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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 우주쓰레기 청소 기술

지구궤도 상에서는 나사보다 작은 물체도 큰 위협이 된다. 시속 4만㎞의 엄청난 속도로 이동하기 때문에 우주탐사선, 인공위성, 우주비행사에게 치명적 흉기가 될 수 있다. 이를 말끔하게 청소할 방법은 없을까.

STATS
50만개: 1㎝ 이상의 지구 저궤도 우주쓰레기 개수
3만9,396㎞/h: 우주쓰레기의 이동속도
1㎜: 우주비행사를 살해할 수 있는 우주쓰레기의 크기

지난해 11월의 어느 금요일. 국제우주정거장(ISS)에 탑승 중이던 6명의 우주비행사들은 지상 관제센터로부터 긴급경보를 받았다. 바로 우주쓰레기 경보였다. 인공위성 파편으로 예상되는 우주쓰레기가 ISS를 향해 날아오고 있다는 것. 이 쓰레기가 ISS를 직격하면 선체가 관통되면서 큰 위험에 빠질 수도 있었다.

때문에 승무원들은 비상탈출을 준비했다. 하지만 다행히 우주쓰레기는 ISS의 6㎞ 밖으로 스쳐지나갔다. 이보다 한 달 전에도 미 항공우주국(NASA)은 러시아 위성에서 떨어진 파편이 ISS 인근에서 포착되자 일본 우주선의 지구 귀환을 연기시킨 바 있다.

이처럼 우주선과 우주쓰레기의 근접 접근 사례는 계속 늘고 있다. 지구 대기권으로 떨어져 소멸되는 양보다 훨씬 많은 우주쓰레기를 인간이 새로 궤도상에 쏟아 붓고 있는 탓이다. 특히 이로 인한 쓰레기의 양적 증가는 2개의 우주쓰레기가 충돌, 다수의 파편으로 분리되는 이른바 '케슬러 증후군(Kessler Syndrome)'을 일으켜 위험성을 더욱 배가시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9년 2월 시베리아 상공 800㎞ 고도에서 2대의 위성이 충돌했으며 2007년에는 중국이 자국의 저궤도 위성을 격추하는 실험을 하면서 무수한 우주쓰레기를 흩뿌려 놓았다.

이렇게 현재 지구 저궤도 상에는 10㎝ 이상의 우주쓰레기가 2만개 이상 존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종류도 로켓 파편에서 우주비행사가 실수로 놓친 드라이버까지 다양하다.

NASA에서 우주쓰레기의 위험성을 인지한 것은 지난 1976년. 당시에만 해도 NASA는 우주탐사선 등과 우주쓰레기의 충돌이 100년당 1회 정도 일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 40년간 이미 4번의 충돌사고가 있었다. 이에 NASA는 충돌 가능성을 20년마다 4회로 상향조정한 상태다.

NASA에서 우주쓰레기의 증가 과정을 연구했던 돈 케슬러 박사도 앞으로는 20년마다 한 번 꼴로 우주쓰레기에 의한 참사가 벌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와 관련 NASA는 올해 초 연간 5개의 우주쓰레기만 제거할 수 있다면 지구 저궤도를 안전지대로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또한 지난해에는 국방부 산하 고등연구계획국(DARPA)과 제1회 국제 우주쓰레기 처리 회의를 개최, 수백명의 엔지니어 및 과학자들로부터 우주쓰레기의 효율적 제거방안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으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우주쓰레기를 대기권으로 낙하시켜 마찰열로 소각시킬 수 있는 거의 모든 방안을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또 국제협력 부재의 문제점도 지적됐다. 아직도 전 세계가 합의한 분류 기준이 없어 우주쓰레기의 정확한 숫자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는 것. 세계안전재단(SWF)의 브라이언 위든 박사는 당시 발표에서 "현존 우주쓰레기의 60%는 러시아와 중국의 것"이라며 국제협력 없이는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도 자신들이 궤도에 올려놓은 물체에 관한 정보조차 공유하지 않으려는 국가가 있다.

전문가들은 우주쓰레기 제거 기술이 군사 용도로 전용될 수 있다는 점이 이러한 국제협력을 막는 최대 걸림돌이라 말한다. 각국의 입장이 어찌됐든 우주쓰레기는 본격적인 우주개발시대를 맞아 인류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선결돼야할 과제다. 여기 제시된 5가지 혁신적 아이디어들이 이를 가능케 해줄 수도 있다.

태양 돛단배

작동방식: 바람이 돛단배의 돛을 밀어 배를 전진시키듯 햇빛에 밀려 움직이는 초박막 섬유 소재의 돛을 제작, 위성에 부착한다. 위성이 수명을 다했을 때 돛을 펼치면 햇빛이 위성의 속도를 저하시켜 궤도 아래로 떨어뜨린다. 면적 9㎡ 정도의 돛은 50㎏급 소형위성에 장착해 발사해도 될 만큼 가볍다. 이 돛은 자동시스템이나 지상관제소의 명령에 의해 펼쳐지며 궤도이탈을 유도하도록 전개되는 각도의 조절도 가능하다. 대기권에 떨어지면 위성과 함께 돛도 소각된다.

장점: 돛의 제작비가 저렴하고 중량이 가볍다.

단점: 돛을 팽창시킬 위치와 고도를 사전에 면밀히 계산해 놓아야 한다.

실용성: 기술 자체는 이미 수십년 전 개발 완료됐다. 지난 1970년대 중반 핼리 혜성 연구를 위해 이러한 돛이 채용된 우주선을 고안했었던 것. 이 우주선은 발사되지 못했지만 이때의 기술로 개발된 거대한 태양 돛이 NASA의 수성탐사선 메신저호에 채용돼 있다. 지난 5월에는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가 태양 돛으로 추진되는 우주 범선 '이카로스'를 발사하기도 했다. 단지 우주쓰레기 처리에 쓰일 만큼 정밀한 태양 돛 제어기술을 확보하려면 수년이 더 필요하다.

