송 일정 조정을 정중히 요청해 방영이 하루 미뤄진 바 있다.
이날 JTBC가 공개한 예고편 영상에서 이 대통령은 '냉부해' 출연 취지에 대해 "K팝, K드라마 이런 것도 중요한데 가장 큰 문화의 핵심은 음식이다. K푸드를 수출해야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JTBC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냉장고를 부탁해' 42회 예고편에 따르면 이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추석 특집으로 취임 후 첫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모습이 그려졌다. 영상에서 이 대통령은 "많이 어색하다"며 멋쩍게 웃기도 했다.
진행자가 '냉부해'를 선택한 이유를 묻자 이 대통령은 세계를 휩쓸고 있는 한류 문화 중 진짜 핵심은 '음식'임을 강조했다. 이어 김 여사가 "외국인을 우리 식탁 앞에 초대할 수 있는 그런 음식을 만들어 달라"고 셰프들에게 부탁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아이고, 연습 많이 하셨어요"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에 최현석, 정지선, 김풍 셰프 등이 나서 요리를 선보이기 시작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셰프들에게 하트를 날리는가 하면 최현석 셰프의 퍼포먼스를 따라 하는 등 시종일관 유쾌한 분위기를 전했다. 김풍 셰프의 독특한 음식을 보고서는 "상당히 망설여지긴 하는데"라며 웃음을 자아냈다. 자막에는 '세계 최초 국빈 푸대접(?)'이라는 글자가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음식을 맛본 이 대통령의 눈은 3배나 커졌다. 김 여사 역시 "이게 왜 맛있냐고요"라며 놀라워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보기와는 다른데?"라고 말해 김풍 셰프를 으쓱하게 했다.
한편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과 관련해 공방이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을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형사 고소한다"면서 "피고소인들은 냉부해 예능 촬영 시점을 국민에게 은폐할 목적으로, ‘국정자원 화재 후 냉부해를 촬영했다는 주진우 의원의 문제 제기는 허위사실이다’는 취지의 적반하장식 거짓 브리핑을 했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이 대통령이 냉부해 촬영에 나선 때(28일 12:00 무렵 추정)는 국정자원 화재로 전산망 647개, 대국민 서비스 436개가 중단되어 금융, 물류, 출입국, 방역에 구멍이 뚫린 초유의 상황이었다"라면서 "예능 촬영이 부적절한 상황임을 대통령실도 잘 알기에 법적 조치 협박까지 하며 촬영 날짜를 감추려 했고, 제가 추가 증거를 공개하고 나서야 이틀 만에 자백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강유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냉장고를 부탁해' 예능 프로그램 촬영과 관련해 제기된 의혹에 대해 "'국정자원 화재로 국민 피해가 속출할 때 대통령은 무려 2일간 회의 주재도, 현장 방문도 없이 침묵했다'는 주 의원의 글은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 행위"라며 "대통령실은 억지 의혹을 제기해 국가적 위기 상황을 정쟁화하고 허위사실을 유포한 행위에 법적 조치도 강구 중임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후 사건과 관련한 이 대통령의 일정도 대통령실 홈페이지에 공개됐다. 이에 따르면 국정자원 화재 발생(26일 오후 8시 20분) → 이 대통령 귀국(26일 오후 8시 40분) → 화재 초진(27일 오전 6시 30분) → 기자단 공지(27일 오전 9시 39분) → 대통령 주재 비상대책회의(28일 오전 10시 50분) → '냉장고를 부탁해' 녹화(28일 오후 추정) → 중대본 회의 주재(28일 오후 5시 30분) 순이다.
이에 대해 주 의원은 "'냉장고를 부탁해' 예능에 중대본 회의가 밀린 최초 사례"라고 규정하며 "냉장고가 중요하냐, 전산망이 중요하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가하게 대통령이 예능에 나올 때인지 불안한 국민이 묻고 있다"고 강조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도 페이스북에 "이재명 대통령의 48시간 행적, 결국 거짓말이었다"며 "지금 국민은 이재명 대통령 부부의 냉장고 속이 궁금한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머릿속이 궁금하다"며 공세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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