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화성
애리조나 대학과 NASA의 고다르 우주비행 센터의 과학자들은 ‘케르베루스의 와(窩)’라고 하는 균열지역의 아래에 위치한 메사(정상이 평평하고 벼랑으로 둘러싸인 지형)에 관한 화성 사진을 연구했다. 눈물 모양인 메사의 둥근 끝부분은 경사지형을 형성한다(위 사진 참조). 과학자들은 그 위쪽의 균열지역에서 쏟아져 내린 물이 이런 지형을 형성했다는 결론을 내린다. 또한 흘러내린 물이 다공(多孔)의 용암석 안으로 스며들어 얼음의 형태로 아직도 남아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백색 화성
미 지질연구소의 호프만을 비롯한 연구원들은 화성의 거대한 분화구인 헬라스 분지 주변을 연구하면서 분지의 가장자리에 있는 말리아 용암평원과 헤스페리아 용암 평원이 주변보다 수 백 미터나 낮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두 평원에는 이 지역에 흔한 삼각형의 봉우리가 없다. 화성의 지각 안에 잡혀 있던 액체와 기체 상태의 이산화탄소가 혼합되면서 침식 작용이 일어났다고 학자들은 주장한다. 화산 활동이 활발한 시기에 바위가 녹은 물이 헬라스 분지의 지표면 위를 서서히 흐르면서 그 아래에 들어 있는 이산화탄소를 가열하여 마침내 폭발이 일어났고 파편들은 흘러가 버린 것이다. 이 주장은 물만으로는 단기간 내에 그렇게 많은 양의 물질을 이동시키지 못한다는 생각에 기초한다.
두 이론은 양립할 수 없는가?
현재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푸른 화성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탐사 대상으로는 푸른 화성이 더 적합하기 때문에 NASA도 이 이론으로 기울어 있다. 얼어붙은 행성보다는 젖은 행성에서 생명체를 찾아 낼 가능성이 훨씬 높다. 하지만 많은 학자들이 물과 이산화탄소 모두 화성의 물 생성화 순환에 중요한 역할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 미 지질연구소의 제프리 카겔은 “오직 한 학설만 옳다고 할 수는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는 화성의 지표 아래에 위치한 물 속에 대량의 이산화탄소가 녹아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화성의 소다수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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