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정부가 중국판 인스타그램으로 불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샤오훙수’(小紅書)에 대해 1년간 접속 금지 조치를 시행했다. 이에 중국은 “대만 당국이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5일 자유시보·연합보 등 대만 현지 매체에 따르면 대만 내정부는 샤오훙수가 사기 범죄와 정보보안 문제에 연루됐다며 접근 제한 명령을 발표했다.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대만에서 발생한 샤오훙수 관련 사기 사건은 1706건, 피해액은 4700만 대만달러(약 116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내정부는 이번 조치가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라 사기·가짜뉴스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이번 금지는 영구 차단이 아닌 1년간 적용되며 향후 법규 준수 여부와 디지털 보안 조치 등을 평가해 후속 대응을 결정한다. 정부는 이번 조치로 약 300만 명의 대만 사용자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마스위안 내정부 정무차장(차관 격)은 샤오훙수를 “악의적 플랫폼”이라며 “사용자 개인정보가 중국의 특정 장소로 전송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대만에서는 가상사설망(VPN)을 사용하지 않는 한 샤오훙수 접속이 불가능해졌다.
금지 조치가 알려지자 주 사용자층인 청소년과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사기는 모든 SNS에서 발생하는데 샤오훙수만 금지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일부는 사용 금지보다 미디어 리터러시(매체 이해력)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즉각 반발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국무원 대만사무판공실 천빈화 대변인의 과거 발언을 인용해 “그들은 대만인들이 다양한 경로로 본토에 대한 진실을 아는 것을 두려워하고 양안 간 소통으로 사람들이 더 가깝게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고 비판했다. 천 대변인은 “민진당 당국이 권력을 남용하고 있다"며 "이러한 행동은 필연적으로 대중의 반발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구시보 전 총편집장 후시진도 “대만이 샤오훙수를 금지한 이유는 이 앱을 사용하는 사람이 급증했기 때문”이라며 “그들이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대만 민중과 중국 본토 사용자들의 직접 교류가 늘어나면서 우리의 진정한 모습을 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대만 국가안전부는 지난 7월 샤오훙수 등 샤오훙수가 시스템 정보 수집, 개인정보 수집, 사용 권한, 데이터 전송 및 공유, 생체정보 수집 등 총 15개 항목을 위반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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