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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출력 테스트의 비밀

로지 오도넬의 집과 앙증맞은 엔티크 상점으로 유명한 나이약 거리 한쪽의 높은 철책 울타리 너머에는 작지만 뉴욕 최고의 포르쉐 레이싱 상점인 드만 모터스포츠가 자리하고 있다. 무더운 토요일 아침, 테니스 코트 크기 남짓한 이 상점은 레이스 준비 또는 판매를 위해 수리와 개조를 기다리는 30대의 포르쉐로 발 디딜 틈이 없다.
귀여운 2리터의 좁은 차체를 가진 작은 포르쉐부터 영광의 상처가 가득한 초기 911에 이르기까지 모든 종류의 포르쉐(앙증맞은 엉덩이를 자랑하는 레이싱카)들이 늘어서 있다.

오늘은 동력계를 테스트 하는 날이다. 온라인 포르쉐 게시판을 통해 알게 된 우리 10명의 친구들에게 있어서 가장 큰 과제는 이 가게 주인인 릭 드만의 동력계를 빌리기 위해 각자 100달러씩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우리 포르쉐의 마력을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서다. 동력계는 일반적인 자동차 대리점이나 수리 센터에서 볼 수 있는 물건이 아니다. 자동차의 구동장치(섀시 동력계의 경우) 또는 실험실에서 노출된 엔진(엔진 동력계의 경우)에 가해지는 부하를 측정하여 마력으로 변환하는 고가의 장비이다.

전통적인 섀시 동력계는 대형 회전 스틸 드럼형이다. 이 동력계는 깊은 구덩이 안에 대형 드럼통을 옆으로 뉘어놓은 것과 같다. 자동차를 드럼 위에 고정시켜 놓고 타이어가 드럼을 회전시키도록 한다. 그리고 자동차가 드럼의 관성을 극복하고 여러 단계의 속도로 가속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마력 그래프로 변환하는 것이다.

상당히 유용하긴 하지만 엔진의 미세한 성능 차이까지 감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대형 드럼의 관성이 마력 그래프를 완만하게 하기 때문이다). 또한 ‘자동차를 동력계에 얼마나 단단히 고정시켰는가’와 같은 변수가 너무 많이 존재한다.

정확한 동력 테스트의 한계
자동차를 단단히 고정시키지 않으면 타이어가 150마일로 회전하는 상태로 동력계에서 미끄러져 버릴 위험이 있다는 건 말할 필요도 없다. 최악의 경우 코베트나 바이퍼와 같은 자동차가 기술자나 행인, 상점 벽을 덮칠 수도 있는 노릇이다. 하지만 드만의 동력계는 이것과는 완전히 다르다. 작고 이동이 간편하며 컴퓨터로 제어되는 ‘다이나팩’이라는 뉴질랜드제 장치이다. 가격은 5만6천달러이며 4륜 구동용은 더 비싼 가격에 판매된다. “한 사람당 100달러만 내면 빌릴 수 있다고.” 드만이 웃으며 말했다.

본격적인 테스트 돌입
기숙사의 소형 냉장고 크기의 상자 두 개가 바퀴를 제거한 자동차를 들어올려 허브 스터드(hub stud)에 스플라인 익스펜션를 장착할 수 있도록 한다. 스플라인은 동력 흡수 장치(Power Absorption Unit)라는 각 상자의 소켓에 부드럽게 맞물리고, 자동차는 수직으로 세워진 채 이 두 개의 PAU에 의해 공중에 매달린다. 자동차가 가속하면(EPA 시내 주행 코스가 아니라 건물 바닥에서 말이다) 익스펜션 샤프트가 수압 펌프를 회전시킨다. 엔진은 한 쌍의 펌프에 최대 부하를 가하게 되고, 컴퓨터는 회전속도(rpm)에 대해 수압을 측정하여 단위 시간당 작업량을 측정한다. 다시 말해, 마력을 측정하게 되는 것이다.

6-7초간 자동차 한계점 확인
자, 물리 공부는 이쯤 해두고, 동력계 테스트는 어떻게 되었을까? 부두교 주술 인형은 저리가라 할 정도로 몸 여기저기를 피어싱한 번들거리는 머리의 소년에서부터, 노란색 파스텔톤 폴로셔츠를 입고 양말을 신지 않은 채 신발을 신은 완벽한 버뮤다풍 대학 초년생에 이르기까지 모든 이들이 자동차와 함께 자기 차례를 기다렸다. 아, 그리고 면책 합의서에도 서명해야 했다. 엔진이 폭발하더라도 드만씨를 고소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각서였다.



