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의 일본 여행 자제 기조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일본 유통·관광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18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 아사쿠사의 대표 관광지 센소지는 지난해 11월 중국 정부가 방일 자제 분위기를 본격화한 이후 중국인 관광객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다. 통상 춘제(중국 설)를 전후한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는 중국인 관광객으로 붐비는 시기지만 올해는 예년과 다른 양상이 이어지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감소는 곧바로 백화점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12월 기준 J프론트리테일링이 운영하는 다이마루 오사카 신사이바시점·우메다점·교토점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6~8% 줄었다. 마쓰야의 도쿄 긴자 본점 매출은 11% 감소했고, 아사쿠사점은 20% 줄었다. 다카시마야도 중국인 고객 매출이 35% 감소했다.
실적 전망은 더욱 어둡다. 중국발 항공편 감편이 이어지면서 주요 백화점들은 지난해 12월부터 오는 2월까지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J프론트는 해당 기간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53%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고 마쓰야는 81% 급감을 예상했다. 닛케이가 상장 소매업체 65곳을 집계한 결과 백화점 업종의 영업이익은 평균 24%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인 관광객은 일본 인바운드 소비의 핵심 축이었다. 2024년 기준 방일 중국인의 소비 규모는 약 1조 7000억 엔(한화 약 15조 8701억 원)으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 소비의 21%를 차지했다. 특히 백화점에서는 고급 화장품, 명품 시계, 보석 등 고가 상품 구매 비중이 높아 다른 유통 업종보다 타격이 크다는 평가가 나온다. UBS증권은 올해 방일 중국인의 소비가 전년 대비 절반 수준으로 줄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고 다이와증권은 약 30% 감소를 예상했다.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외교적 긴장도 작용했다.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대만 유사시 일본의 개입 가능성을 언급한 이후 중국 정부는 자국민을 대상으로 일본 방문과 유학에 대한 자제 분위기를 강화했다. 이후 중국 항공사들의 일본 노선 운휴와 감편이 이어졌다.
일본 백화점들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전략 수정에 나섰다. 다카시마야는 싱가포르에 이어 태국과 베트남 매장에서도 단골 고객에게 VIP 카드를 발급해 일본 방문 시 면세 절차를 우선 제공하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J프론트는 중국 외 지역에서도 인기가 높은 일본 엔터테인먼트 상품 취급을 확대하고 있다. 마쓰야는 영어 등 다국어로 화장품 할인 정보를 SNS를 통해 적극 알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로 오버투어리즘이 완화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든 이후 “거리가 한결 쾌적해졌다”, “쓰레기와 소음이 줄었다”는 현지 주민 반응도 SNS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다.
일본 정부와 관광업계는 특정 국가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방향으로 관광 구조를 재편할 방침이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다양한 국가의 관광객이 일본을 찾을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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