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착공해 이듬해 완공
남극에 새로운 기지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우선 국제사회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에 외교통상부는 남극조약협의당사 국회의(ATCM)에 남극기지 건설의향서를 지난 3월에 제출했다. 또한 올해 연말까지 '포괄적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을 작성하는 등 국제사회의 동의를 받기 위한 노력을 범정부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번 제2 대륙기지 건설은 턴키방식으로 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극지의 기후 특성, 공기단축, 사업의 효율성 등을 고려하여 설계와 시공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컨소시엄에 공사를 맡기는 턴키방식이 기지건설에 가장 유리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착공시기는 2013년 말로 예상하고 있으며 올해 8월경 공고를 통해 시공사를 선정하고, 남극현지에서의 정밀조사를 실시한 후 내년 상반기 중 실시설계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 계획이 차질없이 진행된다면 오는 2014년에는 테라노바만 기지의 완공을 목격할 수 있게 된다.
지속가능한 친환경기지
남극기지 건설은 가장 기본적으로 남극의 혹독한 자연환경을 고려한 고도의 설계·시공기술이 요구된다. 최근에 국제 사회의 동의를 얻어 건설된 외국의 남극기지 사례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 제2 대륙기지 또한 친환경 설계와 시공, 신재생 에너지 사용 등 최첨단공법을 도입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이의 일환으로 현재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제2 대륙기지를 친환경적으로, 그리고 강소형 기지로 건설한다는 대원칙을 세우고 '대륙기지 친환경 건설기본계획서'를 마련 중에 있다. 기본 방향은 크게 4가지로 구분된다. 편리하고 안전하며 효율적인 기지, 환경을 배려하는 지속가능한 기지, 국가적 상징물로서의 기지, 그리고 미래가치를 창조할 수 있는 기지가 그것이다.
이를 위해 계획단계부터 건설·운영·철거 단계에 이르기까지 발생할 수 있는 환경적 피해와 화석연료의 사용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풍력, 태양열 등 신 재생 에너지 활용도 극대화 된다. 특히 연구요원들이 건강과 안전을 지키면서 즐겁고 편안하게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의 조성에도 만전을 다할 방침이다.
국내 제작 후 남극 현지서 조립
남극 제2 대륙기지의 크기는 약 3,300㎡로서 여름에는 약 60명, 겨울에는 약 15명의 대원들이 활동할 수 있는 규모다. 남극대륙이 강한 눈보라와 혹한의 극한지대이기 때문에 여기에 적응할 수 있는 고효율·고정밀의 첨단 건설공법이 도입될 필요가 있다. 이 점에서 기지의 구성물 대부분을 국내 공장에서 사전 제작한 후 남극으로 운반해 현지에서 조립하는 일명 '모듈라 건축방식'이 채택될 것으로 예견된다. 실제로 BOX 유닛모듈 공법을 적용할 경우 표준화된 자재와 부품의 적용이 가능해져 한층 높은 정밀도의 건축을 구현할 수 있으며 70% 이상을 공장에서 사전 제작 가능해 공기 또한 3분의 1로 단축할 수 있다.
지면과 떨어진 고상식 기초 도입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대륙기지 친환경 건설기본계획서'를 보면 제2 대륙기지의 개괄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제2 대륙기지는 극지 기후의 특성을 고려한 건물 배치가 이뤄져 있다. 중앙부에 본관과 회의동으로 구성된 865㎡ 규모의 생활지원동이 길게 자리 잡고, 이곳에 숙소(610㎡)와 기계시설(520㎡), 연구시설(465㎡)이 연결되어 있는 구조다. 이 4개의 건물을 아우른 본관시설의 규모는 2,460㎡다.
또 하나의 특징적 설계는 지면과 건물의 사이를 충분히 띄우는 고상식 기초를 도입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남극의 혹독한 바람과 지반의 변형이 기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덧붙여 기지 전체의 디자인도 한국적인 미를 강조한 형상이다. 올해 하반기께 턴키방식을 통해 시공사가 선정되고 실시 설계가 완료되면 보다 구체적인 배치도 및 조감도를 볼 수 있을 것이다.
글_ 김영석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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