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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사이트에 조작된 위조사진기술 실체해부

다음 중 변조되지 않은
사진을 구별해 낼 수 있는가?

웹에는 농담과 조작, 그리고
보다 지능적인 가짜들이
판을 치고 있다. 이를 구분해 낼
툴 개발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경쟁적으로 진행중이지만
현재로선 봤다고
다 믿어서는 안된다.


랜스 코퍼럴 테드 “조이” 부드로 주니어는 따분했다. 2003년 여름 이라크에 있던 그는 미군이 철수하고 폭동의 소용돌이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할 때여서 먼지 투성이 험비 트럭을 몰고 사막을 신나게 돌아다니기가 어려웠다.

기지 후문에서 빈둥거리며 이라크 주민들과 어울리던 부드로는 “해병대를 환영합니다”라고 마분지에 써서 꼬마들에게 주고는 함께 포즈를 취하고 웃으면서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그는 이 사진을 모친과 사촌, 몇몇 친구들에게 보내고는 까맣게 잊어버렸다. 지루함은 계속됐지만 사진은 그대로 끝난 게 아니었다.

이 이미지는 인터넷을 떠돌다가 어떻게 된 일인지는 모르지만 블로거들의 수중에 넘어가서 마분지에 적힌 내용이 이렇게 바뀌어 버렸다. “Lcpl 부드로가 우리 아빠를 죽이고, 누나를 임신시켰다.” 네티즌들은 부드로가 영어를 읽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짖궂은 장난을 한 것으로 생각하고는 해병대에 둔감하고, 무지하거나 멍청한 일이라고 항의 메일을 보냈다. 미국-이슬람 연합회는 이 사진을 우연히 발견하고는 조사를 요구했다.

거의 같은 시각 보수적인 웹사이트인 freerepublic.com의 포럼란에 또다른 이미지가 게재되었다. 이제 내용이 “Lcpl 부드로가 우리 아빠를 구한 다음 누나를 구출했다”고 바뀌어 있었다. 이로 인해 논쟁이 일었다. 같은 이미지에 글의 내용만 다른 것들이 여러 가지 나타났는데, 한 사진에는 내용이 지워진 채 사진 조작이 얼마나 쉬운지 보여주었고, 또다른 사진에는 “아빠가 자폭 공격으로 죽고 내게 남은 건 이 종이 쪼가리 뿐”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 즈음 25세의 부드로는 이라크 여행을 마친 후 루지애나 호우마에 있는 고향으로 돌아와 있었다. 그런데 한 해병대 신병이 “우리 아빠를 죽였다”는 문제의 사진을 프린터로 뽑아 부드로가 근무하는 지역 모병관 사무실로 가져와서야 난리가 난 것을 알게 되었다. 곧 그는 국방성의 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그는 군법재판을 받을까봐 두려웠다. 몇 달 후면 자기 운명을 알 수 있게 될 것이다.

디지털 조작 사진의 희생자가 되어 인터넷에 떠돌아다닐 가능성은 번개에 맞을 확률처럼 희박하긴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는 누군가가 저렴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해 사진을 손질해도 발견해 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이러한 가짜 사진들은 대부분 해롭지 않아 45kg짜리 집고양이나 헬리콥터를 공격하는 상어들 사진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날조된 내용은 그럴듯할 경우 해를 끼칠 수 있다.

2004년 대선 유세 기간중 젊은 존 케리가 미국의 베트남 참전을 비난하던 제인 폰다와 연단에 함께 있는 사진이 인터넷에 유포되어 선거전에 악영향을 주었다. 결국 이 사진은 두 사진을 합성한 것으로 밝혀졌지만 그 당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케리에게 등을 돌렸을지는 알 수가 없다. 한편 정치가들은 나름대로의 목적을 위해 사진 조작을 하기 시작했다. 올해 7월 뉴욕시 시장 후보인 버지니아 필즈가 자신의 지지자층 폭이 넓다는 걸 과시하기 위해 홍보용 사진에 두 명의 아시아인 얼굴을 추가한 사실이 밝혀졌다.

