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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과학기술자] 신성우 한양대 건축학부 교수

초고층 건축용 고강도 콘크리트 개발

고강도 콘크리트는 초고층 건축물 건립의 핵심기술이다. 고강도 콘크리트를 사용하면 건축물의 안전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은 물론 공사비용도 30% 줄일 수 있다.

▶ 초고층 건축물의 장점 규모의 경제 실현 효율적 건축물 생산과 단위비용 절감 토지이용의 극대화 한정된 토지에 보다 많은 공간 허용 지상 개방 공간의 녹지화 수월

이달(5월)의 과학기술자상을 수상한 신성우 한양대 건축학부 교수는 지난 20년간 국내 건설사들이 초고층 건축물을 세우는데 필요한 원천 공학기술을 연구해왔다.

과학기술부는 신 교수가 초고층 건축물 건립의 핵심기술인 고강도 콘크리트 개발에 성공, 국내 초고층 건축물의 안전성을 높이면서 공사
비용을 최대 30%까지 절감시키는 등 초고층 건축 산업 발전에 기여한 점이 인정돼 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신 교수가 개발한 고강도 콘크리트 기술은 지난 1990년 국내 처음으로 분당 시범단지에 들어선 30층대 고층 아파트를 시작으로 도곡동 타워팰리스, 신대방동 보라매 타운, 삼성동 현대아이파크 등 국내 대표적 주상복합 및 아파트에 적용돼 왔다.

신 교수가 개발한 기술을 통해 건설사들은 과거 철골구조 방식에 비해 공사비를 30% 가량 절감할 수 있었다.

신 교수는 1990년대부터 미래 첨단도시의 스카이라인을 형성할 초고층 건축물에 대해 관심을 갖고 초고층 건축에 꼭 필요한 고강도 콘크리트 개발에 전력해왔다.

그는 1990년 삼성건설과 공동으로 고강도 콘크리트 기술 개발에 착수, 1995년 세계에서 두 번째로 120메가파스칼(MPaㆍ압력의 크기를 나타내는 국제 표준단위)급 고강도 콘크리트 개발에 성공했다.

신 교수는 고강도 콘크리트를 쓰지 않고 고층 건물을 지을 경우 그 피해는 당장 사용자에게 돌아간다고 말한다.

낮은 강도의 콘크리트로 압력을 지탱하기 위해서는 벽 두께를 두껍게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신 교수는 “예컨대 30층짜리 아파트를 지었을 경우 실제 아래층에 사는 사람들의 실 평수는 위층 보다 3평 이상 차이가 날 정도로 공간이 협소해진다”며 “1990년 분당 시범단지 아파트 중 일부에 50MPa의 고강도 콘크리트를 적용한 결과 위아래 층간 단면이 같아지는 효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고강도 콘크리트를 사용하지 않을 경우 철골을 많이 쓸 수밖에 없어 건설사 입장에서도 공사비가 30% 이상 올라가게 된다”며 “고강도 콘크리트를 통해 국내 건설사들이 얻은 비용절감 효과는 상당한 수준에 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교수는 국내 건설사 모두가 인정하는 이른바 초고층 건축 기술의 ‘산 증인’이자 ‘전도사’다.

실제 그는 자신이 개발한 기술을 삼성·현대·대림 등 국내 주요 건설사에 보급하는 동시에 2002년 이후 7차례에 걸친 초고층 관련 국제심포지엄을 열어 한국의 우수한 기술력을 해외에 홍보해왔다.

이 때문에 국내 건설사들은 기술학습 뿐만 아니라 해외 초고층 건축공사를 수주할 때도 현지에 널리 알려진 신 교수의 기술력과 평판을 ‘후광’으로 삼을 수 있었다.

신 교수는 “삼성물산이 두바이에서 짓고 있는 세계 최고층 버즈두바이(830m·160층)의 경우 수주할 때 활약한 직원들이 대부분 나와 함께 연구활동을 했을 뿐만 아니라 여기에 활용되는 120Mpa의 고강도 콘크리트 역시 공동개발을 통해 만들어진 결과물”이라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그는 1990년대 초고층 건축물에 대한 정부의 까다로운 규제를 풀기 위해 동분서주, 1999년 콘크리트 구조설계 기준과 시방서상의 고강도 콘크리트 강도 제한을 국제적 수준인 40Mpa로 끌어올리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신 교수는 “주상복합 형태의 중규모 초고층 개발에 따른 사회의 부정적 인식 등이 여전하지만 이제는 초고층 건축물이 국내 건축업계의 신 성장 동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인·허가권을 가진 공공기관이 앞장서서 건설 성사 여부에 영향을 끼치기 보다는 뒤에서 그림자처럼 지원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신 교수는 “기존 도시의 저층·저밀도 분산에 따른 전통적인 수평적 배치는 언뜻 건축물과 자연환경의 공존을 실현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다”며 “늘어나는 도시 거주 인구를 수용하면서 더 많은 공간을 확보해야 하는 문제점이 발생하는 만큼 친환경 건설 소재를 적용한 초고층 건물은 바로 우리가 살아갈 미래 삶의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철 서울경제 기자 humming@sed.co.kr

INTERVIEW

“도곡동 타워팰리스는 한 동만 지었어야”

“타워펠리스의 경우 102층짜리 한 동만 지었다면 스카이라인이 제대로 살아났을 텐데….”

신성우 교수는 강남 도곡동을 지날 때마다 타워팰리스를 바라보면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한다.

서울의 대표적 초고층 주상복합인 타워팰리스 3차(69층)는 신 교수가 개발한 고강도 콘크리트 기술을 적용한 대표적 건물 가운데 하나다.

당초 철골 구조로 건립될 예정이었지만 신 교수의 설득에 고강도 무량판 슬래브 구조로 변경됐다. 타워팰리스는 건축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 시공기술 면에서 국내 최고를 상징하고 있다.

서 교수는 그러나 “당초 102층짜리 건물 한 동만이 들어설 계획이었는데, 주민 반발 등으로 인해 지금과 같이 60여층짜리 여러 개 동으로 바뀌었다”며 “이 때문에 시공 면에서는 훌륭할지 모르지만 마치 ‘방풍벽’을 친 것처럼 도시 스카이라인이 제대로 살아나지 못하게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만약 예정대로 1개동만 지어졌더라면 지상에 공개 부지가 충분히 확보돼 조망권 등 훨씬 긍정적인 모습으로 개발됐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면 비슷한 시기에 건립된 삼성동의 아이파크 아파트에 대해서는 “지금 생각해도 매우 예외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용적률이나 조망 모두가 훌륭하게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아이파크 건설에도 참여, 역시 철골 구조에서 고강도 콘크리트 기술로 전환하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그는 “여러 관점에서 도곡동 고층 부지가 사회적인 평가를 받고 있는 점은 논외로 하더라도 도시환경을 아름답게 창출하고자 하는 초고층 건축의 장점이 상실됐다는 점은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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