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전기자동차가 시속 300km?

뒤샹의 ‘계단을 내려오는 누드’ 스타일로 변한 피아트의 Multipla처럼 보인다. 8인승, 8륜 자동차로 무게는 3.25t이다. 동력은 84개의 리튬 이온 전지다. 일본 게이오 대학의 히로시 시미즈 교수가 기발한 착상으로 개발한 6.6m 길이의 KAZ(Keio Advanced Zero-emission vehicle)을 주목하자. 아니 적어도 눈길 한번이라도 주자(소형 휴대폰의 경우 렌셀러공과대학을 떠올리는 것처럼 말이다). 일본과학기술공사가 후원하고 4년 동안 400만 달러를 투자한 프로젝트의 독특한 산물인 KAZ는 시속 100km 도달시간이 7초, 400m 도달시간 15초, 최고속도 시속 310km 라는 것을 비롯해 놀라운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한번 충전으로 시속 100km로 320km를 주행할 수 있다. 시미즈는 현재 이 주행거리를 배가하기 위해 연구 중이다.·모든 면에서 사탄의 골프 카트라 할 만하다.·이러한 성능-GM이 자랑하는 연료전지 컨셉트카인 Hy-Wire(Autonomy 섀시를 채용)를 보기 좋게 압도한다 -을 고려해 볼 때, 올 해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KAZ 주문이 두 대 밖에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건 시미즈로서도 기운 빠질 일이다. “만약 100대 이상의 주문이 들어오면 미화 40만 달러에 상용 KAZ를 제작할 예정이었습니다” 라고 이메일로 우리에게 알려왔다.·만약 시미즈가 이런 계산에 착오가 있었다면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에 지나지 않는다.

그의 25년 경력은 일본 공학계의 최고봉이었고 남다른 통찰력으로 무모하리만큼 규칙적이고 체계적으로 새로운 기술을 추구해 왔다. 중요한 것은 전기자동차가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선 표준처럼 된 느리고 볼품없고 조그마한 장치에서 뛰어넘어야 한다는 점.·자동차가 잘 팔리기 위해선 속도기록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했던 헨리 포드처럼 시미즈도 고성능을 추구했다. 또한 포드와 마찬가지로 글자를 따서 프로젝트를 명명했다.

그의 첫 번째 전기자동차인 ‘1978 A 자동차’는 전륜에 납축전지와 두 개의 전기모터가 장착된 스바루 리온의 개조형이었다. 두 번째인 B는 그만의 독창적인 기술인 인-휠(in-wheel) 드라이브 시스템을 소개한 모터사이클이었다. 인-휠 드라이브는 회생제동(브레이크가 걸리면 모터는 발전기로 전환되어 배터리를 충전)식 전기모터, 기계식 브레이크, 토크배가식 기어, 그리고 휠 베어링을 콤팩트한 단일 유닛에 통합하였다. 이 시스템은 모터와 휠 간의 기계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하고 총중량을 줄이며 탑승공간을 확대한다.

휠 합체형 모터는 새로운 게 아니었다. 퀘벡의 테크놀로지스 M4와 같은 몇몇 기업이 프로토타입을 소개했었다. 가장 큰 차이점은 인-휠 시스템으로 전달할 수 있는 출력이었다. KAZ 모터는 콤팩트한 희토류 자기모터(네오디뮴 이온)를 이용하여 10kg·m의 토크를 낸다. 4.588대 1의 기어비를 지닌 1만2천rpm의 모터는 각각 42kg의 단위 중량에서 55kw를 산출한다. 이를 다시 계산해 보자. 8 x 55kw = 440kw, 즉 590마력이다.

“포드는 A에서 T까지 모두 20대를 만들었죠. 저는 전기자동차를 T모델까지 보급시킬 수 있다고 믿습니다”라고 시미즈는 말한다. 또 다른 결정적 기술은 인-휠 컴포넌트리이다. Hy-Wire처럼 KAZ도 84개의 3.75볼트/88 암페어/시 리튬이온전지와 함께 조향, 에어 서스펜션, 그리고 전자제어장치를 위한 다양한 시스템이 채워져 있는 평명 섀시-넥타이 선물상자를 닮은 알루미늄 구조물-를 사용한다. KAZ 섀시의 두께는 5.1인치로 Hy-Wire의 11인치보다 훨씬 작다.



매력적이긴 하지만 KAZ는 왜 그렇게 이상해 보일까?
첨단기술은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전기 리무진만이 KAZ의 비용을 커버하고 고급스러움과 안락함을 정당화하는데 필요한 프리미엄 가격으로 팔릴 수 있다고 시미즈는 말한다. 그래서 깜짝 놀랄만한 8륜 디자인에 휠베이스를 늘렸다고 한다. 이러한 디자인의 장점은 작은 휠과 타이어를 사용하여 승차공간이 크게 늘어난다는 점이다. 또한 중력의 중심이 맨틀에 있는 것처럼 안정된 코너링을 제공한다고 한다. 그리고 KAZ는 휠과 타이어 몇 개가 “외부 충격”에 의해 파손되어도 계속 주행할 수 있다고 시미즈는 말한다. 피해망상에 사로잡힌 임원들이 주목할 만한 특징이다.

KAZ의 스타일링-소위 ‘Minority Report(렉서스의 컨셉트카), 무도회 가다’-은 이탈리아 토리노의 리무진 제작사인 IDEA 연구소가 디자인했다. “처음 시미즈 박사의 프로젝트를 접했을 때 매우 애매한 느낌이 들었습니다”라고 IDEA의 엘레나 코로나는 말한다. “각각 전기모터가 장착되어 있고 모두가 매우 정교한 평행4변형 서스펜션 시스템과 연결된 8개의 휠을 어떻게 손대야 할지 엄두가 나질 않았죠.” IDEA의 해결책은 조향을 6개 휠로 국한하는 것이었다.

앞쪽 두개의 차축은 동조되며 세 번째 축은 중립점이며 네 번째 축은 시속 10km까지 역(逆)동조된다. 전기 파워스티어링은 앞쪽 두 축에서는 기계적으로 작동하며 네 번째 축에서는 전자식 조종 정보 시스템(drive-by-wire)으로 작동된다. 네 번째 축은 앞쪽 두 스티어링 박스의 정보를 감지하는 컨트롤 유닛에 의해 조종된다. 이러한 운동역학적인 측면이 해결되고 나니 이색적인 판금으로 KAZ를 감싸는 일은 비교적 쉬웠다. KAZ의 공기저항계수는 0.30이다.

다음은 무얼까? 판매에 신경쓰지 않는다고 시미즈를 나무랄 수는 없다. 그의 다음 프로젝트는 시속 400km의 기록을 세운 포르쉐 911 타입의 섹스어필한 고급 스포츠카다. 어느 곳이든 ‘일요일엔 레이싱을 하고, 월요일엔 차를 팔아라’라는 속담이 통하는 법이다. Dan Neil은 LA에 살고 있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이다.

제 원
차량 타입8륜 구동, 풀타임 전기, 8인승, 6도어 세단
모터8개의 6상 동조 Nd-Fe 전기모터
출력 각각 74마력
토크 각각 10kg·m
최대속도 1만2천rpm
배터리 84개의 리듐이온전지
전압 각각 3.75볼트
용량 각각 88암페어/시
중량 각각 3.3kg
크기
길이 6.7m
1.95m
차고 1.67m
중량 2,861kg
성능
시속 100km 도달시간 7초
400m도달시간 15.3초
최고속도 시속 310km
주행거리 300km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