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이 바로 VAST (Virtual At-Sea Training: 해상 가상 훈련)의 모습이다. 이 훈련에서 함포는 실탄을 실제로 발사하지만 목표물도, 섬도 가상이다. 컴퓨터 화면의 가상 목표물을 이용해 해병대 전초 관측병, 해군 포병 및 기타 군인들을 대상으로 실제 목표에 적중 시키는 포사격 연습을 시키는 것이다. 개발에 착수한지 몇 년이 됐지만 VAST는 2002년에 들어서서야 개발에 박차를 가하게 되었다. 해군은 항공모함 전단들이 지난 50년 동안 포사격 연습을 했던 푸에르토리코의 비에쿠에즈섬에 대한 대안을 찾기로 결정하면서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포격 훈련에 대한 푸에르토리코 주민들의 반발은 군으로서는 대외 이미지 측면에서 골치 아픈 문제였다.
지난해 11월, 해군은 멕시코 만에서 이 시스템의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버지니아주 알링턴의 해군연구소의 마이클 더너웨이는 “VAST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비에쿠에즈 섬에서 직접 훈련하는 것보다 장점이 많습니다. VAST를 활용한 훈련에는 돈이 덜 들 뿐 아니라 장비와 인원을 장거리 이동시키지 않고도 목표물을 만들 수 있습니다” 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오늘날 쓰이는 대부분의 포탄들이 장거리용이어서 목표물에 실제로 적중했는 지를 발사지점에서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비에쿠에즈같은 육상의 사격 연습장들은 유도미사일 발사 연습장으로선 너무 좁아 인명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VAST의 가상 환경은 사진을 이용해서 디지털 영상으로 생성한다. 포탄이 목표물 부근의 물위로 떨어지면 GPS(위성항법장치)를 장착한 수중음파탐지 부표가 탄착지점을 정확히 잡아낸다. 그러면 가상 섬의 좌표와 지형을 꿰고 있는 VAST의 컴퓨터는 포탄의 궤적을 거꾸로 추적하여 섬의 표면 통과 지점을 찾아낸다. 수천 킬로 떨어진 곳의 기지에 자리를 잡은 전초 관측병은 목표물을 가격한 포탄의 결과를 알리는 진짜 같은 폭발의 모습이나 솟아오르는 연기를 볼 수 있다.
VAST 훈련의 목표 지역은 반경이 3천 m쯤 되며 바다 어디에나 설치할 수 있다. 이제 미군은 이 시스템을 활용하여 연결된 컴퓨터로 훈련에 참여하는 각군의 합동작전이나 동맹국의 군대와 합동 훈련을 하게 될 것이다. VAST는 옆바람, 안개, 강렬한 햇살, 시정거리의 제한과 같은 요소까지도 시뮬레이션 할 수 있으나 아직은 실제 훈련만큼 완벽한 대안은 못 된다. 해군은 당분간 하와이, 플로리다 등의 사격 훈련장에서 실제의 사격 훈련은 계속하게 될 것이다. - 에릭 아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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