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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胚芽줄기세포 배양성공

황 교수팀이 이번 인간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데는 동종간 핵이식 기술이 적용됐다. △신선 배아를 사용하거나 △폐기처분될 냉동잔여 배아를 녹여 이용하는 방법 △ 인간의 체세포 핵을 핵이 제거된 동물 난자에 이식하는 이종(異種)간 핵이식 △인간 난자에 인간의 체세포 핵을 이식하는 동종(同種)간 핵이식 기술 등 4가지 방법 가운데, 인간 난자에 인간의 체세포 핵을 이식하는 동종간 핵이식 기술이 사용됐던 것이다.

신선·냉동잔여 배아로부터 얻어진 줄기세포는 윤리적인 면에서 좀 더 자유스러울 수 있지만 환자에 이식할 때에는 면역거부반응이 생길 수 있다. 또한 이종간 핵이식에 의한 배아줄기세포의 경우 체세포를 제공한 사람의 유전자가 들어가 있지만, 동물의 미토콘드리아 유전자가 제거되지 않아 바이러스 전염 등의 문제 때문에 실제 임상적용에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

공여자 10여명 242개 난자제공
연구팀은 우선 한양대 임상시험윤리위원회에서 연구계획을 승인 받아 10여명의 자발적 난자 공여자로부터 총 242개의 정상난자를 얻었다. 연구팀은 이 난자에서 핵을 빼낸 뒤 난자제공자와 같은 사람의 난구세포(체세포)를 난자에 주입, 핵이식 난자를 만든 뒤 전기자극을 통해 세포융합을 유도했으며, 배반포(복제배아) 단계까지 발육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때 배아복제된 난자는 치료용 줄기세포를 추출할 수 있는 ‘공 모양의 세포덩어리’와 태반으로 형성되는 ‘영양배엽세포’로 갈라지게 된다. 여기서 내부 세포덩어리를 떼어내 배아줄기세포를 확립할 수 있는 배반포단계까지를 ‘치료용 복제’라고 하며, 배반포기 단계의 난자를 여성의 자궁에 이식시키면 이는 `생식을 위한 ‘인간개체 복제’가 되는 것이다.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연구진은 총 30개의 배반포를 얻었으며, 최종적으로 1개의 인간배아줄기세포를 확립했다.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 박세필 박사는 “지금까지 동물의 난자와 사람의 체세포를 섞은 방법으로 배아를 복제해 배아줄기세포를 만든 적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사람의 난자에 본인의 체세포를 넣어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연구결과는 면역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는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해 난치병을 치료할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 과학적 쾌거”라고 말했다.

지난해 6월 이미 성공확인
황우석 교수팀이 이같은 연구성과를 얻어낸 것은 지난해 이미 예견됐던 일이다. 지난해 6월 초순 어느날 오전 7시. 황교수는 50여평의 서울대 수의대 생물공학연구실의 실험실 한쪽 탁자 위에 놓인 광학현미경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 황 교수 뒤편에선 류영준·이유진 연구원 등 그동안 함께 연구에 참여한 연구원 5~6명이 신경을 곤두세우고 광학현미경에 연결된 컴퓨터 모니터 화면을 응시했다. ‘인간 배아줄기세포 복제’. 세계 생명공학계가 그때까지 ‘불가능’이라고 단정했던 새로운 영역이 황교수 연구팀에 의해 개척되느냐 여부가 판가름나는 중요한 순간이었다. 광학현미경 렌즈에 눈을 갖다대는 순간 조그마한 세포들이 둥글게 띠를 이루거나 불규칙적으로 다닥다닥 붙어 있는 것을 뚜렷이 확인할 수 있었다.

황 교수가 체세포복제 기술을 통해 얻은 난자가 삼배엽(수정란이 분열해 인체의 각 기관의 근원이 되는 형태로 나타난 모습)으로 제대로 분화된 것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마침내 해냈다!” 황 교수 마음 속에서는 큰 탄성이 터졌지만 그냥 ‘씩-’ 웃고만 말았다. 마음을 졸이던 팀원들도 미소를 띤 채 옆에서 조용히 박수를 쳤다.

