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이승택(30)은 100㎏에 육박하는 큰 몸집과 탄탄한 하체, 폭발적인 장타로 ‘불곰’이라 불렸다. 그만큼 체격과 체력 하나는 어디서도 밀리지 않는 선수였다. 그러나 내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데뷔를 앞둔 그는 “미국 무대에선 전 완전 아기곰”이라며 웃었다. 그가 꼽은 미국 무대 적응 프로젝트의 첫 과제는 ‘체력’이다.
최근 경기 성남의 남서울CC 제2연습장에서 만난 이승택은 “지금은 미국 무대 적응을 위한 기술적인 보완보다는 내년 1년 동안 풀시즌을 뛸 수 있도록 체력과 재활에 집중하고 있다”며 “PGA 투어는 시합 개수도 많고 이동 거리도 길어서 체력 단련과 부상 방지가 1순위다. 매일 1시간에서 2시간 반 정도 근력 운동을 하고 부상이 있었던 허리 재활 치료에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2015년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에 데뷔한 이승택은 지난해 렉서스 마스터즈에서 생애 첫 승을 거둔 뒤 PGA 투어 도전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PGA 투어 퀄리파잉(Q) 스쿨 2차 예선을 거쳐 최종전에서 2025년 PGA 2부 콘페리 투어 출전권을 얻은 그는 올 시즌 콘페리 투어 24개 대회에 출전해 준우승 한 차례를 포함해 톱10에 6차례 들었다. 10월 시즌 종료 후 시즌 랭킹 13위에 오른 그는 상위 20명에게 주는 내년 PGA 정규 투어 출전권을 받았다.
무대는 바뀌었지만 이승택은 변화보다 안정성을 택했다. 몇 년째 이승택을 지도하고 있는 김기환 남서울CC 로직골프아카데미 원장이 내년에도 스윙 코치를 맡고 콘페리 투어에서 함께한 캐디 리그 테이트(미국)가 백을 멘다. 이승택은 “제가 1년 만에 PGA 투어 진출에 성공하면서 선수들이 저한테 코치님에 대한 문의도 많았고 한국 와서 배우려는 선수도 있었을 정도였다”고 설명한 뒤 “테이트와는 콘페리 때부터 호흡이 좋았고 PGA 투어에서 캐디를 한 경험도 있는 친구라 내년에도 함께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승택의 PGA 투어 데뷔전은 내년 1월 중순 열리는 개막전 소니오픈이다. 그는 “시즌 개막 1달 전인 12월 초에는 미국으로 가서 훈련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그린 주변 어프로치와 버디 확률을 높일 수 있는 퍼트 훈련에 집중할 예정”이라며 “콘페리 투어 시즌이 끝나고 한국에 와서 박상현 프로님과 많은 얘기를 나눴는데 골프에 대해서 더 디테일해져야 된다는 걸 느꼈다”고 했다.
이승택은 PGA 투어 적응을 위해 시즌 중에도 부지런하게 움직일 계획이다. 그는 “PGA 투어 코스는 경험해 본 적이 별로 없기 때문에 다른 선수들보다 조금 더 일찍 대회장으로 이동해 코스를 더 많이 살펴볼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투어를 뛰면서도 부족한 부분이 있으면 빠르게 보완하면서 투어 적응에 힘쓰고 싶다”고 했다. 이어 “세계 최고 무대의 선수들과 비교하면 제가 덩치도 작고 부족함이 많다고 생각한다. 열심히 해서 미국에서도 ‘불곰 파워’ 한 번 보여주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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