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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대인터뷰] 이혜숙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

여성 과학기술 인력에 대한 인식 전환 절실

이혜숙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

이혜숙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장(60)은 잠자고 있는 여성 과학기술 인력의 활용을 위해 정부뿐만 아니라 산·학·연의 인식 전환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과학기술에 대한 사고 패턴의 전환, 그리고 연구대상 및 방법론의 다양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여성 과학기술 인력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특히 여성 과학기술 인력의 활용 부재(不在)는 인적자원의 낭비는 물론 사회, 경제적으로도 큰 손실인 만큼 이들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어 지금은 융합과학기술시대인 만큼 뇌 과학과 인지과학이 중요하며, 철학과 심리학 등 인문교육도 동시에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편집자 註

Q 현재 국내 여성 과학자들의 수준과 현황은 어떻습니까?

A 여성의 연구개발 참여 비율은 아직 낮습니다. 특히 대학 이공계에 여교수가 턱없이 부족한데, 이는 여학생들에 대한 역할 모델 부재로 이어져 대학원의 석·박사 과정으로 진학하는데 장애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또한 비정규직이 많고 가족계획과 육아 등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 과학자들의 재진입을 위한 지원 프로그램도 부족합니다. 이렇게 우수한 여성 인력을 낭비하고 있기 때문에 국가적인 손실이 큽니다.

Q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의 위상과 역할은?

A 과학기술에 대한 여성의 관심과 다양한 방법론의 도입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도약의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여성 과학기술 인력은 전체의 12%에 불과합니다. 과학기술 분야에 우수한 여성 인력의 진입을 권장하고 지원하는 것은 시대적 소명인 것이죠.

물론 지난 수년 동안 여러 개의 여성과학기술단체가 설립돼 후배들에게 역할 모델이 되기도 했지만 개별적인 활동으로 효과가 제한적이었습니다.

서로를 벤치마킹하고, 결집된 역량을 발휘하며, 그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발휘하기 위해 지난 2003년 10월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이하 여성과총)가 결성됐습니다. 현재 17개의 회원 단체가 있으며, 1만5,000명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Q 그동안 해왔던 주요 활동은?

A 융합과학기술에 대한 이해와 관심을 높일 수 있는 학술활동, 그리고 회원 단체 간 네트워크 강화 사업입니다.

특히 전 회원 단체가 함께 주관한 ‘여성이 여는 미래 융합과학기술 학술대회’는 단체 간 협조를 통한 역량 강화는 물론 내용적으로도 한 단계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여성 지도자를 위한 과학기술연수사업을 실시해 과학기술에 대한 여성 지도자들의 이해를 높이고 중요성을 공유해 과학기술과 관련된 이슈에 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Q 국내 과학기술의 발전을 저해하는 문제점 중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는 무엇입니까?

A 우리나라의 과학기술은 양적으로 괄목할 만한 발전을 해오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과학기술 논문 인용 색인(SCI)에 게재된 논문 편수가 세계 13위고, 인용도 역시 24위입니다.

하지만 연구개발의 중심국이 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 발전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신진 인력을 많이 배출해야 합니다.

결국 창의적이고 우수한 인재 육성이 최우선 과제라고 할 수 있죠. 우수한 인재가 이공계로 진로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아시다시피 최근 과학기술에 대한 청소년의 열정은 급속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습니다.

Q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A 단순히 과학기술 지식을 주입하는 기존 틀에서 벗어나 연구하고 지식을 창출하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처럼 대학 입시에 필요한 것만 교육하는 것으로는 도전도 없고 창조하는 즐거움도 경험할 수 없습니다.

어려서 누구나 가진 호기심과 탐구의 정신이 교육을 통해서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충전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과학과 수학 교육의 혁신이 필요합니다. 물론 도전과 열정에 찬 과학자의 삶에 대해 잘 알리는 것도 중요하겠지요.