1시간 차이로 세계 최초
불과 2개월 전인 지난해 4월, 생명공학 분야 세계 최고 권위자 중 한 명인 미국 피츠버그대학 제럴드 셰튼 교수는 사이언스지에 현재 기술로는 인간 복제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논문을 실었다. 쥐·양·돼지 등 다른 동물과 달리 인간이 속한 영장류 난자는 복제 후 4세포기 이상 발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황교수는 이미 그해 2월말 인간의 난자와 체세포 핵을 이용해 세포주(cell strain·실험실에서 장기간 배양할 수 있는 성질을 가진 세포 덩어리)를 만들어냈던 것이다. 사실상 배아복제 성공의 길에 접어든 것이다. 그렇지만 황 교수는 어떤 이의도 제기하지 않았고 섣불리 샴페인 마개를 따지도 않았다. 피말리는 시간은 오히려 그때부터였다.

황 교수 실험 결과를 바로 사이언스지에 보냈다. 전 세계 연구자들이 같은 연구를 하고 있었다. 1시간만 늦게 제출해도 2등이다. 2등은 무의미하다. 한 달 후쯤 사이언스에서 연구 내용을 확인하고 싶다는 이메일을 보내왔다. 가슴이 벅차오름을 느꼈다. 그리고 올해 2월 4일, 사이언스는 우리 연구 결과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쉬운 일이 아니었다. 나는 10년 넘게 3~4시간 정도밖에 자지 못하는 생활을 계속해 왔다. 이병천 교수, 강성근 교수 등 동료 교수·박사는 물론 오현주, 김혜수, 김지혜, 전현용 등 10여명의 20대 초·중반의 여성 연구팀원들까지 3년째 휴일과 명절을 반납했다. 윤현수 박사 등 한양대 미즈메디병원 연구진, 문신용 교수를 비롯한 서울대 의대 연구진도 쉬는 날이란 없었다. 그럼에도 논문 이름을 올릴 때 서로에게 공이 있다며 양보했다.

작년 9월 어느 일요일, 황 교수팀과 공동 연구를 진행한 미시간주립대 시벨리 교수가 우리 연구실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는 30여명의 연구원들이 들어차 다니기조차 비좁은 연구실을 보고 놀랐다. 그리고 황 교수팀이 만들어낸 줄기세포를 보고 더 크게 놀랐다. 그는 “기적”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휴일날 대학원생부터 교수까지 출근해 일하는 우리 연구팀을 “군대(Army)”라며 황 교수를 “장군(General)”이라고 불렀다.

인간 개체복제 논란 우려
이번 연구결과는 치료용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과학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복제된 배아를 자궁에 착상시킬 경우 인간복제로 있는 점에서 향후 인간개체복제에 대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과학기술부 세포응용연구사업단 및 세계 각국의 윤리규정을 참고하여 인간개체복제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는 연구방침을 정했고, 한양대학교 임상시험윤리위원회에서 연구계획을 승인 받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난자를 제공한 여성들로부터도 동의를 받았기 때문에 윤리적 문제를 최소화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연구자들조차도 윤리적 안전성에 대해서는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다. 황우석 교수는 “소와 돼지 등 그동안의 복제연구 경험에 비춰볼 때 복제 생명체는 심장중격결손, 간장종대, 뇌수종증 등과 같은 치명적 장기결손 사례가 많이 발생하는 등 과학적으로도 해결해야 할 숙제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 때문에 종교나 철학 이전에 기술적 측면에서도 인간복제의 시도는 결코 용서할 수 없는 범죄행위”라고 말했다.

