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 헤럴드에 따르면 오클랜드 대학의 행동 과학 교수인 발레리 그란트 박사는 아기의 성이 결정되는 것은 단지 난자에 가장 먼저 도착한 정자가 ‘Y’라는 남성 염색체를 전달하느냐, 아니면 ‘X’라는 여성 염색체를 전달하느냐에 국한된 문제만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엔지니어나 회계사 등 남성적인 전문직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임신한 태아는 자궁 속에서 보다 많은 양의 남성 호르몬의 영향을 받게 돼 남자 아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라고 주장했다.
그란트 박사는 오클랜드 대학 연구팀이 최근 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도 암컷 포유동물의 남성 호르몬 수치는 난자로 하여금 ‘남성’정자를 받아들이기 쉽게 만드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란트 박사는 “그것은 다시 말하면 난자의 바깥 면이 X 염색체나 Y 염색체를 가진 정자 중 어느 한 쪽만을 받아들이도록 사전에 프로그램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기의 성이 우연히 결정되는 것이라면 남자 아기와 여자 아기의 숫자는 긴 세월을 통해서 볼 때 비슷해야 하지만 여자 아기와 남자 아기는 대체로 100대 105의 비율을 보이고 있으며 어떤 시기에는 남자 아기들의 비율이 이 보다 훨씬 높게 나타날 때도 있다는 게 그란트 박사의 설명이다.
그란트 박사는 여성들이 테스토스테론이라는 남성 호르몬을 남성들의 10분의 1 정도 갖고 있지만 사람에 따른 차이가 남자 아기를 낳느냐, 아니면 여자 아기를 낳느냐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란트 박사는 그 같은 학설을 검증하기 위해 오클랜드 대학 연구팀이 암소 80여 마리로부터 난자를 채취해 테스토스테론의 수치를 측정한 뒤 34개의 난자로 수정을 시켜보았다면서 그 결과 테스토스테론 수치가 평균 두 배 정도 높은 난자들은 모두 수컷을 잉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란트 박사는 이 같은 결과는 아기의 성이 우연히 결정되는 것이라는 견해에 커다란 도전을 제기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전쟁기간 등 어려운 시기에 태어나는 아기들 중에 남자가 많다는 사실도 그 같은 측면에서 설명되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성들이 계속해서 스트레스를 받거나 남자들이 없을 경우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크게 높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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