각서에는 “나는 동력계상에서 자동차를 시운전할 경우에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위험에 대해 들었습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뭐, 사실 위험성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듣지 못했지만 말이다. 그렇다면 릭, 그 위험이란 대체 뭐죠? “말하자면, 사고가 발생하면 지금의 멋진 외관은 하나도 남아있지 않을 거란 말이지.” 릭의 대답이다. “우린 6-7초 동안 자동차에 한계점까지 부하를 가할 거니까.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큰 위험은 생각했던 것보다 마력이 나오지 않으면 돈을 더 들여서 마력을 높이려 하게 된다는 점이지.”

맞는 말인지도 모른다. 어쨌든 세 번의 테스트를 시작하기 전에 파편 위험 지역 밖으로 물러나야 한다는 점은 잘 알아들었다. “181..179...177...” 그의 조수가 계측실의 컴퓨터 모니터에 그래프로 표시된 마력을 읽어 주었다. 따라서 결과는 완전히 공개되어 자랑거리가 되는 것이다. 섀시 동력계는 바퀴에서 마력을 측정하기 때문에 엔진의 실제 수치를 표시하기 위해서는 결과를 계산하여 마력으로 변환해야 한다.
시보레가 커벳의 390마력을 광고했을 때, 이 회사는 아스팔트 손상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크랭크축 손상 요인에 대해서만 언급했다. 구동장치의 각 구성요소(클러치, 변속기, 구동축, 유니버설 조인트, 차동 장치, 차축, CV 조인트, 타이어의 고무)로 전달될 때마다 자동차의 동력은 조금씩 소실된다.

크랭크서 276마력 기록
FR(Front-engine, Rear-drive: 앞엔진 후륜 구동) 방식의 포르쉐(924, 928, 944)의 경우 지면에 동력이 전달될 때까지 피스톤 출력의 25%가 낭비된다. 반면 RR(Rear-engine, Rear-drive: 뒤엔진 후륜 구동) 방식의 911은 15%밖에 낭비되지 않는다. 이는 911의 작은 동력 장치 덕분이다(페르디난트 포르쉐가 알고 밝힌 다른 한 가지 요인은 동력장치를 잘 일체화시켜 결합한 것이다).내 차례는 마지막이었고, 난 그때까지 다른 사람들이 모두 돌아가기를 바랬다. 하지만 내 바램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내가 개조한 83년식 911SC에 탑재된 희한한 장치들이 얹힌 엔진을 보기 위해 남아있었다.
“카뷰레터입니다.”라고 그들에게 말해 주었다. 드만은 자동차에 올라타고는 한계점이 몇이냐고 물었다. 나는 “7천500.”이라고 대답했다.

낡은 엔진의 더 큰 가능성
일반적으로 판매되는 911의 회전수보다 1천이 높은 수치이다. “하지만 한 번도 그렇게 높은 회전수를 시도해 본 적은 없었죠.” 드만은 7천200이면 충분할 거라고 결정했다.테스트는 1분 만에 끝이 났다. 동력계의 수압 펌프가 부하를 전달하기 위해 클러치를 떼고 엔진이 일시적으로 정지된 후, 내 귀여운 포르쉐는 세 번에 걸쳐 최대 출력에 도달했다. 다행히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다. “232.7, 233, 234.6” 괜찮은 출력이었다. 15%의 손실을 계산하여 크랭크에서 276마력을 기록했다.

나의 최고 기대치보다 6이 높은 값이었다. 드만이 출력해 준 그래프에서 일부 튜닝 결과와 카뷰레터 분사가 훌륭했음을 알 수 있었고, 이 낡은 엔진 어딘가에 더 큰 가능성이 숨어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몇 달 후에 나는 기본 공기식 아이들 제트 엔진(air and idle jet)을 가지고 드만의 가게를 다시 찾았다. 오전 내내 조작과 동력계 테스트를 반복한 후, 그는 6천 100rpm에서 290마력의 출력이라는 결과를 내게 선사했다. 400마력이 SVT 무스탕이나 500마력의 바이퍼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20년된 2천500파운드 중량의 자동차로서는 대단한 수치이다. 나는 테스트 결과에 만족하며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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