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재료도 마찬가지. 철은 강도가 높으면서도 비용이 저렴한데다 용접과 가공이 쉬워 교량을 건설하는데 최고다. 하지만, 녹이 쓸기 때문에 이상적이지는 않다. 철이 공기에 반응하고 불안정하다는 사실은 화학의 커다란 오점 중 하나다. 필자는 기회만 된다면 알루미늄이 철처럼 저렴하고 쉽게 용접되는 세계를 설계하고자 한다.
소년시절 탈랍주조법에 쓰일 금속을 찾아 헤맬 때 내가 시도한 모든 금속에 대해 이와 같이 생각했다. 나는 쉽게 용해되어 주형에 잘 흘러들어가면서도 산화가 되지 않고 무엇보다도 마르코즈 고철상에서 값싸게 구할 수 있는 그런 금속을 원했다. 어린이들에게 최고의 주물금속인 주석은 마지막 요구조건에 어긋나서 제외되었다.
납은 상당 부분 요구조건과 일치하고 폐품에서 구할 수 있지만(자동차 배터리), 유독성이 너무 강하다( 이 점 때문에 사용할 때마다 염려스러웠다). 알루미늄도 제외되었다. 왜냐하면 정밀한 주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당시 원재료로 낡은 덧창문이 아니라 피스톤을 사용했어야 했다. 피스톤은 주형으로 만들어져 도움이 되는 합금을 함유하고 있다.
결국 아연으로 결정했다. 주방 레인지로 간신히 녹일 수 있었다(420도). 그 때 어머니가 외출한 덕분에 프로판 토치로 이 작업을 하는 걸 어머니는 모르셨다, 게다가 지붕철판처럼 비용도 저렴했다.
나는 파리스 반죽과 양초 밀랍을 이용하여 조그마한 주물을 여러개 만들었다. 회반죽을 밀랍 원판에 부은 후 토스터 오븐에서 밀랍을 구워 주형을 제작했다(큰 주형은 주방용 오븐이 필요하고 어머니의 외출시간도 길어야 했다, 왜냐하면 연기가 나기 때문이다).
나는 어설프게나마 지침서 없이 탈랍주조법을 해냈다. 아마도 6천여년 전의 방법과 비슷하리라. 고대 메소포타미아(현재 이라크)인들이 점토와 숯불을 이용하여 이 방식을 고안했다. 본질적으로 그들도 나처럼 주위에서 찾을 수 있는 최선의 재료를 이용하였다. 지하실 한 켠, 용해된 아연으로 가득 한 항아리를 보고 있노라면 책을 보고 그들의 방식을 모방하는 것보다도 이렇게 하는 것이 그들에게 더 가까이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정신으로 나만의 테크닉을 갈고 닦고 있다. 다음 달, ‘현대적 원시방법: 전자레인지로 금속을 녹이는 방법’을 소개한다.
1. 주물용 수지로 만든 플라스틱 주형에 녹은 밀랍을 부어 소형 원소 주기율표를 만든다.
2. 파리스 반죽으로 밀랍주형에 둘러 주형을 본뜬다.
3. 밀랍이 토스터 오븐에서 구워지는 동안 전기버너로 아연을 녹인다.
4. 녹은 아연을 속이 비어있는 주형에 붓는다.
5. 아연이 식으면 주형을 깨서 금속 주물을 드러나게 한다.
6. 다양한 탈랍주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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