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가 한 달 이상 남았지만 국내 주요 백화점들은 벌써 초대형 트리와 크리스마스 마켓 등을 조성해 고객들의 발길 사로잡기에 경쟁적으로 나서고 있다. 12월이 연간 매출의 10%를 차지하는 대목인 데다, 올해는 때이른 추위까지 찾아온 만큼 일찌감치 연말 분위기를 끌어올려 매출로 이어가겠다는 전략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서울 잠실에 조성하는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의 사전 입장권을 지난 10일 1차 판매한 결과 주말 패스트 패스 기준 10분 만에 매진됐다. 당시 판매한 표는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이 오픈하는 이달 20일부터 30일까지 10일간 이용이 가능한 입장권이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방문객이 작년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줄을 서지 않고 입장이 가능한 패스트 패스 입장권의 수량을 지난해보다 20% 더 늘렸다.
롯데백화점에 앞서 1, 2차 사전 예약을 진행한 더현대 서울의 ‘H빌리지’ 역시 오픈 20분, 30분 만에 예약이 모두 마감됐다. 롯데백화점과 현대백화점은 남은 사전 예약 역시 ‘광클’ 전쟁이 펼쳐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사전 예약을 통해 연말 분위기를 띄운 백화점은 지난해보다 더 크고 화려하게 크리스마스 공간을 조성했다. 롯데백화점은 올해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을 최대 규모로 조성할 예정이다. 유럽 정통 크리스마스 마켓을 지향해 각종 랜드 컬래버 부스, 마켓 특화 먹거리 부스 등을 선보인다. 움직이는 하트 점등식인 ‘하트 라이트 쇼’, 화이트 크리스마스를 연상케 하는 ‘스노우 샤워’ 등도 설치한다.
지난해 1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찾은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미디어파사드 ‘신세계스퀘어’는 올해 면적을 지난해보다 61.3㎡ 확장했다. 농구장 3개를 뛰어넘는 크기로 관람객의 몰입감을 높였다. 영상 음악으로 60여 명의 체코 필하모닉 단원들이 크리스마스 캐롤과 베토벤 교향곡 5번을 모티브로 재해석한 연주를 체코 드보르작 홀에서 직접 녹음한 것을 사용했다. 착시 원리를 이용해 관람객은 영상을 보는 내내 연말 디너 테이블에 초대되고 불꽃놀이를 즐기는 것과 같은 생생함을 느낄 수 있다.
현대백화점은 더현대 서울을 ‘해리의 크리스마스 공방’을 주제로 꾸몄다. 동화에서 볼 법한 크리스마스 공방을 산타의 집, 편지공방, 선물공방, 포장공방, 루돌프의 집 등으로 구성했다. 특히 직원들이 직접 손편지 1000장을 쓰고 장식한 게 특징이다. 선물 공방의 빈티지 장난감 1000점도 직원들이 세계 곳곳에서 수집해 설치했다. 이 외에도 백화점들은 주요 점포에 대형 트리, 포토존을 설치해 고객 맞이에 나섰다.
백화점들은 이처럼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연출하는 데 각각 수억 원의 비용을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당한 비용 부담에도 백화점들이 크리스마스 마케팅에 힘을 주는 이유는 12월이 업계에서 최대 성수기이기 때문이다. 신세계·롯데·현대백화점에 따르면 12월 매출은 연간 매출의 10% 안팎을 차지한다. 여름철 비수기보다 최대 3%포인트가량 높은 수준이다. 크리스마스 인증샷의 성지로 입소문이 날수록 많은 고객들의 백화점 방문을 유도해 매출 증가로 연결할 수 있다.
실제로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도 늘고 있다. 롯데타운 크리스마스 마켓은 최근 2년간 방문객이 24만 명에서 40만 명으로 뛰었다. 같은 기간 더현대 서울도 14만 명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의 미디어파사드도 지난해 100만 명 이상이 관람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고객이 일단 백화점을 방문해야 쇼핑도 하고 식음료 매출이 발생한다”며 “최근 날씨도 추워져서 겨울 매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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