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중학생과 고등학생의 학업 성취 수준이 전반적으로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어 과목의 기초학력 미달률이 크게 증가해 학생들의 문해력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8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2020∼2024년 시도별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결과에 따르면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 모두 국어·수학·영어 3개 교과에서 ‘3수준(보통학력) 이상’ 성취 수준 비율이 지속적으로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가수준 학업성취도 평가는 중학교 3학년과 고등학교 2학년 전체 학생의 약 3%를 표집해 국어·수학·영어 과목을 중심으로 매년 실시된다. 지난해 9월 진행된 평가에는 전국 524개교에서 중·고교생 2만7606명이 참여했다. 교과별 학업 성취 수준은 △4수준(우수학력) △3수준(보통학력) △2수준(기초학력) △1수준(기초학력 미달) 등 4단계로 구분된다.
중학교 3학년의 경우 2020년 기준 ‘3수준 이상’, 즉 보통학력 이상 비율이 국어 75.4%, 수학 57.7%, 영어 63.9%였지만, 2024년에는 국어 66.7%, 수학 48.6%, 영어 61.2%로 각각 8.7%포인트, 9.1%포인트, 2.7%포인트 하락했다.
고등학교 2학년도 상황이 비슷했다. 2020년 당시 보통학력 이상 비율은 국어 69.8%, 수학 60.8%, 영어 76.7%였으나, 2024년에는 국어 54.2%, 수학 57.2%, 영어 72.4%로 각각 15.6%포인트, 3.6%포인트, 4.3%포인트 감소했다.
특히 국어 과목의 기초학력 미달(1수준) 비율 상승이 두드러졌다. 중3의 국어 기초학력 미달률은 2020년 6.4%에서 2024년 10.1%로 3.7%포인트 증가했고, 고2는 6.8%에서 9.3%로 2.5%포인트 늘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지난해 전국 초·중·고 교원 584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해당 학년 수준 대비 문해력이 부족한 학생의 비율이 21% 이상’이라고 답한 교원이 절반(48.2%)에 달했다.
현장에서는 심각한 문해력 저하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한 교사는 “학생에게 ‘사건의 시발점(始發點)’이라고 설명했더니 ‘선생님이 왜 욕하느냐’고 따졌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교사는 “두발 자유화 토론에서 ‘두발’이 두 다리라고 생각하는 학생도 있었다”며 “왕복 3회가 무엇인지 몰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진선미 의원은 “국어 과목 기초학력 미달률이 증가하는 현상이 교과목 전반에 지장을 줄까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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