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 아파트서 40대 투신 사망…"차량서 9세 남아 시신 발견"

"주식 투자로 2억원 잃어" 신변 비관

아들 살해 후 아파트 20층 투신 추정

경찰. 연합뉴스

경기도 용인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과 9세 아들이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찰은 아버지가 아들을 살해한 뒤 투신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11일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55분께 용인시 기흥구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사람이 추락했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당국의 공동 대응 요청을 받은 경찰은 현장에 출동해 아파트 20층에서 떨어져 숨진 것으로 보이는 40대 남성 A씨를 발견해 시신을 수습했다.

이후 경찰은 A씨의 바지 주머니에서 나온 차 키를 토대로 아파트 주차장에서 차량을 찾아냈다. 차량 뒷좌석에서는 A씨의 아들인 9세 B군이 시신이 놓여있었다. B군의 배 위에는 검은색 비닐봉지 2개가 올려져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검안의 소견 등에 따르면 B군의 사인은 ‘경부 압박에 따른 질식사’로 추정된다. 경찰은 이 점을 근거로 A씨가 아들의 목을 졸라 숨지게 한 뒤 아파트에서 투신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이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A씨는 사건 당일 오후 특수학교에 다니는 아들을 자신의 차량으로 하교시킨 뒤, 예전에 거주하던 아파트로 이동해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곧바로 아파트 상층부로 올라가 뛰어내린 정황이 확인됐다. 아들을 데리러 간 시점부터 사건 현장까지 이동하는 과정에서 제3자의 개입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최근 가족에게 “주식 투자로 2억 원을 잃었다”며 신변을 비관하는 취지의 말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남성이 경제적 어려움 등을 비관해 투신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아들의 정확한 사망 시점과 장소, 경위 등에 대해서는 추가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