인공세포질 연구목표 설정
이에따라 그는 “인간 난자를 사용하는데 따르는 사회 및 윤리적 문제 해결을 위해 ‘인공세포질’을 개발하는데 주력하겠다”며 제 2의 연구목표를 설정했다. 인공세포질이란 그동안 줄기세포를 만들 때 사용해 온 인간의 난자를 대신해 사용할 수 있는 생체 물질이다. 인공세포질을 이용하면 복제 줄기세포를 쉽고 편리하게 만들 수 있다는게 황 교수의 설명이다. 황 교수는 “아직 연구 계획 단계이며 구체적인 성과를 보려면 오랜 시일이 걸린다”고 덧붙였다. 공동연구책임자이자 세포응용연구사업단장인 서울대 문신용 교수는 “의학자로서 이번 연구 이외의 대안이 없는지 고뇌와 고뇌를 거듭하다가 고통받는 환자에게 희망을 주고 과학기술의 신기원을 찾아야 한다는 신념으로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인간복제는 反윤리적 행위
이미 구미 가톨릭 교회는 최근 서울대 수의대 황우석 교수팀이 인간배아를 복제하고 줄기세포 배양에 성공했다는 보도에 일제히 비판적 입장을 나타냈다. 교황의 생명윤리 자문을 맡고 있는 엘리로 스그레치아 주교는 최근 바티칸 라디오 방송과의 대담에서 “인간 배아 복제는 자연에 반하는 것이며 치료목적이라고 하더라도 복제된 배아를 버린다는 것은 윤리적 문제”라고 주장했다. 스그레치아 주교는 “마음대로 한 사람을 복제한다는 것이 기괴한 것이라면,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인간 배아를 버린다는 것은 더욱 그렇다”면서 “치료 목적이라는 것이 반드시 바람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어떠한 증거도 현재 없다”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질병 치료를 위해서는 성인의 줄기세포나 탯줄로 충분하다는 증거가 있다”면서 “이른바 치료 목적으로 복제를 주장하는 것은 산업적 관점에서 인간 배아를 마음대로 다루려는 욕구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또한 국내의 교계와 시민단체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이승영 목사)는 지난달 16일 논평을 통해 “하나님의 창조 섭리에 반하는 행동은 인간에게 복이 아니라 큰 화가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이번 연구결과는 과연 불치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에게 희망이 될지 인류에게 보이지 않는 엄청난 재앙으로 다가올지 예단하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생명윤리법 세부화 촉구
언론회는 또 인간 복제의 위험성을 지적하며 “배아를 복제해 치료 목적으로 쓴다고 하지만 이것이 잘못된 목적에 쓰여져 여성의 자궁에 배아를 착상시키면 곧 바로 복제인간이 탄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언론회는 특히 배아 줄기세포를 얻기 위해 생명체인 배아를 파괴하는 ‘생명경시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실제로 이번 실험에서도 16명의 여성이 제공한 242개의 난자에서 30개의 배반포를 얻었으나 배아 줄기세포는 1개만 성공한 것으로 알려져 이에 대한 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언론회 대변인 이억주 목사는 정부가 5억여원의 연구비를 지원했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정부는 이런 민감한 사안에 대해 지원보다는 시급한 ‘생명윤리에 관한 법률’ 세부 사항을 만들어 질병 치료와 인간 복제의 한계선을 분명히 긋도록 해야 한다”며 “특히 과학자들은 생명 윤리를 준수하고 양심에 따라 충실하게 연구하는 자세와 전문가 및 종교단체로 구성된 생명윤리위원회의 견제를 받아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대표회장 길자연 목사) 목회자들도 “생명은 하나님만이 유일하게 창조하실 수 있는 것”이라며 이번 발표가 미칠 사회적 파장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한편 지난해초 클로네이드사의 인간 복제 소동과 함께 조속히 ‘인간복제 금지 관련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되자 정부와 국회는 ‘금지를 원칙으로 하되,희귀·난치병 치료 목적일 경우 예외를 인정한다’는 선에서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을 지난해말 제정한 바 있다.