“누구나 싼 가격에 고품질의 디지털 카메라를 사고, 웹사이트와 이메일이 널려 있고 포토샵은 사용하기 쉽습니다; 2004년에는 처음으로 디지털 카메라 판매가 기존의 필름 카메라 판매량을 앞질렀습니다.”라고 다트마우스 대학 컴퓨터 과학자이자 디지털 법의학이라는 신생 분야의 주요 연구원인 해리 패리드가 말한다. “결국 점점 더 수준높은 디지털 조작 건이 발생할 겁니다. 이젠 보고서도 믿을 수 없게 된 거죠. 사실 눈에 보이는 게 대개 무의미하죠.”

운전면허증이나 보안 카메라, 직원 신분카드 및 다른 디지털 이미지들이 모두 확실한 증거의 토대가 된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문제의 심각성을 알 수 있다. 이런 것들이 쉽게 위조될 수 있다는 게 큰 문제지만 아마도 더 큰 문제는 이 문제점을 인식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고, 이를 알리려는 사람은 더더욱 없다는 점일 것이다.

이미 발생하지 않았다면 머지 않아 모든 이미지들이 의심을 받게 될 것이다. 가짜 이미지들은 결국 탄로가 나더라도 대중들의 의식에 스며드는 잠재력이 있다. 그와 마찬가지로 가짜가 퍼지면서 아부 그라이브 감옥에서의 가학 사진 같은 진짜 증거가 믿지 못할 자료로 폄하될 수도 있다.

배심원 제도에도 문제가 발생해 조작된 사진으로 무고한 사람이 피해를 입고 범죄자가 풀려나거나 대혼란이 야기되어 버릴 수도 있다. 아동 포르노 사진을 보유했다가 체포된 사람들은 그 사진들이 진짜 아이들이 아니라 컴퓨터로 만들어낸 것들이고, 그런 포르노 사진을 만든다고 해서 피해를 입는 아이는 없다고 주장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당국에서는 컴퓨터 그래픽 아동 포르노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최근 펜실바니아의 한 민사 사건에서 원고인 마이크 손시니는 보험회사가 디지털 사진을 조작, 그의 차가 사고 전에 파손되어 있었던 것처럼 보이게 해 보험금 전액을 지불하려 하지 않는다고 재판을 신청했다.

가짜가 퍼지면서 아부 그라이브 감독에서의 가학 사진 같은
진짜 증거가 믿지 못할 자료로 폄하될 수도 있다.


코네티컷에서는 유죄 판결을 받은 한 살인범이 그의 치흔과 대조해보기 위해 희생자가 물린 자국을 컴퓨터로 보정한 이미지를 인정할 수 없다고 지방법원에 항소했다가 기각되었다. 또 메사추세츠의 한 사건에서는 경찰관이 관할 경찰서의 증거실에서 마약과 돈을 훔쳐내 집에 숨겼다고 기소되었다. 배우자 학대 혐의로 그를 기소한 부인은 증거물을 촬영해 남편에게 증거로 제시하며, 그가 훔친 물건들을 폐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제 남은 증거라고는 누군가 원한 관계가 있는 사람이 찍었을지도 모르는 디지털 사진들 뿐이었다. “이런 사건이 곧 다반사로 일어날 겁니다.”라고 뉴욕 법과대학 교수인 리처드 셔윈이 말한다. “그런데도 법조계에서는 아직 아무런 관심을 갖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극소수의 연구원들만이 디지털 법의학 분야 연구에 전념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완벽하진 않지만 효과적인 위조 발견 기법들이 등장하며 가시적인 발전이 이루어지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미지 조작을 막고 합성 흔적을 찾아낼 소프트웨어와 보안 카메라, 내장형 워터 마크를 개발하고 있다.

어도비와 마이크로소프트사도 연구 자금을 지원하고 있지만 기초 연구는 대부분 법 집행 기관들과 군에서 추진중이다. 이 기관들은 직접적인 피해에 이미 노출되어 있기 때문이다. 증거를 손상되지 않은 채로 보존하는 게 법 집행시 무엇보다 중요하고, 군은 이라크나 아프가니스탄 같은 곳으로부터 오는 이미지들의 정확성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사진의 인물이 진짜 오사마 빈 라덴인지, 흐릿한 비디오에 찍힌 게 미국 병사들이 맞는지 어떻게 알겠는가?

