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행정실장으로 부임한 이후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 진단을 받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공무원에 대해 법원이 공무상 질병을 인정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재판장 최수진)는 A씨 유족이 인사혁신처장을 상대로 제기한 순직유족급여 불승인 처분 취소 소송에서 지난해 10월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A씨는 지방교육행정공무원으로 2022년 1월 B학교에 행정실장으로 부임했다. 그는 실장직을 맡은 이후 상당한 업무 부담을 느꼈고, 같은 해 3월 병원에서 우울증 진단을 받아 질병 휴직에 들어갔다. 이후 7월 복직해 한 도서관으로 발령을 받았지만, 복직 한 달 만에 도서관에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A씨 유족 측은 같은 해 9월 “A씨가 업무 스트레스로 인해 우울증이 악화돼 자살을 했다”며 인사혁신처에 순직유족급여를 청구했다. 그러나 인사혁신처는 2024년 3월경 “A씨의 업무수행 내용 등을 고려할 때, 사망에 이를 만큼의 업무상 요인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이에 유족 측은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유족 측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의 사망과 공무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는 지인과 가족들에게 업무와 관련된 고충을 자주 토로하는 등, 업무상 상당한 부담을 받고 있었다”며 “B학교 행정실장 부임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우울증 진단을 받았고, 상담 과정에서도 ‘실장 업무가 너무 힘들다’, ‘업무가 낯설다’는 등의 표현으로 스트레스를 호소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A씨는 회계, 시설관리 등 행정 업무를 총괄하는 부서 책임자 역할을 처음 맡은 상황이었고, 부족한 업무 경험을 메우기 위해 실장 부임 직후 시간 외 근무를 하기도 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재판부는 “A씨가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지속적으로 정신과 진료를 받은 이력이 있어 스트레스에 취약한 면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행정실장으로 부임하기 전까지는 자살 사고가 반복적으로 나타났다고 보기 어렵고, 당시 우울증 정도도 비교적 심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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