210여개 인체臟器로 발전기대
과학자들은 그동안 배아줄기세포가 인체의 210여개 장기로 발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이 세포를 특정세포로 분화시키면 뇌질환에서 당뇨병, 심장병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질병을 치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데 노력해 왔다. 이 때문에 이번 연구는 난치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큰 희망을 줄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연구팀은 복제배아줄기세포를 임상적 치료에 적용할 경우 파킨슨씨병, 뇌졸중 및 치매 등 뇌신경질환, 뇌척수손상, 관절염 등 운동장애, 그리고 당뇨병 등의 담도 췌장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세포치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문신용 교수는 “이번 기술을 응용하면 배아나 난자를 이용하지 않고 일반 체세포의 분화과정을 변화시켜 줄기세포를 확보할 수 있는 방법도 개발될 수 있다”고 말했다.연구에 참여한 미즈메디병원 노성일 이사장은 “이번 연구가 기존의 전통적 치료의학에서 세포치료의학으로 바뀌는 전기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242개 난자서 1개 줄기세포 확보
그러나 앞으로 극복돼야 할 문제점도 제기되고 있다. 우선 동종간 체세포 핵이식 배아로부터 치료용 줄기세포를 얻기 위해서는 많은 인간의 난자가 필요하지만, 사람의 난자를 구하기 힘든 게 현실이다. 정상 여성의 경우 1개월에 1인당 10~15개의 미수정 난자가 배출되는 데다, 건강한 난자 채취를 위해서 여성의 동의를 거쳐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또한 이 같은 과정을 거치더라도 배아줄기세포로 배양하기 위한 조건을 맞추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이는 황 교수팀이 242개의 난자에서 30개의 배반포를 얻고도, 정작 배아줄기세포는 1개를 확립하는데 그친데서 알수 있다. 결국 이번 성과는 치료용 배아줄기세포의 가능성을 열었지만, 수많은 각종 난치성 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분화배양기술은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인간배아줄기세포 물질특허
이미 동물복제 연구에서 난자를 눌러짜 핵을 분리하는 기술에 대한 특허를 갖고 있는 황우석 교수는 이번 연구과정에서 또 다른 독창적 기술을 개발, 전세계에 특허를 출원했다. 먼저 체세포 핵을 난자에 이식한 뒤 시간을 두었다가 화학물질을 넣음으로써 세포 융합이 잘 되도록 하는 기술이다. 또 배반포기까지 자라는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자체 개발 배양액도 특허다. 국내외 다른 연구팀이 4~6세포기에서 손을 든 연구를 끝까지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이 같은 독자기술 덕분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특허는 복제된 인간배아줄기세포 자체에 대한 물질특허. 즉 어느 나라 누구든 체세포 복제로 배아줄기세포를 만들어 상업화할경우 황 교수팀에게 로열티를 지불해야 한다. 이 연구가 10년쯤 지나 파킨슨병, 당뇨병, 알츠하이머병 등의 치료에 쓰이기 시작한다면 특허료로 인한 국부 창출은 천문학적 액수가 된다.특허가 등록되기까진 약 2년이 걸리며 소유권은 국가다. 개발자에게는 특허수입의 일부가 인센티브로 주어지는 것이 관행이다. 하지만 황 교수는“돈을 바라고 한 일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수진기자 <popsci@sedaily.com>

줄기세포를 연구하는 이유
줄기세포(幹세포.stem cell)란 신체내에 있는 모든 세포나 조직을 만들어 내는 기본적인 세포를 말한다. 이 줄기세포에는 사람의 배아를 이용해 만들 수 있는 ‘배아줄기세포(복수기능 줄기세포)’와 혈구세포를 끊임없이 만드는 골수세포와 같은 ‘성체줄기세포(다기능 줄기세포)’가 있다. 배아줄기세포에서 ‘배아(embryo)’는 생식세포인 정자와 난자가 만나 결합된 수정란을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수정된 후 조직과 기관으로 분화가 마무리되는 8주까지의 단계를 가리킨다. 배아는 보통 5-7일 동안 세포분열을 거쳐 100-200여개의 세포로 구성된 ‘배반포기배아(blastocyst)’로 발생돼 자궁에 착상하게 되며 계속해서 세포분열과 분화 과정을 통해 인간 개체로 발생하게 된다. 배아줄기세포는 착상 직전 배반포기배아나 임신 8-12주 사이에 유산된 태아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의미하는 것으로, 인간으로 발생하는 세포이기 때문에 인체를 구성하는 모든 세포로 분화가 가능하다.

이 과정에서 줄기세포의 분화를 억제시켜, 210여개 장기로 발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원시세포를 유지시켜 준 상태를 배아줄기세포주(Stem Cell line)라고 한다. 특히 이번에 황우석 교수팀이 개발한 배아줄기세포주는 쥐나 토끼의 난자를 이용하지 않고, 사람의 난자에 본인의 체세포를 넣어 배양했기 때문에 향후 언제든지 특정 세포로 분화시켜 임상치료에 적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점에서 큰 평가를 받고 있다.

따라서 과학자들은 뇌질환에서 당뇨병, 심장병에 이르기까지 많은 질병을 치료하는데 이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 예를 들어 당뇨병을 치료하기 위해 인슐린 생산 세포를 만들어 내거나 척추부상으로 마비된 환자의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신경세포를 길러내는 것이 가능하다고 과학자들은 믿고 있다. 이에 비해 성체줄기세포는 혈액을 구성하는 백혈구나 적혈구 세포처럼 정해진 방향으로만 분화하는 특성이 있다는 게 과학자들의 설명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뇌에서 채취한 신경 줄기세포를 근육세포, 간(肝)세포, 심장세포로 전 환시킬 수 있음이 알려지면서 성체줄기세포를 이용해 다양한 질병을 치료할 가능성도 밝혀지고 있다. 그러나 성체줄기세포는 줄기세포만큼 오래 살아있지 못하는 데다 채취되는 양이 매우 적어 실험실에서 배양을 통해 증식을 유도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세포연구 10년간 1천500억 투입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 일환으로 추진