쓰레기 그물

작동원리: 미국 항공우주기업 테터스 언리미티드는 지구 저궤도 우주쓰레기 포집시스템의 약자를 딴 '러스틀러(Rustler)'를 해법으로 제안한다. 이는 위성에 장착하는 길이 2.4㎞의 전기역학 사슬이다. 위성이 수명을 다하면 사슬이 전개되며 여기에 우주쓰레기가 닿으면 그물을 펼쳐 포획하는 방식이다. 이후 쓰레기와 함께 대기권으로 돌입, 장렬히 산화하는 것. 이 그물은 우주선에 해를 끼치는 아주 작은 쓰레기도 잡을 수 있다.

장점: 별도의 연료 없이 태양에너지와 전기역학적 에너지로 작동된다. 그만큼 비용절감이 가능하다. 특히 지구 저궤도로 발사되는 어떤 위성에도 장착할 수 있다.

단점: 수㎞ 길이의 사슬이 우주쓰레기가 될 수도 있어 운용이 매우 까다롭다.

실용성: 현재 NASA에 의해 타당성 실험이 이뤄지고 있다. 지난 1996년의 실험에서는 20㎞의 케이블이 쓰였으며 작년 9월에는 무중력 상태에서 러스틀러를 테스트했다. 향후 5년 내 임무투입이 가능할 전망이다.









레이저 요격

작동방식: 레이더나 광선레이더(lidar)로 우주쓰레기를 탐지하면 지상에서 레이저 펄스를 연속 발사한다. 이렇게 레이저에 맞은 우주쓰레기는 궤도가 바뀌어 대기권으로 떨어지면서 불타 사라진다. 레이저 장치를 우주 공간에 배치한다면 지상에서보다 적은 출력의 레이저로도 동일한 효과를 볼 수 있다.

장점: 10㎝ 이하의 우주쓰레기에 매우 효과적이다. 레이저 펄스에 의해 더 작게 부서질 개연성이 적기 때문이다. 인공위성에 레이저 장치를 장착하면 궤도상에서 기다리다가 표적을 맞춰 떨어뜨릴 수도 있다. 미국 앨라배마대학 레이저과학공학연구소의 리처드 포크 박사는 "이 방식은 마치 오리 사냥꾼이 호수에서 오리가 다가오기를 기다리다가 총을 쏘아 잡는 것과 같다"고 설명했다.

단점: 지상에서 이 시스템을 운용하려면 매우 강력한 레이저가 필요하다. 때문에 이 기술은 자칫 위성 요격 무기로 전용될 우려가 있다.

실용성: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정치적 부분에서 논란이 일어날 소지가 크다.





우주 안개 분무기

작동방식: 우주공간에 물체를 냉동시킬 수 있는 안개를 분사, 우주쓰레기를 동결시켜 궤도이탈을 유도하는 기술이다. 지난 1990년 NASA 에임스연구센터의 조지 사버 박사가 제안했던 방식으로 최근 부활했다. 메커니즘은 이렇다. 우선 로켓으로 이산화탄소 등 냉매액체가스 저장탱크를 발사해 우주쓰레기의 예상 통과 위치에 놓아둔다. 그리고 쓰레기의 진행방향 수천 ㎞ 앞에 가스를 분무한다. 그러면 우주쓰레기가 안개를 통과하면서 얼어붙어 속도가 느려지고, 궤도이탈이 나타나는 것이다. 사버 박사에 의하면 약 100㎏의 가스를 분사, 폭 19m 정도의 안개를 형성할 경우 볼트, 너트 등의 소형 우주쓰레기를 궤도이탈 시킬 수도 있다.

장점: 안개가 걷히면 궤도상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냉매 저장탱크 또한 사용 후 대기권으로 낙하, 소멸돼 추가적 파편 발생 우려가 적다.

단점: 저장탱크가 1회용이기 때문에 발사 시 정밀한 조준이 요구된다.

실용성: 이 프로그램을 책임지고 있는 에임스연구센터의 크레온 레비트 박사는 NASA가 자금만 지원하면 18개월 내 궤도상에서 테스트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끈끈이 접착 볼

작동방식: 우주쓰레기 제거 아이디어 중에는 우주선에 로봇 팔을 달아 쓰레기를 잡은 뒤 대기권에 던져버리자는 것도 있었다. 미국 이스턴뉴멕시코대학 숀 쉐퍼드 박사의 아이디어는 이보다 더 참신하다. 접착성이 있는 원형 볼을 궤도에 띄워 끈끈이로 파리를 잡듯 우주쓰레기를 잡자는 계획이다. 약칭 '애스트로스(Astros)'로 불리는 이 접착 볼은 탄화규소 등의 금속성 발포제 패널을 축구공처럼 이어 붙여 제작되는데 표면에 에어로젤이나 합성수지 접착제가 도포된다. 이 볼은 궤도상을 돌며 우주쓰레기들을 부착한 뒤 대기권에 재돌입해 소각된다.

장점: 태양 돛이나 우주 사슬에 비해 궤도상의 제 위치에 가져다 놓기 용이하다. 특히 쓰레기 제거 효율은 매우 우수한 반면 제작단가는 더 낮다.

단점: 볼을 압축시킬 수 없어 궤도로 올리기 위한 로켓에 싣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실용성: 미국 콜로라도대학의 한스피터 샤우브 박사는 향후 5년 내 이와 유사한 개념의 장치가 실험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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