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캐비넷 서너개 크기의 대용량 컴퓨터였던 Cray 2와 같은 성능을 이제는 조그만 TV수상기 정도 크기의 컴퓨터가 발휘한다. 이어 아침 샤워. 샤워장치에서 계면활성제와 향수 등이 복합된 액체가 분산되고 곧바로 드라이 시켜줘 간단히 1분 만에 샤워를 끝내고, 간단히 복합영양소와 노화방지 및 각종 성인병을 예방해 주는 화학성분이 함유된 후레이크를 우유에 섞어 한 잔 마신 후 출근한다.
출근은 고성능 배터리가 내장된 1인승 전기자동차를 타고 가는데 전기 화학기술의 발달로 손바닥만한 배터리로 한번 충전하면 1년 이상을 재충전 없이 사용할 수 있다.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미국 뉴욕에 있는 지사에서 화상전화가 왔다. 뉴욕지사에서 중요한 계약건이 있으니 빨리 와달라는 것.
신소재 개발로 더욱 편리해질 미래생활
뉴욕에 있는 지점을 방문하기 위해 회사를 나온 신물질씨는 대천 앞 바다위에 세워진 초고속 여객기를 타기위해 공항으로 가기 위해 고속자동차를 탄다. 이 고속자동차의 엔진은 세라믹으로 만들어져 30여년 전 길거리를 누비던 금속제 엔진 차보다 연료가 훨씬 적게 든다. 원래 열효율은 엔진의 온도가 높을수록 향상되지만 금속으로 된 엔진의 경우 녹을 염려 때문에 항상 물로 냉각시켜 주어야 했다.
그러나 세라믹 엔진에는 이러한 냉각장치가 필요 없고, 게다가 녹도 슬지 않으며 무게도 훨씬 가벼우면서 수명도 금속엔진의 다섯 배나 된다. 자동차의 차체는 거대 분자계 복합재료이고, 모든 창문도 거대분자 재료로 되어 있어 무게도 가벼울 뿐 아니라 충돌 시 충격 흡수 능력이 뛰어나 안전성도 높아졌다. 뿐만 아니라 이 거대분자 소재는 형상기어 특성을 가지고 있어서 충돌 시 찌그러진 부위에 뜨거운 물만 부으면 원상으로 복귀되는 놀라운 신소재로 되어 있다.
공항에 내린 신물질씨는 컴퓨터로 예약된 뉴욕 행 급행 편 비행기표 두장을 들고, 부산에서 올라온 공장 영업 직원과 함께 비행기에 올랐다. 부산에 사는 이 직원은 초전도 자기부상열차를 타고 30분 만에 공항에 도착했다. 초전도 자기부상열차란 초전도재료로 코일을 만들어 강력한 자장을 발생시켜 열차를 공중에 뛰운 것을 말하는데, 열차바퀴와 레일과의 마찰이 없기 때문에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을 뿐 아니라, 바퀴에서 나는 소음도 사라져 그야말로 쾌적하고 빠른 기차 여행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1986년 세라믹 초전도체가 처음 발견된 이후, 급속적인 발전을 이루어 지금은 상온에서도 초전도 현상을 나타내는 소재가 개발되어 현재 모든 산업분야에 엄청난 변혁이 일어나고 있다. 물론 이 재료도 산화물로 된 세라믹 재료이기 때문에 부서지기 쉬운 단점을 아직 완전히 극복하고 있지는 못했지만, 그 동안 발달된 가공기술에 힘입어 실같은 모양의 가는 전선으로까지 만들 수 있었다. 이 초전도체가 실용화됨으로서 조셉슨 효과라는 초전도체 특유의 성질을 이용하여 극히 작은 자장도 측정할 수 있게 되었다. 조셉슨 효과는 초전도체로 된 두 장의 판 사이에 아주 얇은 절연체를 끼워 넣은 장치에서 나타나는데, 전압이 낮을 때는 두 장의 판 사이에 전류가 흐르지 않지만 전압이 높아지면 전류가 흐르는 현상을 말한다.
주문자형 치료 가능
며칠 전 신물질씨가 두통 때문에 병원서 뇌검사를 한 적이 있는데 이를 위해 초전도체를 이용한 뇌진단기기를 사용하였다. 인간의 뇌에서는 항상 약한 자장(지구 자기장의 10만분의 1정도)이 나오는데, 이 장치를 이용하면 정신상태에 의해 시시각각으로 변화하는 뇌의 자기장을 검출해 병의 진단뿐 아니라 뇌의 연구에 엄청난 도움을 얻을 수 있다. 또 초전도체 덕분에 컴퓨터 단층촬영기(CT)도 획기적으로 발전했다. 더욱이 21세기 초반 게놈프로젝트에 의해 완전히 인간의 유전자가 밝혀지고 20년후 인간의 유전자의 기능이 완전히 밝혀 짐에 따라 질병을 분자단위로 주문자 치료가 이루어지게 됐다.