세계 과학기술계를 깜짝 놀라게 한 황우석·문신용교수(서울대) 연구팀의 ‘인간 배아 줄기세포 배양’ 연구성과를 계기로 새삼 세포연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학기술부는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의 일환으로 지난 2002년 7월 줄기세포 등 세포응용 연구를 위해 ‘세포응용연구사업단’을 구성, 오는 2012년까지 모두 1천520억원(정부 1천240억원, 민간 28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과기부는 2002년 7월부터 1년6개월 동안 세포응용연구사업단에 모두 167억5천만원을 지원했다. 이번 인간배아 줄기세포 배양 성공에 핵심역할을 한 문 교수는 이 사업단의 단장을 맡고 있고 황 교수도 이 사업단의 연구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99년부터 시작된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사업은 과기부가 선진국과 경쟁할 수 있는 전략기술을 선택, 연구개발비를 지원하는 중장기 대형 국가연구개발사업으로, 연구프로젝트별로 민간전문가를 단장으로 연구사업단이 구성, 운영된다. 지금까지 21세기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의 연구개발사업단은 모두 23개가 구성돼 연구중이며 세포응용연구사업단도 그중 하나다.

세포응용연구사업단은 오는 2012년까지 줄기세포의 분화 조절인자 100종 이상을 발견하고 10종 이상의 기능성 세포 분화법을 개발, 난치성 질환을 정복함으로써 고부가 첨단 산업을 육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과기부 관계자는 “이번 황 교수와 문 교수의 세계적인 연구성과는 세포응용연구개발사업단의 연구와도 일부 연계돼 있다”면서 “문 교수의 개별 연구과제에 지난해 12억9천200만원이 지원됐고 이중 5억원 가량이 황 교수의 연구비에 지원됐다”고 말했다.

과기부는 특히 이번 연구에 핵심역할을 한 황 교수에 대해서는 지난 98년부터 2002년까지 우량젖소 `영롱이’와 한우 `진이’의 복제생산에 22억원을 지원했고 지난 2001년부터 올초까지 광우병 내성소 개발에 43억원을 투입했다고 밝혔다. 과기부는 이외에도 오는 2008년까지 이종장기 생산용 복제돼지를 개발하기 위해 지난해 황 교수에게 7억원을 지원했다.

이같은 지원에 힘입어 황 교수는 지난 2002년 복제소 영롱이.진이를 탄생시키면서 국내 생명공학계의 스타로 부상, 세계 과학계에도 명성을 떨치기 시작했다. 과기부 관계자는 “과학기술 연구는 여러분야의 연구성과와 연계돼 있다”면서 “황 교수의 이번 연구성과도 그동안 복제소·광우병 내성소 등 생명공학 연구에서 큰 힘을 얻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권위, 배아복제 특별팀 운영
과기계 법조계 NGO전문가 등 모두 8명으로 구성

국가인권위원회(위원장 김창국)는 배아복제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인 권침해를 예방하기 위해 이달중 ‘인간배아복제 특별연구팀’(TFT)을 구성, 운영에 들어갔다. 이는 최근 서울대 수의대 황우석 교수팀이 세계 최초로 인간배아 줄기 세포 배양에 성공하는 등 배아복제 연구가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박경서 인권위 상임위원을 팀장으로 인권위 내부인사 1∼2명과 과학기술계, 법조계, NGO전문가 3∼5명 등 모두 8명으로 구성될 예정인 이 특별연구팀은 오는 23일 전원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승인을 받은 뒤 활동에 돌입하게 된다. 인권위는 “인간복제를 위한 배아복제연구 금지에 대한 합의는 이뤄졌지만, 질병치료를 위한 배아복제의 금지에 대해선 국내외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며”이로 인한 예기치 못한 위해를 예방할 생명윤리, 안전대책이 필요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특별연구팀은 이에 따라 향후 지난해 11월말 제정된 ‘생명윤리법’을 비롯해 체세포, 핵이식에 관한 각종 법 조항을 검토한 뒤 국내외 판례와 해외실태 등에 관한 실태조사를 토대로 관련 법안에 대한 보완작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특별연구팀은 또 인간배아복제에 관한 깊이 있는 여론수렴을 위해 시민, 사회단체 관계자와 과학기술 전문가 등을 상대로 공청회와 토론회도 병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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