하지만 패리드와 다른 전문가들은 자신들이 결코 이기지 못할까 우려하고 있다. 사진 조작을 가능케 해 주는 기술들은 이를 밝혀내려는 시도만큼이나 빠르게 발전할 것이다. 위조범들의 기술이 고도화되기 때문이다. 유일한 현실적 목표는 조작 방지와 탐지 기술을 계속 정교한 수준으로 유지해 아무리 철저하고 교묘한 변조도 방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이라고 패리드는 믿는다. “어떤 바보라도 그런 짓을 할 수 없게 만들 겁니다.”라고 그가 말한다.

사진 위조는 오래전부터 시도되어 왔다.

1870년대에 “영혼 사진”이 유행했는데, 사랑하는 죽은 사람의 이미지를 강신술에 참석해 찍은 살아있는 친족 사진과 합성해 영계의 증거로 사기꾼들이 나눠주던 것이었다. 냉전기간중 러시아와 중국 정부는 선전용 가짜 사진으로 악명이 높았다. 의혹을 산 관리들이 공식 사진에서 제거되는 게 다반사였다. 하지만 사람의 눈은 쉽게 속일 수 없다. 패턴 인식에 익숙해져 있는 사람은 미묘한 불일치도 쉽게 찾아낸다. 입증 전문가들은 빛이나 그림자, 음영의 차이 같은 이상한 부분, 즉 비정상적인 원근법이나 어떤 사람의 머리가 다른 사람들의 머리보다 비정상적으로 큰 잘못된 비례 등을 찾는다. 하지만 오늘날 사진들의 디지털 특성 덕분에 마우스 클릭 몇 번으로 고품질의 사진 변조를 해 사람들의 눈을 속이기가 더할 나위없이 쉬워졌다.

디지털 카메라에는 셀이라는 미세한 센서들로 덮인 광감판이 있어서 셔터가 열리면 광자를 받아들인다. 셀들이 양동이에 담긴 빗물방울처럼 광자들을 모아 전하로 변환하면 이 전하들이 증폭되면서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형태로 바뀐다. JPEG, TIFF, RAW 같은 모든 디지털 이미지 포맷에서 사진은 단순히 0과 1의 열들로 이루어진 데이터 파일에 불과하다. 프로그램은 TV가 디지털 케이블이나 위성 신호를 동영상으로 변환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 2진 코드를 그림으로 전환시킨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널려 있다. 어도비 포토샵은 500만 카피가 등록되었고, 아이포토는 모든 애플 컴퓨터와 번들로 제공되며, 피카사 2는 구글에서 무료로 구할 수 있다. 이 소프트웨어는 원래 데이터를 해석할 뿐만 아니라 불필요한 배경 요소를 삭제하거나 이미지의 원하는 부분만 확대해 색을 조정하는 등 다양한 변형도 할 수 있다. 이런 성능은 점차 향상되고 있다.

포토샵 CS2 최근 버전에 있는 “소실점” 기능을 사용하면 이미지들을 합칠 때 원근을 보정하는 특수 작업을 대폭 단순화할 수 있어 합성한 사진이 보다 사실적으로 보이게 된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익히기도 어렵지 않다. 마이크로소프트 워드 같은 워드 프로세싱 프로그램으로 전문적으로 보이는 문서를 손쉽게 만들 수 있듯이 사진 편집 툴들도 조금만 사용하면 금방 익숙해진다. 가족 사진에서 적목 현상을 제거하는 정도는 아무나 할 수 있게 된다.

