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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양 탐사 못하는 무인잠수정, ‘해미래’

탐사 모선(母船) 작고 낡아 일본·중국과 경쟁 못해... 태평양 해저광구 개발 위해서는 5,000톤급 탐사선 건조 시급

심해 무인잠수정 ‘해미래’는?

‘해미래’는 미국·일본·프랑스 등에 이어 세계 4번째로 개발된 6,000m급 심해 무인잠수정이다. 해양수산부가 2001년부터 120억원을 투자하고, 한국해양연구원이 개발에 들어가 지난해 4월 개발이 완료됐다.

길이 3.3m, 폭 1.8m, 높이 2.2m의 사각형 형태며 무게는 3,660kg이다. 각종 계측장비와 8대의 수중카메라, 위치추적 장치, 그리고 각종 탐사에 필요한 2개의 로봇 팔이 달려있다.

해미래는 6개의 전동추진기를 이용해 상·하, 좌·우 모든 방향으로의 이동이 가능하며 모선에 장착된 선상제어실에서 유선으로 연결된 케이블을 통해 조종하게 된다.

조종 및 수중 영상 전송은 광케이블, 동력은 모선의 동력 케이블을 통해 전달된다.
해미래는 지난해 10월 동해상 울릉분지에서 2,000m 깊이까지 잠수하는데 성공했으며, 11월에는 서태평양의 필리핀해에서 수심 5,775m 깊이까지 내려간 기록을 갖고 있다.

세계 4번째로 개발된 6,000m급 심해 무인잠수정 ‘해미래’가 대양 탐사에 나서지 못하고 연안 탐사에만 머물고 있다.

심해 무인잠수정을 싣고 먼 바다로 나가야 할 탐사 모선(母船)의 규모가 작고 낡아 제 기능을 발휘할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최대 탐사선 ‘온누리호’ 1,400톤급 불과

한국해양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해저 탐사를 위해 보유중인 탐사선 중 가장 큰 온누리호는 1,400톤급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한번 출항하면 최대 항해일수가 40일에 불과하고, 지난 91년 건조돼 시설 또한 낙후됐다.

특히 온누리호는 현재의 기본 탐사업무는 수행할 수 있지만 6,000m급 심해 무인잠수정인 해미래를 탑재, 대양 탐사에 나서기에는 규모가 지나치게 작다.

최대 항해일수가 40일에 불과하다는 것은 제대로 된 대양 탐사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 심해 무인잠수정 해미래를 활용하기 위해 대양으로 나갈 경우 탐사 위치까지 이동하는 시간과 돌아오는 시간 등을 제외하면 40일의 항해기간 중 순수 탐사기간은 20일 내외에 그치게 된다.

특히 1,400톤급의 작은 선박에 해미래를 탑재할 경우 기존에 온누리호에 탑재돼 있는 연구장비의 상당부분을 내려놓고 출항해야 한다.

심해 무인잠수정과 전력공급 장치 및 원격조정 장치, 그리고 각종 탐사장비를 싣고 가려면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한국해양연구원의 한 관계자는 “해미래를 활용한 해저탐사 작업을 위해서는 DPS(Dynamic Positioning System) 등의 첨단장비를 장착해야 하지만 우선 온누리호의 노후로 탑재하지 못하고 있다”며 “설령 탑재하더라도 수동으로 무인잠수정을 작동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온누리호에 탑승할 수 있는 인원 역시 총 41명으로 이중 항해에 필요한 승무원 26명을 제외하면 실제 연구원은 고작 15명 내외만 탑승이 가능하다.

이는 온누리호가 심해 무인잠수정 해미래의 모선(母船)으로 활용될 경우 승선인원 제한 및 공간 부족으로 정상적인 규모의 잠수정 운용인력 및 연구원이 탑승할 수 없다는 태생적 한계를 의미한다.



탐사선 규모, 일본과 중국에 비교도 안돼

한국해양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가 보유하고 있는 가장 큰 탐사선인 해양조사원의 ‘해양 2000호’ 조차 2,500톤급에 불과하다.

물론 해양 2000호는 해저 탐사용이 아니라 해상생물 연구용이다. 이 같은 해양 2000호를 포함하더라도 인접국인 일본·중국이 보유한 탐사선 규모에 크지 못 미치고 있다.

일본의 경우 대양 탐사가 가능한 8,600톤급의 ‘미라이호’와 5,700톤급의 ‘치큐호’ 등 5,000톤이 넘는 탐사선만 2척이나 된다. 또한 3,000톤급 이상 5척 등 모두 14척을 대양 탐사에 운용하고 있다. 이중 100톤 미만은 단 1척에 불과하다.

중국 또한 5,000톤급 종합 해양조사선인 ‘대양 1호’를 비롯해 5,000톤급 탐사선이 5척에 달한다. 이밖에 3,000톤급 5척 등 모두 29척을 운용하고 있으며, 100톤 미만의 경우 2척 뿐이다.

반면 우리나라의 경우 3,000톤급 이상은 단 1척도 없으며, 총 28척의 탐사선 중 100톤 미만이 16척에 달한다.

이처럼 국내 해양 탐사선 수준은 대양 탐사는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주변국과의 해양 경계획정 및 기초 관측자료 축적도 어려운 상황이다.
더욱이 북태평양에서 진행 중인 ‘심해저 광물자원 개발’ 문제와 연관되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진다.

현재 한국해양연구원을 비롯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이 수행중인 심해저 광물자원 개발사업은 태평양 심해저에 분포한 망간단괴 등 광물을 채취, 고가의 망간·니켈·구리·코발트 등을 생산한다는 미래 자원개발 사업이다.

또한 심해 암반의 갈라진 틈을 통해 각종 광물질이 산화물 형태로 분출되는 ‘해저열수광상’에서는 금·은·구리·아연 등의 고가금속을 채취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처럼 심해저는 새로운 자원의 보고로 주목받고 있으며, 다만 상업성을 가진 채광 방법을 누가 먼저 확보하느냐가 관건이 되고 있다.

대형 탐사선에 대한 요구 갈수록 커져

우리나라는 지난 1994년 국제해저기구를 통해 하와이 동남방 태평양 해상의 클라리온-클리퍼톤 광구 등 7만5,000㎢의 단독 해저광구를 확보한 상태다. 이는 남한 면적(9만9,373㎢)에 육박하는 넓이로 오는 2010년부터는 시험 채광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서는 심해 무인잠수정 해미래를 활용한 탐사가 필수적이며, 탐사 위치가 거리상으로 멀다는 점을 고려하면 대형 탐사선에 대한 요구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대형 탐사선 건조는 6,000m급 심해 무인잠수정인 해미래의 원활한 활용을 위해서도 시급해 해결돼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현재 6,000m급이라면 전 세계 바다의 95%를 탐사할 수 있는 잠수 능력을 갖춘 것이다. 반면 동해 등 우리나라 영해를 탐사하는 데는 3,000m급 잠수정이면 충분하다.

결국 6,000m급 해미래는 대양 탐사 및 태평양 해저의 클라리온-클리퍼톤 광구 탐사 등을 목적으로 개발됐음에도 모선으로 활용되는 탐사선의 규모가 작아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해양연구원의 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온누리호의 선령이 16년으로 적정 교체 시기인 20년까지 4년이 남은 상태”라며 “탐사선 설계 및 건조에 통상 5년의 기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새로운 대형 탐사선 건조 결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강재윤기자 hama9806@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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