특히 화학에서 구조 확인으로 쓰이는 핵자기공명기(NMR)의 발전이 초전도체의 발전에 따라 급격히 발전되어 이 장치로 몸 안에서 일어나는 모든 화학반응을 손바닥 들여다 보듯이 볼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강력한 컴퓨터의 도움을 받아 이 NMR로 인체를 측정하면 자동적으로 이에 대한 치료약이 제시되고, 이것을 화학자들이 자동 합성장치로 측정하여 환자에게 투여할 수가 있다. 즉 주문자형 치료가 가능해지게 된 것이다.
마하 25비행기 탄생
신물질씨는 값은 비싸지만 급행편을 선택했다. 비행기도 급행과 완행으로 나뉘어져 있어, 급행을 타면 뉴욕까지 2시간이면 갈 수 있게 되었다. 뉴욕 지사장이 교통사고를 당했다는 소식을 듣고 비싸지만 급행편으로 가기로 한 것이다. 이 비행기는 1980년 말, 미 국방성과 NASA가 주축이 되고, 여러 기업체가 같이 참여하여 개발했던 X-30이라고 불리는 비행기의 후속모델이다.
그 당시 제일 빠르다던 초음속 여객기 콩코드와 비교하면 획기적인 발전이다. 일반여객기와는 달리 X-30은 스페이스 셔틀이나 인공위성처럼 대기권 밖으로 나간 후 최고속력 2,700㎞(마하 25)로 비행했다가 다시 대기권으로 진입하는 방식으로 운항한다. 다시 말해서 고공 18㎞에서 나는 콩코드에 비해 X-30은 그 10배인 지상 180㎞에서 비행하도록 설계된 것이다.
이 때 비행기는 대기권 진입시 공기와 마찰을 일으키게 되고, 따라서 기체의 표면은 1,300도 이상이 되므로, 기술적으로 가장 어려운 점은 이러한 고온에서도 잘 견딜 수있는 재료의 개발이었다. 금속재료는 공기와 쉽게 반응하여 산화되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다. 따라서 표면부는 세라믹 재료로 열과 산화를 방지하고, 중간에는 탄소섬유로 된 복합재료로 고온강도를 높여주며, 내부에는 가벼우면서도 높은 강도를 유지할 수 있는 티타늄과 알루미늄의 혼합물 재료를 개발해 이 비행기를 완성했다. 마하 25의 힘을 낼 수 있는 소형 로켓 분사구에는 물론 세라믹이나 복합재료가 사용되었다.
50년후 의술 획기적 발전
뉴욕에 도착한 신물질씨는 뉴욕 지사 사무실로 서둘러 가다가 그만 교통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급히 후송되었다. 그런데 의사로부터 두 다리를 크게 다쳐 무릎부분을 절단 할 수밖에 없다는 비보를 전해 듣고 크게 낙심했는데, 의사는 신물질씨를 이렇게 위로했다. “요즘은 생체용 재료가 발달해서 완전하지는 못하지만 두 다리를 절단해도 목발없이 걸을 수도 있고 또 뛰어다닐수도 있습니다.” 의사의 말을 빌면 무릎과 발목은 가벼우면서도 강한 티타늄 합금으로, 정강이 부분은 탄소섬유와 수지로 된 복합재료, 그리고 몸체와의 연결 부위는 유연하지만 강도가 높은 폴리에틸렌으로 만든다고 한다.
제일 어려운 부분은 발인데 체중을 모두 지탱하면서도 스프링처럼 탄력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이 부분은 플라스틱 신소재로 만들게 된다. 의사는 더욱 놀라운 말을 했다. “사실은 제 오른팔도 팔꿈치부터 의수랍니다.” 컴퓨터 칩이 내장되어 있는 복합재료로 된 오른팔을 들어 보이며 손가락을 자유자재로 구부리는 것이 아니가? 팔에 전해지는 뇌의 명령을 내장된 컴퓨터가 인공 손과 손가락에 전달한다고 한다. 악수할 때 약간 이상했지만 그 이상은 눈치채지 못했는데, 꼭 진짜같이 움직이는 의사의 손을 보며 신물질씨는 놀랬다. “세상 참 많이 변했군.”
이야기는 비록 가공으로 꾸몄지만 실현 가능성을 생각해볼 때 전혀 허무 맹랑한 공상 과학 소설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심지어는 50년 후 이보다 더 발달된 문명사회가 자리잡고 있을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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