디지털 시대 이전에 사진 진위확인 전문가들은 모든 인쇄본의 유일한 원본인 네거티브 필름을 조사했다. 오늘날 네거티브 필름에 해당하는 것은 RAW 파일이다. RAW는 자동조정으로 색조나 톤이 수정되기 이전에 카메라에서 만들어진 결과물이다. 이 파일들은 이미지를 가장 순수한 보정되지 않은 상태로 고정한다. 하지만 RAW 파일들은 기묘한 모습으로 보기에 썩 좋지 않고 메모리도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전문 사진작가들만이 이들을 사용한다. 더구나 이 파일들도 믿을만 하지 않다. 해커들은 현존하는 사진을 가지고 가짜 RAW 파일을 만들어 외관상 원본처럼 만들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디지털 워터마크는 과거에편지를 왁스로
봉한 과정의 현대판
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디지털 기술은 전문가들이 위조를 판별하기 위해 이용할 단서를 제공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카메라는 각 셀에 적녹청 중 단 한 가지 색만 등록되어 카메라의 마이크로프로세서가 이웃한 셀들의 색깔을 기반으로 적절한 색을 계산해 보삽이라는 과정을 통해 빈 셀들에 채워 넣는다. 보삽 과정을 통해 예측 가능 패턴이 생성되는데, 이것은 맨눈이 아니라 패턴 인식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에 의해 인식이 가능한 데이터 점들간의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패리드는 위조를 한 뚜렷한 흔적을 아주 쉽게 인식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그의 소프트웨어는 데이터 파일의 2진 코드에 있는 패턴을 스캔하면서 이미지 변형을 암시하는 단절부를 찾는다. 디지털 법의학계의 대부가 된 패리드는 포토샵을 이용해 사진 위조나 합성을 한 다음 이들의 데이터를 연구하는 데 많은 시간을 소비한다. 그가 발견한 것은 대부분의 조작에 통계적인 흔적이 남는다는 점이다.

포토샵으로 한 이미지의 크기를 두 배로 늘린 경우를 생각해 보자. 100x100 픽셀 이미지를 200x200 픽셀로 늘인 셈이다. 포토샵은 이미지를 키우기 위해 새 픽셀들을 생성한다. 이것은 두 번째 보삽 과정으로 첫 번째는 카메라의 프로세서가 사진을 촬영할 때 발생한 것이다. 포토샵은 흰 픽셀과 이웃한 검은 픽셀을 “보고” 두 f사이에 끼워 넣을 새 픽셀의 색으로 회색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할 것이다.

포토샵이나 아이포토로 한 모든 변형은 파일에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특정한 통계적 흔적을 남긴다. 위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미지를 확대하면 한 가지 데이터 패턴이 생성된다. 한 사진의 일부를 잘라내 다른 사진에 가져다 붙이면 또다른 패턴이 생성된다. 사진을 회전시키면 그림의 일부를 “복제”해 이를 이미지의 다른 부위에 재생할 때처럼 독특한 흔적이 남는다. 그리고 컴퓨터로 만든 이미지들은 아무리 사실적으로 보여도 카메라에 의해 생성된 이미지들의 패턴과는 다른 고유한 통계적 패턴을 갖고 있다. 이런 패턴들은 맨눈으로 볼 수도 없고 쉽게 묘사하기도 어렵지만 수천 장의 조작된 이미지들을 연구한 후 패리드와 그의 학생들은 이들을 인식할 수 있는 확실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냈는데, 이 단일 소프트웨어 패키지에는 각각 고유한 데이터 패턴이 있는 7가지 형태의 사진 변형 흔적을 찾는 알고리즘이 들어있다.

이 알고리즘들 중 한 가지만 사용하면 위조 여부를 쉽게 판별해 내지 못할 거라고 빙햄튼 소재 뉴욕 주립대의 디지털 법의학 과학자인 제시카 프리드리히가 말한다. 하지만 이들을 결합하면 강력하다. “이 테스트들을 모두 빠져나가는 위조는 극히 어려울 겁니다.”라고 그녀가 말한다.

패리드 소프트웨어의 가장 큰 약점은 고품질의 압축되지 않은 이미지에만 적용된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비전문가용 카메라들은 JPEG라는 형태로 데이터를 생성한다. JPEG는 디지털 압축이 된 파일로 이메일로 쉽게 전송할 수 있고 하드 드라이브의 공간도 많이 차지하지 않는다. 하지만 압축을 하게 되면 덜 중요한 이미지 데이터를 없애 파일 크기를 줄여 해상도가 낮아지므로 패리드의 알고리즘이 찾는 통계적 패턴이 제거되거나 손상을 입게 된다. 그래서 적어도 현재로선 패리드의 차세대 소프트웨어가 완성될 때까지 그의 툴은 보통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압축 또는 저해상도 사진들에 대해서는 별 효과가 없을 것이다.

