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한국프로야구(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키움 히어로즈의 지명을 받은 천안북일고 투수 박준현에 대한 학교폭력 심의 결과가 '학폭 아님'에서 '학폭 행위 인정'으로 뒤집히면서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충남교육청 행정심판위원회는 9일 천안교육지원청이 박준현에게 내렸던 ‘학폭 아님’ 결정을 취소하고 박준현의 행위를 학교폭력으로 인정해 1호 처분인 서면 사과 명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박준현은 삼성 라이온즈 2군 타격코치 박석민의 아들이자 지난달 열린 2026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 지명으로 주목받은 유망주다. 그러나 드래프트 직전 같은 학교 야구부 소속 A군이 “오랜 기간 괴롭힘과 폭언, 따돌림을 당했다”며 학폭 가해자로 신고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당시 천안교육지원청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는 ‘학폭 아님’ 결론을 냈지만 이후 A군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논란이 이어졌다.
학교폭력예방법에 따르면 서면 사과(1호·1~3점)는 가해 학생에게 부과되는 9단계 조치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반면 4호 조치(사회봉사·4~6점) 이상부터는 생활기록부에 기재되는데, 박준현은 반성과 화해 정도 평가에서 ‘매우 높음(0점)’을 받아 총 3점으로 3호(교내 봉사·4~6점) 처분을 피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KBO는 올해부터 신인드래프트 신청자 전원에게 학교폭력 관련 서약서와 생활기록부 제출을 의무화했다. 정부의 학폭 근절 정책에 맞춰 제도적 장치를 강화한 조치였다. 박준현 역시 드래프트 신청 과정에서 ‘학폭 연루 사실이 없다’는 서약서와 생활기록부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박준현은 학폭 의혹 제기에 대해 “아버지도 말씀하셨듯이 야구 이전에 인성이 먼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떳떳하기 때문에 신경을 안 쓰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편 키움 히어로즈는 이미 투수 안우진(24)이 고교 시절 학폭 논란에 휘말려 대한체육회로부터 국가대표 영구 자격 정지를 받았던 전례가 있다. 안우진 역시 서면 사과(1호)와 교내 봉사(3호) 처분을 받고 국가대표 출전이 막히며 군 복무를 마쳤다. 이에 박준현까지 학폭 논란에 연루되면서 키움 구단의 이미지와 운영에도 적지 않은 여파가 예상된다.
박준현 사건은 현재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스포츠윤리센터에서도 조사가 진행 중이다. 박준현과 A군 모두 이번 위원회의 결정에 불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행정소송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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