Q 올해 역점을 두고 추진할 사업이 있다면?

A 여성 과학자와 회원 단체들의 리더십 제고를 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운영하는데 총력을 기울일 계획입니다.

특히 회원 단체에 대한 지원과 국내외를 연결하는 산학 연관 여성과학기술인 네트워크를 구축할 예정입니다.

특히 여성과총에 대한 여성 과학자들의 참여를 적어도 40% 이상으로 높이고 역할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 마련에 나설 것입니다.

현재 과학기술 분야에 대한 여성의 참여율이 낮은데다 비정규직도 많아 이의 해결에도 역점을 둘 방침입니다.

"관계 지향적인 여성의 사고 패턴과 연구대상 및 방법론의 다양화는 새로이 다가온 융합과학기술 시대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앞으로 여성 과학기술 인력이 중요해진다고 하는데 어떤 측면에서 그런 것인가요?

A 관계 지향적인 여성의 사고 패턴과 연구대상 및 방법론의 다양화는 새로이 다가온 융합과학기술 시대에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융합과학학술대회를 여는 것은 이 같은 노력의 일환입니다.

사실 여성과총은 별도의 예산이 없지만 1만5,000명이 넘는 회원을 보유한 단체로서 전문성과 참신한 아이디어는 물론 열정이 엄청납니다.

한마디로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에너지가 넘쳐흐릅니다. 이 에너지를 잘 활용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합니다.

여성과총은 앞으로 여성을 위한 과학 대중화 사업은 물론 청소년들의 과학 교육에도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것입니다

Q 세계적 수준의 여성 과학기술 인력을 육성하기 위해 반드시 강화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면?

A 여성들이 주변인이나 소수자로서의 분위기에 주눅 들지 않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선생님들의 따뜻한 격려가 필요하고, 우수한 여성 과학자 역할 모델을 수시로 제시하면 좋겠습니다.

또한 여성의 생애 주기에 맞게 교육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여학생들은 남학생보다 발달이 빠릅니다. 이 같은 여성의 발달 단계에 맞게 연구 및 업적을 성취할 수 있도록 교육 프로그램을 유연하게 운영해야 합니다.

대학 입학 후 7~8년 안에 박사 학위를 받을 수 있다면 출산 등 가족계획과 경력 계발을 동시에 잘 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그렇게 하려면 남성들의 도움도 많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A 맞습니다. 과학기술 분야의 소수자인 여성의 역할을 높이기 위해서는 여성만의 힘으로는 불가능한 만큼 남성들의 관심과 협조가 중요합니다.

고급 여성 과학기술 인력을 많이 배출한 남성 과학자를 홍보하고 지원, 우수한 여성 과학자를 키우기 위한 남녀 공동의 노력이 이루어지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합니다.

Q 여성이 융합과학기술 시대에 적합하다고 하셨는데?

A 여성의 관심과 방법론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시대라고 합니다. 특히 나노, 바이오, 정보기술의 융합과학기술 속에서 특히 중요한 분야는 뇌 과학, 인지과학 등입니다. 철학, 심리학 등 인문교육을 동시에 교육하고 강조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Q 여성 이공계 인력의 활용 방안에 대해 말씀하신다면?

A 과학은 빠른 속도로 발전합니다. 일정 기간 경력이 단절되면 연구 실적이 저조해지고 네트워크가 약해져 재(再) 진입하기가 무척 어렵습니다. 한마디로 인적자원이 낭비되는 것이죠.

이 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학술대회 개최 지원이나 단기 연수비용 지원으로 등으로 이들의 경쟁력을 되살리게 하는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또한 이분들에게 경영이나 창업 기회를 위한 훈련 기회를 지원하고, 과학기술에 기반한 다양한 경력 계발의 기회를 주어야 할 것입니다.

현재 미국이나 영국에서는 이 같은 프로그램을 거쳐서 성공한 사례가 많습니다.

구본혁기자 nbgk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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