이렇게 다소 큰 맹점을 의식한 일부 과학자들은 전혀 다른 접근법을 시도하고 있다.
이들은 사진이 변조된 사실을 후에 식별해내려고 하기 보다는 사진이 촬영되는 순간 보이지 않는 표시를 해 이후에 어떤 변조를 해도 명확히 드러나도록 하고 싶어한다.

SUNY 빙햄튼의 제시카 프리드리히는 디지털 워터마크를 연구한다. 워터마크가 된 데이터는 이미지를 촬영할 때 생성되는 0과 1의 패턴으로 픽셀에 내장되어 특수 소프트웨어를 사용해야만 볼 수 있다. 워터마크는 과거에 편지를 봉할 때 사용한 왁스와 같은 것으로 만약 이미지가 변경되면 워터마크의 디지털 상태가 “깨져” 소프트웨어가 이를 알려준다.

워터마킹은 현재 캐논의 DVK-E2 데이터 입증 키트 제품으로 구입할 수 있다. 이 700달러짜리 장치는 특허 소프트웨어와 소형 USB 플러그인 응용프로그램을 이용해 캐논의 전문가 수준 카메라로 촬영한 이미지가 진본임을 입증해 준다. 이 기술은 뉴스 취급 기관에 유용할 것이다. 사진 편집자나 진위 여부 확인이 필요한 사람은 누구든 이 장치에 플러그인해 이미지를 클릭하면 소프트웨어가 사진이 변조되었는지 여부를 알려준다. 물론 대부분의 디지털 뉴스 사진들은 기존의 암실에서 했던 편집 방식대로 색조와 채도, 대비와 밝기가 미세하게 조정된 후 새 파일로 저장되지만 만약 편집자가 의심스러울 경우 변경되기 전의 원본과 변경본을 대조해 얼마나 많은 차이가 나는지 정확하게 알아낼 수 있다.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이집트의 피라밋의 디지털 이미지를 더 나은 자리로 이동해 1982년 2월 표지에 게재한 경우나 뉴스위크지가 마사 스튜어트의 머리를 머리를 떼어내 한 모델의 몸에 옮겨 붙여 2005년 3월 7일판 표지에 실은 경우처럼 시선을 끌기 위해 시도된 조작은 캐논 키트도 막지 못하겠지만, 또다른 언론 스캔들은 미리 포착해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2003년 사진작가인 브라이언 월스키는 두 사진을 합성해 한 영국 병사가 이라크인들에게 숨으라고 지시하는 장면을 조작해 내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지로부터 해고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미디어 매체들이 진위 입증 기술을 무시한 채 믿을만한 기고가의 순수성과 가짜를 식별해내는 자체 능력에만 의존하고 있다. “만약 모든 사진을 확인하려 한다면 아무 일도 못할 겁니다.”라고 사진을 대여해 주는 코비스의 관리 이사인 스토크스 영이 말한다. 하지만 심각한 실수가 누적되면 뉴스 매체들도 태도를 바꾸게 될 것이다.

유사한 색상의 픽셀들을 따로 추출하는 포토샵 툴을 이용해 그는 중국기를 배경으로부터 떼어내 좌우 방향을 바꾼 다음 사진 [B]에 대치해 넣었다. 양을 배경에서 분리해 세르난 위에 덧씌우는 작업은 다소 정밀해 그는 400퍼센트로 화면을 확대해 디지털 “지우개”로 보정했다 [C]. 그런 다음 그는 우주복의 줄무늬들을 붉게 한 뒤 중국 글자들을 넣고[사진 3 참조], 양의 오른쪽이 그늘지게 조명 효과를 적용한 후, 양의 오른쪽 발 아래에 흙을 좀 더 뿌렸다. 그리고 달 위에서 걸을 때 필수적인 호흡 장치가 달린 배낭을 제외한 세르난의 모든 흔적을 배경의 일부분을 복사하는 “복제” 툴로 지워 하늘과, 달 표면, 그림자를 만들었다[D]. 또다른 아폴로 사진[여기에는 없음]에서 가져온 헬멧에 세르난의 사실적인 반사 이미지를 넣고 크기를 조절해 양에게 맞추었다[E].

한편, 프리드리히의 연구실에서는 사진들에 추가적인 수준의 보안을 부여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중이다. 1982년 체코슬로바키아인 루빅의 큐브 빨리 맞추기 대회 챔피언이기도 한 프리드리히는 사진에 워터마크를 할 뿐만 아니라 사진에 대한 중요한 식별 정보도 부가하는 카메라를 개발하고 있다. 그녀의 팀은 보통 구할 수 있는 캐논 카메라를 개조해 뷰파인더에 내장된 적외선 초점 센서를 사진이 촬영되는 순간 촬영자의 홍채 이미지를 캡쳐하는 생체 센서로 바꾸었다. 이 이미지는 디지털 데이터로 변환되어 시간과 날짜, 다른 워터마크 데이터와 함께 이미지에 보이지 않게 저장된다. 이 응용프로그램은 경찰의 사진 작업자에게 유용하다: 법정에서 증거 제시 요구가 있을 경우 이미지와 카메라, 촬영 내역을 고스란히 입증할 수 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사법부는 르네상스기를 맞은 학계에 비해 암흑기에 놓여 있다. FBI는 특수 디지털 증거반을 두고 인증 연구에 자금 지원을 하고 있지만 연방 증거 규정에서는 지정 사진사나 현장에 있던 사람이 찍은 사진을 제외하고는 어떤 디지털 사진에 대해서도 진위 인증을 요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안전한 사진촬영 장치에는 관심도 없고, 이런 관행을 바꾸려는 노력을 거의 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형사 법정들은 기술에 대해 문외한들입니다.”라고 법의학 장치 제조업체인 애비드 테크놀러지의 법의학 비디오 분석가인 그랜트 프레데릭스가 말한다.

탄환을 보고 어떤 총에서
발사되었는지 추적하듯
사진을 보고 어떤 카메라로
촬영되었는지 알아낼 수
있을것이다.


변호사들은 이제야 이 기술과 관련 분야들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했지만 판사들은 이 분야에 무지하다. “판사들은 사진 변조의 위험과 기술에 대해 충분히 공지를 받지 못해왔습니다.”라고 뉴욕 로스쿨의 셔윈이 말한다. “한 예가 생각나는데, 증거물로 제시된 애니메이션을 테스트해보려고 했더니 판사가 변호사에게 프린터로 출력해 오라고 했습니다. 기본 지식에 세대차가 있는 거죠. 법관들도 이런 위험에 대해 직접 배우고 이를 처리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겁니다.”

모호해진
세계적 대사건들


옆에 사진에 많은 사람들이
속아 넘어간다. 가짜 사진의 사실성이 놀라울 정도로 향상되었기 때문이다.

미국의 우주비행사들이 절대로 달에 가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일부 비주류 집단처럼 역사적 사실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늘 존재해왔다. 하지만 이제 누구나 간단히 가짜 사진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되어 기록상의 진실이 모호한 개념이 되어버렸다. L.A 타임스지 앞표지에 실렸던 이라크 민간인들에게 연설을 하는 영국 병사의 사진같은 합성 사진들은 주요 뉴스원으로 소개되었지만 당혹스럽게 삭제되곤 했다.

예를 들어 2001년 9월 11일에 국방성이 공격을 받지 않았다는 소문이 인터넷에 퍼져 나가면 합리적인 사람들도 점차 의구심을 갖게 된다. 아래 사진들은 인터넷에 널리 퍼져 세계적인 대사건들 중 어느 것이 진짜로 발생했는지 일반인들이 자신있게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심각하게 훼손한 것들이다.

디지털 법의학 전문가들은 스패머와 안티스패머간의 전투와 별다르지 않은 진화적인 경쟁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즉, 원하는 필터를 모두 만들어내도 집요한 스패머들은 이들을 뚫는 방법을 알아낸다. 그러면 또 새로운 필터를 만들어야 한다. 패리드는 위조자들도 또같을 거라고 에측한다. 충분한 자원과 의지만 있으면 위조자들이 워터마크를 해제하고, RAW 파일을 역가공해 탐지 소프트웨어를 빠져나가는 완벽한 가짜를 만들어낼 것이다. 해결책은 대부분의 위조자들이 포기할 때까지 계속 위조 방지 수위를 높여나가는 것이라고 패리드는 말한다.

충분한 자원과 의지만 있으면
사진 위조자들이 워터 마크를 해제하고,
탐지 소프트웨어를 빠져나가는 완벽한 가짜를
만들어낼 수 있다. 해결책은
대부분의 위조자들이 포기할 때까지
계속 위조 방지 수위를
높여나가는 것이다.


가까운 미래의 탐지 기술을 지금과 거의 같거나 약간 나은 수준일 것이다. 보다 안전한 촬영자 입증 시스템이나 보다 꼼꼼하게 짜여진 알고리즘, 더 강력해진 워터마크 정도가 등장할 것이다. 하지만 미래에는 뭔가 보다 혁신적인 디지털 병기가 개발될 것이다. 탄환을 보고 어떤 총에서 발사되었는지 추적하듯 사진을 보고 어떤 카메라로 촬영되었는지 알아낼 수 있을 것이다. 어떤 광센서든 결점이 있다. 이런 미세한 결점을 이미지 데이터 안에 읽어들일 수 있다. 이런 흔적을 충분히 연구하면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패턴을 인식할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기술이 사용되더라도 최고 수준의 가짜들은 감지 시스템을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다. 엉성한 조작품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큰 물고기는 그물을 피하는 법을 배우고, 작은 물고기는 그물망 사이로 그냥 빠져나간다. 저해상도 조작 이미지는 촬영 현장에 떨어지는 빛의 방향을 분석하는 패리드의 최신 알고리즘으로 감지하기가 쉽지만, 사진이 많이 압축된 경우는 포기하는 게 좋다. 강력한 작은 물고기가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이제 다시 조이 부드로 얘기로 돌아가 보자. 이 해병대원은 자기도 모르게 지역 신문인 뉴 올리언즈 타임스-피카윤지에 “본인과 해병대, 그리고 궁국적으로 그의 고향 주”에 당혹스런 일을 저질렀다는 비방 기사의 주인공이 되었다. 해병대에서는 작년에 두 차례 조사를 했지만 둘 다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해군 범죄 수사대의 전문가들조차도 아직 조작됐다는 주장들을 뒷받침하거나 반박할 증거를 찾지 못했다.

부드로는 이번 사건을 냉철하게 처리했다. “처음에는 웃기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라고 그가 전화 인터뷰에서 말했다. “수사관들이 전화해 저를 조사하는 중이라고 말할 때까지는 신경도 안 썼습니다.” 그는 자신이 이라크 소년에게 “해병대를 환영합니다”라고 적힌 종이를 준 적 밖에 없다고 말하지만 이것을 입증할 방법이 없다. 그 자신과 그가 아는 어느 누구도 그가 이라크 소년과 찍은 사진을 갖고 있지 않은데다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도 그 사진은 나타나지 않았다. 있는 거라고는 인터넷에 떠도는 저해상도의 복제 사진들 뿐이다. 패리드의 소프트웨어로는 부드로의 주장을 입증할 수 없다. 현재 사진들이 너무 압축이 되어 그의 알고리즘으로 처리할 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패리드의 숙력된 눈으로 보아도 “좋은” 것과 “나쁜” 것 두 이미지가 진짜인지 그의 주장대로 가짜인지 식별할 수가 없다.

오늘날의 진위 입증 기술은 소프트웨어와 전문가의 육안 검사 후에도 결국 당사자의 말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수준이다. 그러니 기술 수준의 향상을 기대하는 게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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